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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 4대륙 특집 6] '죽음의 무도'와 '달빛', 최고의 쇼트프로그램은?

기사입력 2009.02.05 03:16 / 기사수정 2009.02.05 03:1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2008~2009 ISU(국제빙상연맹)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벌어집니다. 

작년 12월 달에 있었던 그랑프리 파이널 이후, 두 달 만에 '피겨 여왕' 김연아(19, 군포 수리고)의 경쟁 경기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유럽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는 이번 4대륙 대회는 북미와 아시아 선수들의 경합이 치열합니다. 그 중에서도 여자 싱글 부분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19, 일본)의 경쟁여부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조애니 로쉐트(23, 캐나다)와 알리사 시즈니(22, 미국) 등도 메달권에 도전 할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그러나 여자 싱글의 향방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대결로 좁혀질 전망입니다. 두 선수에게 있어서 쇼트프로그램은 매우 중요한 승부처입니다. 특히,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점수 차이를 벌리면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구성과 GOE(가산점)에서 김연아는 우위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아사다 마오는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프리스케이팅에 올인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난이도 높은 점프로 승부를 거는 것이 올 시즌 아사다 마오의 코치인 타라소바가 들고 나온 승부수입니다.

아래 이미지는 '죽음의 무도'와 '달빛'의 기본점수입니다. 표에서도 보이듯, 두 선수의 쇼트프로그램 구성은 거의 비슷합니다.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콤비네이션 점프에서 3플립 + 3룹을 구사해 김연아보다 1점이 더 높습니다. 그러나 피겨스케이팅의 승부에서 기초 점수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신채점제의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가산점'입니다. 위 표에서는 두 선수 모두 실수를 안 하고 최상의 연기를 펼친다는 전제 하에 스핀과 스파이럴 레벨을 모두 '4'로 맞춰놓았습니다.

1. 3+3 콤비네이션 점프 : 쇼트프로그램의 첫 번째 과제는 3+3 콤비네이션 점프입니다. 김연아의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보다 아사다의 트리플 플립 + 트리플 룹 점프가 기본 점수가 1점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이 기술은 두 선수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부분입니다.

김연아의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점프는 여자 싱글 선수들 중, 최고의 콤비네이션 점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점프의 탄력과 비거리가 압도적이기 때문이죠. 기본점수는 9.50이지만 김연아는 이 기술에서 높은 가산점을 꾸준하게 받아왔습니다.

1.5~2점의 가산점을 받는 이 점프로 김연아는 10점에서 11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하고 있습니다. 반면, 아사다 마오는 첫 번째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다운 그레이드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아사다는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할 때, 두 번째 점프가 회전수가 부족해 다운 그레이드를 받아왔습니다. 실제로 최근 대회인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이 기술은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룹의 회전 수 부족으로 -1.80의 다운 그레이드를 받았습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가 확실하게 우위를 보이는 부분은 이 기술에서 비롯됩니다. 이번 4대륙 대회에서 아사다가 어떤 트리플 연속 점프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2. 3Lz : 김연아의 장기 중 하나가 '트리플 러츠'입니다. 비록, 지난 그랑프리 대회에서는 싱글 러츠로 마무리했지만 김연아는 이 점프에서도 꾸준하게 높은 가산점을 받아왔습니다. 정확한 에지로 도약해서 이루어지는 '명품 러츠'는 김연아의 점프에서만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반면, 아사다 마오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점프가 바로 '트리플 러츠'입니다. 플립과 러츠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모호해 '플러츠'로 불리는 아사다의 점프는 올 시즌에서도 크게 개선되지는 못했습니다.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에 이어 김연아의 확실한 우위를 볼 수 있는 기술입니다.

3. 스파이럴 시퀀스 : 스파이럴 시퀀스에서는 두 선수가 모두 꾸준하게 레벨 4를 받아왔습니다. 김연아에겐 스파이럴이 '유일한 약점'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만나면서 김연아는 스파이럴을 자신의 장점으로 바꿔버렸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에 들어오면서 선보인 '6초 스파이럴'은 국내 팬들만이 아닌, 해외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4. 죽음의 무도 - 더블 악셀, 달빛 - 플라잉 싯 스핀 ; 네 번째 과제는 두 선수가 틀립니다. 김연아는 더블 악셀을 구사하는 반면, 아사다는 플라잉 싯 스핀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술의 연결 구성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은 피겨 전문가들이 김연아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부분은 기술 요소의 빼어난 연결 능력입니다. 죽음의 무도는 여러 가지 백미가 있지만 긴 스파이럴을 마치고 난 뒤, 더블 악셀로 연결시키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파이럴을 한 뒤, 바로 더블 악셀을 구사하는 '죽음의 무도'는 좀처럼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반면, 아사다의 '달빛'은 스파이럴이 끝나고 난 뒤, 플라잉 싯 스핀으로 이어집니다. 아사다는 이 스핀을 비롯한 다른 스핀에서도 레벨 4를 자주 받고 있습니다.

스파이럴이 끝나고 난 뒤, 바로 점프를 구사하는 김연아와 스핀으로 연결시키는 아사다의 연기를 비교해 관전하면 두 프로그램의 다른 개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죽음의 무도 - 레이백 스핀, 달빛 - 더블 악셀 : 김연아는 레이백 스핀으로도 레벨 4를 많이 받아왔습니다. 아사다는 스핀을 마친 후에 더블 악셀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김연아와 마찬가지로 아사다 역시 더블 악셀에서 가산점을 챙기고 있습니다.

6. 죽음의 무도 - 플라잉 싯 스핀, 달빛 - 서큘러 스텝 : 김연아 역시, 플라잉 싯 스핀에서 레벨 4를 꾸준히 받아오고 있습니다. 아사다는 서큘러 스텝(둥글게 원을 그리면서 하는 스텝)에서 장점을 보이며 레벨 3을 유지해왔습니다.

7. 죽음의 무도 - 직선 스텝, 달빛 - 체인지 콤비네이션 점프 : '죽음의 무도'의 하이라이트는 다이내믹한 직선 스텝(링크를 일직선으로 가르는 스텝) 부분입니다. 김연아도 이 기술에서 여자 선수로서는 가장 높은 레벨인 3점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아사다는 체인지 콤비네이션 점프로 들어갑니다.

8. 죽음의 무도' - 체인지 콤비네이션 스핀, 달빛 - 레이백 스핀 : 쇼트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기술입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대결은 '점프'의 대결이기도 하지만 어느 선수가 스핀과 스파이럴에서 높은 레벨을 받느냐의 여부도 매우 중요합니다.

두 선수가 구사하는 스핀을 비교해서 보는 것도 좋은 관전 방법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기술의 세세한 부분을 신체점제의 기준과 가산점 획득 여부를 놓고 보면 '죽음의 무도'가 '달빛'에 비해 고르게 앞서 있습니다. 가산점과 함께 승부의 분수령인 PCS에서도 김연아가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해진 과제를 올바르게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쇼트프로그램은 짧은 시간동안 관객들의 뇌리에 가장 선명하게 인상을 남기는 연기를 펼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점수를 떠나서 2분 50초 동안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선수가 진정한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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