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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씨엘(CL) "올해 美진출, 성공보다 도전에 의미...케이팝 발판 되길"

기사입력 2018.02.16 16:02 / 기사수정 2018.02.13 16:08

박영웅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영웅 기자] 씨엘이 올해 제대로 팝시장을 겨냥한다. 그룹 2NE1의 리더로 8년을 보낸 그가 새로 택한 길은 미국이다. 이는 케이팝 유명 걸그룹 출신이자 여성 솔로아티스트가 홀로 팝 메인스트림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시아 가수의 시장 확대 차원이 아닌, 현지 프로세스에 맞춰진 활동이란 점에서도 남다른 행보다. 씨엘은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면서 “사실 성공 여부는 크게 중요치 않다. 그저 (팝시장의) 길을 터놓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라고 밝혔다. 

대체불가한 캐릭터다. 메가히트곡 ‘내가 제일 잘 나가’의 카리스마를 대신할 인물을 쉽게 떠올릴 수 없는 걸 보면 독특한 포지션임은 분명하다. 래퍼이자 싱어송라이터, 퍼포머이자 패셔니스타로 무대를 누빈 경력은 그가 일찌감치 ‘힙’한 캐릭터를 선점한 이유다. 가수를 꿈꾸기도 전인 어릴 적부터 팝 음악에 익숙했다는 씨엘이 꿈의 무대를 위한 연습생 신분을 자처했다. 



현재 씨엘은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에서 보내고 있다. 태양의 결혼식 참석차 한국에 들른 그는 “지난해 연말부터 미국 L.A에서 지내고 있다. 새해도 미국에서 맞이했다”며 "꾸준히 한국과 L.A를 오가며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프로듀서, 음반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CL스러운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 출신이자 싸이의 신드롬을 도운 스쿠터 브라운과 계약을 체결한 만큼 올해 행보는 더욱 적극적이다. 최대 규모의 음악시장인 만큼, 장기적인 접근이 중요한 미국 현지 프로세스에 모든 걸 맞춰 진행 중이다. ‘성공’보다 ‘도전’에 집중하겠다는 씨엘은 “미국 시장에 진출할 다음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고픈 마음이다”라고 이번 활동에 의미를 뒀다. 

케이팝이 팝시장의 한 카테고리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음에도, 씨엘은 정공법을 택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뉴미디어 시대의  '강제 해외진출’이었다면, 씨엘은 반대로 ‘현지맞춤형 음악의 CL화’를 지향한다. 그는 “모든 걸 미국 프로세스에 맞춰서 진행하고 있다. 그 안에 CL만의 색깔을 넣으려고 노력 중이다”면서 "정말 연습생으로 다시 돌아온 느낌이다. 마음가짐 역시 그렇게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국내와 시스템도 문화도 다르다. 몸으로 하나씩 부딪혀가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준비과정을 소개했다. 



랩과 싱잉, 퍼포먼스가 가능한 케이팝 여성 아티스트, 특히 동양 여성이 갖는 이미지, 여기에 거침없는 카리스마를 겸비한 캐릭터는 현지에서도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윌 아이 엠, 제레미 스캇 등 해외 스타들과의 인맥을 통해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 또한 강점이다. 이러한 포지셔닝은 그가 향후 팝 아티스트로 성장할 가능성을 설명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미 3년여 전부터 드러난 프로젝트의 일부는 성공적이다. 선공개한 ‘Doctor Pepper’와 ‘Hello Bitches’ 같은 트랙을 통해 미국 활동을 공개적으로 발표했고 존재감을 확인했다. 첫 프로모션의 시작은 미국 3대 방송사로 꼽히는 CBS 간판 토크쇼. “가장 뜨거운 팝스타이자, 전세계 차트를 석권한 아티스트”라 소개받은 씨엘이 미국 오피셜 첫 싱글 ‘Lifted’를 첫 공개하는 자리였다.

현재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 중인 씨엘은 “여러 팝 아티스트들과 친분이 생기면서 즐거운 작업이 가능해졌다.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지만 다양하게 구상 중이다. 신선하고 창의적인 조합은 언제나 흥분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실력있고 유명한 프로듀서들과 곡을 준비하고 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서로 영감을 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씨엘은 201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매년 선정하는 '타임 100'의 후보로 소속사 선배인 빅뱅과 함께 이름을 올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케이팝의 얼굴이 된 그는 오는 25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폐막식에 참석해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무대도 꾸밀 예정이다. 이는 홀로 무대에 서야 하는 그가 올해 활동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그는 “이제 2NE1이 아닌 혼자라서 부담감이 크다. 항상 멤버들과 함께 였는데 혼자 있다보니 외로울 때도 많다. 더 잘해야 된다는 압박이 상당한 반면, 어떠한 목표를 완수하면 성취감이나 보람도 크다.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는데 그때만큼 기쁠 때가 없다”면서 “이젠 함께 할 수 없지만 멤버들 모두 건강하고 멋지게 활동하길 바란다. 항상 응원한다”고 말했다. 

팝 시장에서 뚜렷한 흔적을 남긴 아시아 최초의 여성 아티스트, 혹은 케이팝 다음 세대를 위한 좋은 선례가 될 씨엘의 미국 진출이 다음 스텝을 내딛는다. 그는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가장 중요한 목표는 미국에서의 활동이다. 그동안 곁에서 항상 기다려주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며 "한국과 미국에서 가장 바쁜 2018년을 보내겠다.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영웅 기자 enter@xportsnews.com /사진=소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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