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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팀 타율 3할 가능할까?

기사입력 2005.05.12 01:23 / 기사수정 2005.05.12 01:23

손병하 기자


시즌 전, 강팀으로 지목 되었던 팀들은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고, 우승권과 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던 하위권 예상 팀들은 돌풍을 일으키며 승승장구 프로야구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는 등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시즌 전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 되었던 삼성 라이온즈는 많은 외풍에도 흔들림 없이 탄탄한 전력과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10일, 선두 두산과의 맞대결에서는 장단 14안타를 터트리며 7:2로 승리, 21승째를 올리며 1위 자리를 탈환 했다. 30경기. 21승 9패, 승률 .700

▲선두 삼성의 힘, 역시 타력

배영수, 바르가스, 해크먼, 임창용등이 지키고 있는 선발진과 박석진, 오승환, 박성훈, 권오준이 뒤를 받치고 있는 중간 계투 및 마무리도 튼튼해서 역시 선동렬 감독이란 찬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김진웅이 중간 계투에서 컨디션 조절을 마치고 선발로 복귀가 확정된 상태고, 좌완 권혁도 복귀가 예정되어 있어, 투수력은 더욱 튼튼한 방어벽을 구축 할 예정이다.

이렇듯 투수진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지만, 삼성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타력이다.

시즌 전,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하고, 김한수와 신동주등 팀 내 FA까지 잔류시킴에 따라, 8개구단 최강의 라이업을 완성한 삼성의 공격력은 막상 뚜껑을 열자, 기대 그 이상 이였다.

전지훈련 중에 부상을 당해 아직 1군에 복귀하고 있지 못한 유격수 박진만의 공백과 시즌 초반 김한수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되어 정상적인 경기 참여를 하지 못했었고, 양준혁과 박한이, 박종호등이 이름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치고 있어, 현재 삼성 공격력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10일까지 기록을 살펴보면, 타율 부문 10걸에 삼성 타자 4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원한 3할 타자인 양준혁과 60억 거포 심정수의 이름 대신, 김한수가 .385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이어 강동우가 .361를 기록하고 있다. 또 지난 3년간 타율이 .198로 채 2할도 되지 않았던 김재걸이 .341의 맹타를 과시하며 6위에 랭크되어 있고, 진갑용도 .337의 타율을 기록하며 8위를 마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평균 타율이 2할 7푼대에서 2할 9푼대에 머물렀던 타자 였지만, 올 시즌 강력한 히팅머신으로 거듭나며, 사자 군단의 공격력을 이끌고 있다.


▲김재걸, 강동우의 눈부신 활약

이 중에서도 특히 김재걸의 활약이 놀랍다.

지난 1995년 삼성에 입단한 김재걸은 입단 당시만 해도, 팀내 선배인 류중일(삼성 코치)의 뒤를 이을 대형 유격수로 평가를 받았었다. 유격수 뿐 아니라 2루 등, 전천후 내야수로서의 안정적인 수비력을 가지고 있었고, 국가대표 출신의 타격도 수준급 이였다.

하지만 데뷔 첫해와 두 번째 해에만 100경기가 넘는 경기에 출장해서 2할대 초반의 타율을 기록했던 그는 다음해 부터 김태균과 정경배등에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며 백업 요원으로 뒤쳐지기 시작했다. 올 시즌에도 박진만의 부상 공백으로 주전자릴 꿰찼으나, 초반 7경기에서 .118을 기록하며 예년과 별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하지만 22일 대전에서 펼쳐진 한화와의 원정 3연전에서 6안타를 뽑아내며 ‘감‘을 잡은 뒤, 이후 꾸준한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며, 타선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삼성은 이런 김재걸의 활약 덕분에 박한이, 박종호 등이 부진 할 때도, 큰 타격을 받지 않으며 원만한 상승 곡석을 그릴 수 있었던 것 이였다.

또 사자 군단의 1번 타자로 다시 태어난 강동우의 활약도 눈부시다.

지난 98년 LG와의 플레이오프때 이병규의 중견수 깊숙한 외야 플라이를 잡다가 펜스에 부딪히며 정강이 뼈가 조각나는 중상을 당해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강동우는 이후 각고의 노력으로 부상에서 회복해 팀으로 복귀 했으나, 이미 그의 1번 자리는 아마 강타자 출신인 박한이가 차지하고 있었다.

이후, 2번과 7번등을 전전하던 그는 작년 .295로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고, 삼성팬들은 프로 첫해 3할에 22개의 도루를 성공 시키며 공격의 첨병 역할을 다 했던 강동우의 부활을 기대했다. 하지만 올 시즌 시작과 동시에 김종훈에게 개막전 선발 자리를 내주며 힘든 시즌을 시작해, 외야 자원이 많은 삼성에서의 주전 자리 확보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이후 조금씩 방망이를 돌리던 강동우는 박한이가 부진에 빠지자 1번으로 기용 되었고, 이 때부터 물 만난 고기마냥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 2위에 까지 올랐다. 박한이가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지만, 강동우의 컨디션이 워낙 좋아 선동렬 감독도 당분간 타순 변동은 없음을 얘기했을 정도로 강동우는 전성기 그 이상의 화력을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꿈의 기록' 시즌 팀 타율 3할. 가능할까?

이 밖에도 삼성은 심정수가 .317의 타율로 제 몫을 해주고 있고, 2할대에 머물러 있는 양준혁과 박한이, 박종호도 3할을 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조동찬과 박석민등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내야수들이 저조한 타율을 보이고는 있지만, 박진만이 복귀하면서 플래툰 시스템으로 들어간다면 그야말로 쉬어갈 틈이 없는 타선이 될 전망이다.

시즌의 1/4 가량을 소화한 어제 경기까지 삼성은 심정수 김한수등의 꾸준한 활약과 강동우, 김재걸등 새롭게 가세한 타격의 힘을 받아 .296의 놀라운 팀 타율을 만들어 내며, 막강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팀의 조직력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던 4월 26일 LG전 이후 12경기 에서는 팀 타율이 3.26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지난 1985년 삼성은 트리플크라운(홈런-타점-타격 3관왕)에 빛나는 이만수(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 장효조(삼성 스카우터),등을 앞세워 최초로 시즌 팀 타율 .300을 만들어낸 적이 있다. 20년이 흐른 지금. 강동우, 양준혁, 심정수 등이 중심이 된 사자 군단이 과거 선배들이 이루었던 ‘꿈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프로야구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구단 홈페이지>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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