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2.05 18:09 / 기사수정 2009.02.05 18:09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19, 군포 수리고)는 역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스케이터였습니다.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4시에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벌어진 2008~2009 ISU(국제빙상연맹)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참가한 김연아는 72.24의 점수를 받아 세계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TES(기술요소점수)에서 김연아는 42.20을 받았습니다. 모든 점프에서 가산점을 챙긴 것은 물론, 스파이럴과 스텝에서 모두 레벨 4를 기록했습니다. PCS에서도 30.04의 점수를 받았죠. 시즌 내내 스핀과 스파이럴 연마에 땀을 흘린 결실이 이번 대회에서 결실을 맺었습니다. 작년 12월 달에 있었던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를 싱글 러츠로 처리하는 바람에 많은 점수를 잃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트리플 러츠를 무난하게 성공시켰습니다.
김연아의 장점은 역시 '가산점 제조기'라 불릴 만큼, 모든 기술에서 높은 GOE를 챙겼다는 점입니다.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에서 1.4의 가산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네 가지의 스핀이 모두 레벨 4를 받았다는 고득점의 주효 원인이 되었습니다. 점프는 물론, 스핀과 스텝, 여기에 표현력과 스케이팅 기술까지 도저히 흠잡을 때가 없었던 김연아의 경기에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김연아가 가장 많은 득점을 받는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 어텐션(!로 표기되며 점프가 모호하다는 판정)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랑프리 3차 대회인 'Cup of China'에서도 이 기술이 '롱에지' 판정이 내려졌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이 기술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지 않았지만 이번 4대륙 대회에서 또다시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김연아의 트리플 플립 점프는 수년 동안 플립 점프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극찬을 받던 기술입니다. 올 그랑프리 1차 대회인 'Skate America'까지 만해도 별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이 기술이 올 시즌 들어서 유난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정석적인 플립 점프는 깊은 인 에지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중립에 가까운 얕은 인엣지 점프'가 올바른 플립입니다.
김연아는 수년 동안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점프로 2점의 높은 가산점을 챙겨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이 기술이 어텐션으로 규정되며 가산점이 0.4점에 그쳤습니다. 피겨와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절정에 오르고 있는 김연아이지만 이 기술에서 계속 문제점이 제기되는 부분은 결코 좋지 않은 현상입니다.
김연아의 플립 점프에 문제점이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플립 점프가 이루어지는 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연아가 플립 점프를 하기 전에 움직이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왼발 스케이트 날의 흐름이 안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만약 플립 점프를 조금이라도 바깥쪽으로 도약하려면 이러한 궤적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이 계속 문제점으로 지적받는다면 2010년에 치러질 올림픽에서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연아는 시간이 흐를수록 전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5일에 벌어진 ‘죽음의 무도’는 두말할 나위 없는 '퍼펙트'한 연기였습니다.
올바르게 흘러가는 궤적으로 뛴 트리플 플립이 어텐션 판정을 받은 부분은 '옥에 티'로 남게 됐습니다. 그러나 김연아는 이러한 판정도 묵묵히 극복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점프와 스파이럴 스핀, 여기에 스텝과 표현력까지 모든 것이 멋들어지게 완성된 김연아의 연기는 '토털패키지'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산점과 PCS에서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이는 '스케이터'가 자신이라는 것을 증명했죠. 김연아는 지난 COC 대회에서도 롱에지 판정을 딛고 우승한 차지한 강한 정신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시간으로 7일 오후에 벌어지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는 자신이 구사하는 정석적인 연기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진=2008 그랑프리 파이널에서의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 DB, 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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