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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유망주③] 한윤서 "故최서인 위해…더 열심히 개그할 거예요"②

기사입력 2018.02.18 11:00 / 기사수정 2018.02.18 04:50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가 설날을 맞아 2018년 활약이 기대되는 신예 세 명을 만났습니다.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배우 박규영, OCN 드라마 '애간장'과 SBS 드라마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조승희, 그리고 tvN '코미디 빅리그'의 코미디언 한윤서입니다. 무술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빛낼 이들의 올해 목표와 다짐을 들어봤습니다. 16일부터 18일까지 박규영, 조승희, 한윤서의 인터뷰가 순차적으로 공개됩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한윤서가 개그계에 정식으로 데뷔한 지도 어언 9년이다. 그간 같이 연기를 해 온 박나래, 장도연, 이국주 등이 모두 톱스타가 됐다. "버티면 된다"는 마음으로 계속 버텨왔지만 아직 한 방은 못만났다. 그래도 "왜 나만 안될까"보다는 "나도 언젠간 될 거야"라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는 한윤서다.

"2007년 대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극단에서 한 2년 넘게 개그를 했고, 2009년에 '하땅사'를 하게 됐어요. 그렇게 4년을 하다가 또 KBS로 가서 '개그스타'라는 걸 3~4년 하고,  MBC 에브리원 '코믹뮤직쇼'를 하면서 KBS 공채를 봤는데, 그것도안되고 결국 나이제한때문에 공채에서 서류도 안되는 때가 왔어요. 그땐 개그를 다 포기하려고 세부로 나갔었죠. 근데 그때 '개그스타'를 같이했던 작가님이 '너 왜 안하니, 너 잘하는 아이니까 '코미디 빅리그' 오디션을 봐봐라'고 말해주셔서 그때 다시 개그를 하게 됐어요."

처음 그가 '코미디 빅리그' 오디션을 위해 준비한 코너는 '겟잇빈티'. 이 코너로 그는 단숨에 자신이 주인공인 코너를 따냈다. 오랜 세월 단련된 만큼 '코미디 빅리그' 내에서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꽤 오랫동안 코너를 끌고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에 준비한 작품이 '썸 앤 쌈'. 하지만 그는 그 코너의 주인공을 박나래와 장도연에게 넘겨줘야했다.

"처음에 바로 주인공이 된 건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겟잇빈티'에서 쇼호스트 역할이었는데 저한테 제일 잘 어울렸었죠. 서브가 나래 선배, 도연 선배, 그리고 얼마전에 하늘나라로 떠난 서인 언니였어요. 그 뒤에 바로 서인 언니랑 '썸 앤 쌈'을 짜서 심사를 받았는데, 높은 분이 다른 인지도 때문이라도 나래선배, 도연선배가 이 코너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랑 서인언니가 아바타처럼 뒤로 빠졌었죠. 그래도 정말 작은 역할까지도 다 잘 보이는 코너였어서 괜찮았어요. 그 뒤로 역할이 점점 작아졌지만요. 하하. 그래도 이제는 좀 더 관객과 시청자에게 잘 보이는 개그를 해야할 것 같아요."

그래도 개그를 하면서 내심 불안했던 지난 9년의 세월 동안, 그는 개그 외에 다양한 살 길도 찾아놨다. 타로카드, 필래테스, 드럼, 제과제빵, 동화구연, 발레까지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특히 그 중에선 타로가 제일 잘 맞는 것 같다며 "말을 해야하는 거라서 그런가봐요"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개그 외에 다른 걸 할 생각은 없다.

"해 본 게 개그밖에 없어서, 다른 일에 재능이 있는데도 제가 그걸 발견 못 한 걸까봐 걱정도 했어요. 한 번은 부동산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처음 출근한 날 500만원을 벌었어요. 입담이 되니까 뭘 해도하겠더라구요. 그리고 같은 부동산에 같이 일하는 분들의 질투도 있었어요. 저도 눈치가 보이고, 미안하기도 했죠. 한 두 달 일을 했는데 돈은 개그할 때보다 훨씬 많이 벌었지만 못 하 겠더라구요. 좋아하는 일이 아니니까 인생의 낙도 없고. 그래서 다시 초심을 찾고 무대로 돌아왔어요."

