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6:48
스포츠

[EPL 기상도] '반짝반짝 빛나는' 아스톤 빌라의 서광

기사입력 2009.02.14 16:58 / 기사수정 2009.02.14 16:58

조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아스톤 빌라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잉글랜드 프로축구 전통의 명가라고 할 수 있다. 

버밍엄에 연고지를 둔 이 팀은 1874년에 창단한 이래 리그우승 7회,FA컵 우승 7회, 그리고 그들은 1982년의 일이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있다. 그들이 자랑하는 빌라 파크에 '지장' 마틴 오닐 감독을 데려온 지 어느덧 3시즌, 리그의 반환점을 돈 지가 어느덧 꽤 지난 일인데도 당당히 승점 51점으로 기존의 'BIG4'인 첼시와 아스날을 제치며 3위에 올라 있는 그들은 이제 유럽 진출을 노리는 것을 넘어서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면서 다시 한 번 화려하게 날아오르고 있다.

'지장' 마틴 오닐의 잉글리시 커넥션

12일 스페인과의 A매치에서 잉글랜드는 2-0으로 패했지만,스쿼드에 아스톤 빌라 선수는 무려 6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가레스 배리,가브리엘아그본라허,에밀 헤스키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분류된다. 최근의 상승세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마틴 오닐 감독의 잉글리시커넥션에 기인한다.

오닐은 06~07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3시즌동안 잉글랜드 선수 위주의 꾸준한 리빌딩을 거쳐오며 잉글랜드 땅에 맞는 축구를 하기 위해 조직력를 다져왔고,그 노력의 산물이 지금 드러나는 것이다. 그의 첫 시즌 행보는 좋지 못했다. EPL내에서 가장 많은 무승부인 17무를 거두면서 리그 11위,초라한 성적표였다. 하지만 이듬해 71골이라는 EPL 득점 3위의 기록으로 화끈한 공격력을 발휘,비록 수비진이 안정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리그 6위에 안착해 'BIG4'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팀으로 분류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올 시즌은 아스톤 빌라의 4-3-3이 완전히 정착을 하고,쇠렌센을 보내고 들여온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국산 거미손' 브래드 프리델의 놀라운 활약,아그본라허와 애슐리 영의 만개한 능력과 팀의 주장으로 우뚝 선 가레스 배리의 중원장악과 중앙 수비수 커티스 데이비스의 성장에 힘입어 공수의 안정화를 가져오면서 지금 빌라는 이렇듯 주요 포지션에 잉글랜드 선수들로 가득한 '진정한 잉글랜드 클럽'의 강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홈보다 원정?

빌라가 이번 시즌 거둔 15승 중에서 홈 경기 승리는 단 5승에 불과할 뿐이다. 홈에서 5승 6무 1패는 분명 쉽게 지진 않지만 그렇다고 이기지도 못하는 답답한 경기를 펼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원정경기 10승 3패의 놀라운 성적은 빌라를 뒷받침하는 원동력이다. 

이것은 빌라의 팀 색깔에서 기인하는데 빌라의 4-3-3은 중원에서 미드필더 3명이 배리-시드웰-페트로프의 플랫 형태를 이루면서 점유율을 높이다 수비 뒷공간으로 애슐리 영-아그본라허의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을 시도하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빌라의 역습을 담당하는 주축 선수인 애슐리 영과 아그본라허는 분명 폭발적인 스피드로 이 공격을 효율적으로 성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하지만 EPL에서 원정팀이 홈팀을 상대로 강하게 공격해오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하위권 팀들은 강팀을 상대할 시 수비라인을 내리고 역습의 한 방을 노리는 전술을 사용하는 것을 우리는 종종 봐 왔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영과 아그본라허 두 선수 모두 정교한 드리블 능력을 가진 선수라고 보기엔 어렵고 이는 문전 처리 미숙이라는 결과를 가져와 빌라의 홈에선 하위권 팀들과 어이없이 비기는 경기도 종종 생기는 것이다.

물론 그들에겐 '드리블러'로 분류될 만한 제임스 밀너가 있었고, 카류의 부상으로 아그본라허가 중앙 공격수로 옮긴 후 영-밀너 조합은 이런 문제점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준 바 있다. 하지만 오닐 감독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에밀 헤스키를 안착시켜 잦은 부상에 시달리는 욘 카류의 공백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투톱 시스템으로 일명 '9백 축구'를 깨기 위한 공격적인 4-4-2 전술과 기존의 4-3-3을 유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헤스키가 부상에 신음중이긴 하지만, 빌라의 빠른 역습에 날개를 달아줄 만한 선수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럽을 향한 힘겨운 일정

빌라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가져갈 만한 팀으로 변모했지만, 아직 그들이 안심하기엔 남은 일정이 만만치가 않다. 당장 FA컵에서 에버튼과 힘겨운 경기를 치러야 하고 26R에서 첼시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첼시의 요즘 분위기가 말이 아니라지만 '마법사'히딩크의 감독 취임은 부담스러운 면모다. 게다가 리그에서 3월 말의 리버풀(원정)-맨유(원정)-에버튼(홈)으로 이어지는 3연전 등 유럽으로 가기 위한 8부능선이 기다린다.

UEFA컵의 선전 여부에 따라서 저번 시즌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체력 관리에 조심하지 않는다면, 꿈은 또다시 날아가 버릴 수도 있다. 이번 시즌 누구보다 빛나고 있는 '전통의 명가' 아스톤 빌라의 거센 바람이 그들을 대륙으로 데려가 줄 지 기대해 보자.

[사진 = 아스톤 빌라의 '중심' 가레스 배리와 마틴 오닐 (C) 아스톤 빌라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형근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