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7-04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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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박재민 해설위원 "스노보드, 생소하지 않은 종목으로 다가가게 하고파"

기사입력 2018.02.17 09:30 / 기사수정 2018.02.17 08:25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KBS 스노보드 해설위원으로 나선 배우 박재민이 진정성 있는 해설로 중계방송을 보는 이들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박재민은 지난 10일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예선으로 해설위원 데뷔 신고식을 치른 후 지난 13일 열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최연소 금메달의 주인공 클로이 김의 출전 경기를 비롯해 스노보드 전 종목의 해설을 맡아 활약 중이다.

스노보드를 잘 모르는 이들도 경기를 재미있게 즐기고 몰입할 수 있도록 귀에 쏙쏙 들어오는 쉬운 해설이 주목받으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평창 동계올림픽이 낳은 해설위원 스타로 시청자와 교감하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평창 동계올림픽 해설위원으로의 꽉 찬 일정을 보내고 있는 박재민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을 향한 대중의 뜨거운 관심에 "저는 사실 아직 생경한데, 주변에서 많이 좋아해주셔서 아직 실감을 못하고 있네요"라며 웃었다.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왔겠다"는 말에 박재민은 "제가 카카오톡도 하지 않고, 3G 폰을 쓰고 있어요"라고 웃으며 "스마트폰이 있긴 한데, 전화기로는 안 쓰고 내비게이션 같은 용도로만 쓰고 있거든요. 휴대전화에 뺏기는 시간이 아까워서 그렇게 됐어요. (축하 연락을 받은 후에는) 답장을 하는데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3일 전에 온 문자까지 합쳐서 어제 한 시간 정도에 걸쳐서 답을 했죠"라고 얘기했다.

박재민과 통화가 닿은 날은 클로이 김이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날이었다.박재민은 이 경기를 언급하며 "스노보드 종목에서는 계속해서 드라마가 써지는 것 같아요. 신구의 조화라고 해야 할까요. 남자 슬로프스타일에서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제라드 선수가 1차전과 2차전을 망치고서도 3차전에서 우승을 했잖아요. 또 제이미 앤더슨은 여자 슬로프스타일에서 우승했죠. 그 선수는 정말 레전드 중 한 명이거든요. (이번 올림픽을 통해) 또 클로이 김이라는 또 한 명의 새로운 스타가 배출이 됐고요. 이 선수가 성인 무대에 데뷔했을 때 어떤 성적을 가져갈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정말 준비된 스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서울대학교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한 박재민은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스노보드 서울시 대표로 2010년부터 활약 중이며, F.I.S 국제스노보드연맹 스노보드 국제심판 경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T.I.P. 크루 소속으로 비보이 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드라마 '공주의 남자', '조선 총잡이', '내 사위의 여자' 등의 출연과 다양한 방송의 MC로 다재다능함을 뽐내왔다.

해설위원은 '추억 만들기'라는 모토 속에 좋아하는 일에 꾸준히 도전해 온 활동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박재민은 "도전하는 것을 워낙 좋아했어요. 삶의 슬로건이 '추억 만들기'거든요. 그게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좋은 추억이 될 만한 어떤 도전이 있으면 항상 하는 성격이에요. 스노보드 심판 자격증도 그 중 하나였고요. 여러 좋은 인연들이 단추가 잘 꿰어져서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아요. 사실 '연기자가 무슨 스노보드 중계야'라고 비판하는 분도 많이 있으세요. 그런 비판도 물론 수용하고요. 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도전을 함으로써, 좀 더 값진 추억을 많이 만든 것 같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라고 말을 이었다.


평창에 머문 지 2주의 시간이 지났고 쉴 틈 없는 일정 속에 목 편도선이 붓고, 입 안에는 구내염이 생겼다. "건강은 어떠냐"는 물음에 박재민은 "사실 너무 안 좋아요"라고 토로하면서도 "어제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 항생제를 받아왔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버티고 있어요"라는 설명과 함께 씩씩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해설위원을 준비하며 느꼈던 책임감,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다. 박재민은 "제가 국제심판 자격증이 있지만, 그 등급이 낮은 등급이거든요. 우리나라에 국제심판이 몇 명 있는데, 몇 명이 더 들어와서 제가 완전 막내는 아니지만 그래도 막내급이죠. 사실 실력 면에서는 제가 가장 많이 떨어져요. 그래서 '제가 과연 중계를 할 만한 실력이 될까'라는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어요"라고 얘기했다.

이어 "그래서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두려고 했죠. 조금 다르게 생각했어요. 제가 보드를 23년 정도 탔는데, 그런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을 몇 년 안타신 분들은 얼마나 더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가 이것을 전문적인 지식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오히려 저도 모르는 스노보드의 내용을 시청자 여러분과 허심탄회하게 공유를 하면서 제가 경험했던 부분을 덧붙이고 그렇게 스노보드를 생소하지 않은 종목으로 느끼게 해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 아닐까 생각했어요"라고 전했다.

스노보드를 탄 선수가 360도 한 바퀴를 도는 모습을 '등, 배, 등이 보이면 한 바퀴 돈 것이다'라고 알기 쉬운 비유를 드는가 하면, '우주복을 입고 유영하는 듯한 연기'처럼 회자되고 있는 박재민의 해설 은 이런 생각이 바탕이 됐다.

박재민은 "시청자 여러분들이 보실 때 선수의 점수가 90점이 될지, 20점이 될지 그건 심판들의 전문적인 이야기잖아요. 그런 것보다는 오히려 눈길이 가는 유니폼이나 헬멧, 선수의 제스처 같은 부분을 보며 그 선수만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올림픽은 단순히 순위나 성적, 기술의 명칭과 기술의 난이도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모두의 축제고 이 선수들이 여기에 오기까지의 과정이 있는 것이잖아요. 그 이야기들을 전달하고 싶었죠"라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를 위해 방송 일은 잠시 접어둔 상황이다. "기존에 있던 방송도 다 하차를 했어요"라고 전한 박재민은 "그래서 사실 지금 이 상황에서 올림픽이 끝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긴 합니다"라고 솔직하게 전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스노보드가 5개 종목인데, 그 특성이 다 다르고 또 알고 볼수록 그 재미있는 요소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남은 중계 기간에도 선수 시절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서, 선수들만 아는 현장에서의 분위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리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라고 남은 계획을 덧붙였다.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다"고 말한 박재민은 "관중들과 외국 손님들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정말 뿌듯해요. 그리고 이곳에 자원봉사자 분들이 많이 계세요. 그 분들은 정말 100원도 안 받고 일하시는 것이거든요. 이 분들의 눈에서 '내가 하는 말이 한국의 대표 말이 되고, 내가 짓는 표정이 한국의 표정이 된다'는 그런 자부심들이 느껴져요. 정말 친절하고 열심히 하시고, 이렇게 프로 정신을 보여주시는 자원봉사자 분들 덕분에 올림픽의 분위기도 정말 좋습니다"라며 평창의 생생한 분위기를 함께 전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KBS 방송화면·박재민 인스타그램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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