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2.16 17:14 / 기사수정 2009.02.16 17:14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캐나다는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개최국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죠. 아이스하키가 국기인 캐나다는 스케이트와 스키가 축구공보다 친숙한 나라입니다. 하계스포츠보다 동계스포츠에 열광하고 있는 국가인 캐나다는 밴쿠버 올림픽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습니다.
국민적인 관심사가 들어간 아이스하키는 단연 올림픽 최고의 인기 종목입니다. 여기에 피겨스케이팅의 열기도 빠트릴 수 없겠죠. 캐나다는 1988년 캘거리 올림픽 때, 피겨스케이팅에서도 큰 강세를 보였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 진학 예정)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는 일생일대의 라이벌인 브라이언 보이타노와 멋진 경쟁을 펼쳤습니다. 비록, 은메달에 머물기는 했지만 캐나다 국민들이 오서에게 보냈던 지지는 실로 뜨거웠습니다. 또한, '피겨의 전설'인 카타리나 비트(독일, 당시 동독)와 '흑진주' 데비 토마스(미국)가 경쟁한 여자 싱글 부분에서는 엘리자베스 맨리(캐나다)가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안무코치와 캐나다 방송 CBC의 피겨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는 트레이시 윌슨은 롭 맥콜과 함께 출전한 아이스댄싱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렇게 캐나다는 캘거리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그들의 자존심을 지켜냈습니다.
그러나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은 캘거리 때와 비교해 난항이 예상됩니다. 비록 이번 4대륙 대회에서 패트릭 챈(19, 캐나다)이 우승을 차지했지만 한치 앞도 보기 힘들만큼 경쟁이 치열한 부분이 남자 싱글입니다.
페어는 중국의 강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아이스댄싱은 미국과 유럽에 세계챔피언을 비롯한 쟁쟁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이렇듯, 캐나다가 피겨스케이팅에서 확실하게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부분이 드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능성이 낮은 부분은 바로 여자 싱글입니다.
캐나다가 여자 싱글 부분에서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조애니 로셰트(23, 캐나다)와 신시아 파누프(21, 캐나다)입니다. 조애니 로셰트는 이번 4대륙 선수권에서 홈그라운드의 든든한 지원을 업고 좋은 성과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과소평가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로셰트는의 연기입니다. 우선,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5종 점프를 모두 뛴 여자 싱글 선수는 로셰트가 유일합니다. 김연아가 트리플 룹을 랜딩했다면 상황이 달라졌겠죠. 그러나 로셰트는 트리플 룹을 비롯해 러츠와 플립, 살코와 토룹을 모두 뛰면서 117.01의 점수를 얻었습니다.
로셰트가 쇼트프로그램에서 가장 먼저 뛴 더블 악셀은 무려 1.80의 가산점이 매겨졌습니다. 밴쿠버 올림픽을 대비하면서 체계적으로 완성되는 로셰트의 모습이 이번 4대륙 대회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로셰트는 4대륙 대회를 마치고 난 뒤, 한층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로셰트는 "나는 홈그라운드에서 다른 선수들과 경쟁하는 방법을 이번 대회를 통해 배웠다. 올림픽을 대비해 훌륭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올림픽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언론은 물론, 캐나다 현지의 피겨 전문가들은 로셰트의 우승을 쉽게 점치지 않습니다.
2008~2009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이 끝나고 난 뒤, 아이스네트워크(http://web.icenetwork.com)는 자체적으로 매긴 피겨스케이팅 랭킹을 발표했습니다. 김연아가 1위를 차지했고 2위에는 아사다 마오(19, 일본)가 차지했습니다. 3위는 카롤리나 코스트너(22, 이탈리아)가 올라있고 조애니 로셰트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로셰트가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5종 점프가 가능하고 스케이팅 기술과 표현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점프의 스케일과 활주 스피드, 스핀과 스파이럴의 레벨 등에서 모두 김연아에게 밀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점프의 스케일과 정확도에서는 카롤리나 코스트너도 로셰트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로셰트의 약점 중 하나는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의 부재입니다. 이 부분이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그리고 코스트너와의 차이점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로셰트는 "치팅이 나타난 트리플+트리플보다는 완성된 트리플+더블이 더 낫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점프의 정확성에서 논란이 있는 아사다 마오를 빗댄 뉘앙스가 풍기고 있는 답변입니다. 또한, 자신은 정확한 점프를 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나타나는 대목이기도 하지요.
로셰트의 점프는 대체적으로 무난합니다. 카롤리나 코스트너와 함께 준수하고 힘이 넘치는 점프를 구사하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콤비네이션은 하나 밖에 없고 나머지는 시퀀스로 처리하는 부분에서 김연아와 차이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이스 네트워크는 김연아에 대해 "김연아가 자신의 연기를 클린했을 때, 그녀를 이길 스케이터는 없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조애니 로셰트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를 따라잡는 선두주자라고 언급했습니다.
로셰트의 장점은 뛰어난 표현력입니다. 이번 4대륙 대회에서도 자신의 연기를 유감없이 발휘했지만 같은 국적 선수인 신시아 파누프의 연기가 더욱 강렬하고 선명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캐나다는 아직 파누프보다 로셰트에게 거는 기대가 클 것입니다.
로셰트는 홈그라운드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이점을 안고 있습니다. 캐나다 국민들이 그녀에게 거는 기대도 뜨겁겠지요. 그러나 캐나다 언론과 피겨 전문가들이 로셰트의 우승까지는 쉽게 점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로셰트가 유지하고 있는 기량과 김연아와의 차이점을 생각할 때, 올림픽 메달권 안에 진입하는 것이 로셰트의 가장 현실적인 목표일 것입니다.
[사진 = 2008~2009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조애니 로셰트 (C) 엑스포츠뉴스DB 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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