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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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중국을 어쩔까'…방준혁이 전하는 메시지

기사입력 2018.02.07 14:35 / 기사수정 2018.05.30 16:59

최지웅 기자

 "중국 게임이 몰려온다."

게임업계의 승부사로 통하는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다시 한 번 중국 게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2015년 첫 행사에 이어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NTP(넷마블투게더프레스)에서 빠른 속도로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중국 업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재차 전달했다.

방준혁 의장은 제1회 NTP 때부터 "중국 업체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국내 게임 시장을 잠식하기 전에 미리 대비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일찌감치 경고해왔다.

하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기 일쑤였다. 한국은 그동안 개발 역량만큼은 중국보다 한 수 위라고 자부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아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방 의장은 말한다.

"2년 전에는 중국기업들이 거대한 내수 시장에 집중하느라 해외 시장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우리에게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미 중국의 게임 개발 역량은 한국을 넘어섰다."

과거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글로벌 게임 시장의 문을 두드렸던 중국 업체들이 이제는 게임 개발 역량까지 확보해 더 높이 비상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의 규모는 74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중국은 28조원으로 전체 매출 규모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빅마켓으로 불리는 일본과 미국의 매출을 모두 합친 값보다 더 크다.



특히, 중국 모바일게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스피드다. 인기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와 비슷한 게임이 중국에서 4개월 만에 출시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방 의장 또한 "한국에서 2~3년 넘게 개발해야 할 초대형 MMORPG도 중국에서는 1년 안에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스피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은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해외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게임업체는 이제 경계를 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배우고 벤치마킹할 대상이 됐다"면서 "안타깝지만 중국 게임의 습격은 이제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중국 게임업체와의 싸움은 승산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번 NTP에서 방준혁 의장이 제시한 넷마블의 미래 전략은 거침이 없었다. 상대의 강점을 인정하고 자신의 약점은 보완해 제대로 대결을 펼칠 모양새였다.

넷마블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플랫폼 확장' '자체 지적재산권(IP) 확보' '인공지능(AI) 게임 개발' '신장르 개척' 등의 사업 전략을 수립했다. 빠른 스피드가 강점인 중국 게임사에 맞서 한발 빠르게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단순히 말뿐만 아니라 조금씩 결과물을 보여주며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넷마블은 2013년부터 해외 매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에는 넷마블의 연간 매출 중 54%가 해외 시장에서 나왔다. 특히 지난해 최대 흥행작인 '리니지2 레볼루션'을 북미를 비롯한 유럽 시장에 출시하며 해외 매출 비중을 66%까지 끌어올렸다. MMORPG가 생소한 서구권까지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방준혁 의장의 승부수가 어느 정도 들어맞은 셈이었다.

글로벌 퍼블리셔로서도 성과를 거뒀다. 최근 앱애니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구글, 애플마켓 합산 매출 결과 넷마블은 중국 텐센트와 넷이즈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업체 중 유일하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글로벌 파이어니어(개척자)'라는 목표를 세우고 일본, 미국 등 거대 시장에 진출한 지 불과 2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어쩌면 방 의장은 넷마블의 전략을 설명하면서 은연중에 한국 게임사들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조언했는지도 모른다.

방 의장은 아직까진 '중국 게임이 몰려온다'고 말했다. 차후 진행될 NTP에서는 '중국 게임이 이미 한국 시장을 장악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날이 오기 전에 방준혁 의장이 수없이 외쳐왔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제 중국 업체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강구할 때이다.

최지웅 기자 jway0910@dailysmart.co.kr

최지웅 기자 jway091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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