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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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허정'勝'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②-중원편

기사입력 2009.02.12 15:59 / 기사수정 2009.02.12 15:59

조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①-수비편에서 계속-

앞서 살펴본 수비라인의 문제는 사실 미드필드, 즉 중원 지역에서의 문제와 연관성이 깊다. 중원을 생략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기에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선수들이 효율적으로 장악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역습 시 수비진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고 이것이 실점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대표팀은 중원을 생략할 수밖에 없었을까?

기성용을 '제대로' 살려야 대표팀이 산다

'한국 축구의 희망' 기성용은 이란전에서 경기 초반 약간 무거운 움직임을 보여주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특유의 활동량과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결국 프리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뽑아내는 데 일조하는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중원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면은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중원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는 김정우가 있지만 그에겐 수비하는 것만으로도 경기장을 뛰어다니기에 벅찬 부분이 있다. 기성용이 가진 공격적 재능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그가 너무나 활발하게 2선에서 중앙 침투를 시도한 나머지 김정우의 수비가담이 가중되는 것이다.

결국, 김정우가 가진 매끄러운 패스 능력이나 공격 전개능력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그는 수비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고, 이는 대표팀이 이란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수비진에서 바로 공격진으로 볼을 연결하는, 중원을 생략하는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게 한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 공격을 효율적으로 풀어나가질 못하는 것이다. 롱볼 상황이 잦아지게 되면 패스의 연결도 쉽지 않고, 경기의 템포 조절도 어렵게 된다.

그럼에도, 대표팀의 중원에서 기성용의 존재는 이미 '언터쳐블'의 존재로까지 성장해가는 모습이다. 기성용의 플레이는 리버풀의 주장 스티븐 제라드와 비슷한 면모가 있는데, 우리는 리버풀에서 이 문제의 해답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제라드가 리버풀에서 데뷔할 당시는 전형적인 중앙 미드필더였지만, 현재 그의 리버풀에서의 모습은 엄청난 활동량과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처진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모습이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의 중원 장악력과 수비에 전념하는 플레이다.

대표팀 또한 기성용의 공격본능을 보다 활용하기 위해서 전문적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김정우를 파트너로 기용하는 것보다는 최근 폼이 좋은 수원의 조원희를 기용해 중원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다.

경기 내내 자신의 재능을 전부 펼치지 못하고 수비에 전념하는 김정우의 모습을 보면서 조원희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진하게 아쉬움을 남겼다. 또 다른 백업 요원으로 최근 성남으로 컴백한 이호가 러시아에서의 부진을 씻고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를 재발탁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한 마디로, 공격력이 좋은 기성용과 김정우의 조합은 양쪽 모두를 힘들게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기성용의 참을 수 없는 공격 본능이 이미 대표팀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카드가 되었다면, 그의 재능을 완벽하게 살릴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주는 것이 그와 대표팀 모두를 위한 길이 될 수 있다... 허정무, 허정'勝'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③-공격편에서 계속됩니다.

[사진=기성용과 조원희 (C) 엑스포츠뉴스 DB]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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