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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진영, '올 시즌도 가을에 꼭 야구한다'

기사입력 2009.02.12 03:49 / 기사수정 2009.02.12 03:49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LG의 올 시즌 핵심 키워드는 바로 나!'

2008시즌 최하위로 다시 한번 자존심을 구겼던 LG트윈스. 투-타의 총체적 붕괴로 90년대 '신바람야구'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세련된 구단 이미지는 팬들에게 '꽉 막힌 배수구' 처럼 답답하고 무기력한 야구를 선보이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2009시즌 LG의 '다시 불어올 신바람'을 위해 나타난 남자가 있으니 바로 2008년 11월 20일 FA계약을 맺고 입단한 이진영이다. 이진영은 제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국민 우익수'라는 호칭을 얻으며 맹활약했고 SK의 2007년,2008년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장본인이다. 올 시즌 'LG의 구세주'를 자청하며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진영은 통산 타율 0.301을 기록할 정도로 기복 없는 타격 기술을 지녔고 '국민 우익수'라는 애칭이 말해 주듯 폭넓은 수비폭과 강한 어깨, 그리고 정확한 송구능력을 지닌 공-수를 겸비한 선수다.

특히, 어느 타선에 기용되더라도 자신의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나 매우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국민 우익수'도 1군과 2군의 실력차가 '습자지' 한장 차이라고 불리우는 SK에서 풀타임을 뛰기는 힘들었다. SK에는 이진영, 박재홍,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 등 외야자원이 넘쳐 흘렀고, 상대투수에 따라 플래툰시스템을 즐겨 사용하는 김성근 감독의 성향상 100%주전 자리를 꿰찬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이진영이 LG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가장 큰 이유도 역시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좀 처럼 자신의 감정을 내비추지 않는 SK 김성근 감독은 최근 이진영의 이적이 매우 아쉽다고 밝혔고, 이진영을 영입한 LG 김재박 감독은 이진영과 정성훈의 영입으로 올 시즌 팀의 재도약이 가능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과연, '이진영 효과'가 LG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굴러온 돌' 이진영으로 인해 '박혀 있는 돌'인 기존 선수들 간의 경쟁으로 인한 역량 강화를 들 수 있다. 이진영으로 인해 LG의 외야는 그야말로 '총성없는 전쟁터'가 되고야 말았다. 지난 시즌에 구축되었던 박용택-이대형-안치용의 외야라인의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이진영이 우익수를 꿰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년 연속 도루왕에 빛나는 1번타자 이대형 또한 중견수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남은 좌익수 한자리를 두고 박용택과 안치용이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구도다.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의 계보를 이을 '쿨가이' 박용택은 지난해 최악의 성적으로 2009시즌을 위해 절치부심 하고 있고, 오랜기간 '눈물 젖은 빵'을 먹고 2008시즌 드디어 자신의 포텐셜을 터트린 안치용 역시 주전 자리를 위해 와신상담 하고 있다.

1루수비도 가능한 이진영이기에, 1루와 지명타자 자리를 두고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로베르토 페타지니, 최동수, 이병규, 박병호 등의 선수들도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굴러온 돌'인 이진영은 새로운 팀에서 자신의 진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기지개를 필 준비를 하고 있고 '박혀 있는 돌'인 기존의 선수들은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맹훈련 하고 있다.

즉, 이진영의 영입은 그 동안 LG에서 보기 힘들었던 '근성'과 '긴장감'을 선수들에게 심어주며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한 채찍질을 하게 만들었다.

2006년 최하위에 머물며 무너졌던 LG는 그룹 창립 60주년인 2007년에 김재박 감독을 영입하면서 5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2008년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투-타의 총체적 위기 속에서 결국 다시 한번 최하위로 떨어지며 시즌을 마감했다.

LG에 있어서 'FA'는 선수단에게나 팬들에게나 정말 치를 떨게 하는 단어일지 모른다. 그 동안의 좋지 않았던 선례가 많았기에 이번 FA영입도 부담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진영은 이전 까지의 FA선수들과는 다르다. 이때까지 보여준 그의 기복없고 성실한 모습이야 말로 LG에서 진정으로 원했던 인재상이다. 새로운 줄무늬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이진영은 과연 2002년 이후 가을야구를 맛보지 못한 LG팬들에게 가을야구를 선사하며 멋진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광활한 잠실구장에서 깨끗한 적시타로 쌓여있는 주자들을 불러들이고, 멋진 '레이저빔' 송구로 상대의 3루주자를 홈에서 아웃시키는 장면을 LG팬들은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다.

[사진=사이판 전지훈련에 나선 이진영 (C) LG 구단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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