그래도 주변 모두가 한윤서의 이런 개그 열정을 알기때문에, 그만두라는 말 보다는 "언젠가는 잘 될거야"라는 희망을 준다고. 한윤서의 주변에는 박나래, 정찬우 등 그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선배들이 있었다.

"나래 선배님이 늘 저한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나가는 애도 잘될 수 있다' 이렇게 말해줘요. 또 정찬우 오빠는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버텨. 여기는 무조건 오래 버티는게 이기는 거야'라고 말해줬었어요. 개그 바닥에서 뜰 수 있는 기간을 딱 10년이라고 이야기 하거든요. 10년을 버티면 딱 한번은 기회가 온다고 해요. 10년을 버텼는데 안됐다면, 15년까지 버텨보고 그때까지도 안되면 정말 버려라고 해요. 아직 10년은 안됐으니까, 사실 이 바닥이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버티기가 더 어려운 곳이에요."

한윤서는 아직은 TV에 꾸준히 나오는 것을 목표로 받쳐주는 역할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사람들을 터뜨릴 '한방'을 기대하며 지금도 꾸준히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가 현재 제일 하고 싶은 개그는 바로 '여자들 끼리만의 개그'다.

"여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개그를 짜보고 싶어요. '썸앤쌈'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모든 연기자가 여자인 코너 말이에요. 요새는 맛집이든 뭐든 여자들에게서 입소문이 나야 잘 되더라구요. 옛날에는 '분장실의 강선생님'같은 여자들의 코너가 있었는데, 요새 없어서 아쉬워요. 사실 여자들끼리 짜는 것도 어렵고, 조합도 어렵고, 대박나기도 어려워서 잘 안만드렁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큰 욕심이 있어요. 계속 연구중이니 언젠가 하나는 잘 나오지 않을까요?"

그래서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그의 각오는 단단하고, 활기차다. 2018년은 한윤서에게 '내가 가장 잘하는 게 무엇일까'를 찾아가는 해가 될 예정이다.

"2018년에는 정말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그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스타가 되는 것 같아요. 아직 제가 저를 잘 모르다보니, 제 매력이 관객에게 전달이 잘 안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것저것 다 해보며 저를 알아가려고 해요. 이것저것 하다보면 하나쯤은 저랑 잘 맞는 게 있겠죠. 코너도 더 많이 짜고, 더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나의 찾아가는게 목표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지난해 난소암으로 투병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故) 최서인은, 그에게 더 열심히 살아가는 힘을 준다. 최서인은 한윤서에게 코미디언 지망생때부터 함께였던 언니었기에 더욱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였다고.

"지망생때부터 '개그스타', 그리고 '코미디 빅리그'까지. 정말 친하게 지냈어요. 사실 언니가 괜찮아지다가 갑자기 그렇게 된 거라. 제가 더 많이 들여다보고, 더 많이 살필걸 하는 후회는 남아요. 언니가 세상을 떠나는 날에도 중국에 있었거든요. 소식을 듣고 바로 왔지만요. 그렇게 친했는데도 불구하고 마지막을 못봐서 너무 미안해요. 얼마전에 영화 '코코'를 봤는데, 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제가 더 많이 그리고 오래 언니를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좋은 사람이라 제가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언니를 기억하겠지만요. 언니가 투병 중에도 개그가 너무 좋아서 개그를 한 것처럼, 저도 언니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살고, 더 열심히 개그를 하고 싶어요. 언니도 그걸 좋아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그는 코미디언으로서의 목표를 묻자 "무조건 오래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롤모델로는 "안선영 선배"를 꼽았다.

"안선영 선배처럼 계속 꾸준히 방송을 하고 싶어요. 이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니까, 일만 끊기지 않을 수 있다면 제 위치가 어디든 상관 없을 것 같아요. 적당히 인지도를 쌓으면 결혼을 하든 뭘 하든 나중에라도 다시 방송을 할 수 있으니까 일단 자리를 잡는게 목표에요. 그래서 언제든, 어떤 방송에든지 나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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