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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 4대륙 특집 5] 김연아의 경쟁 상대는 '자기 자신'

기사입력 2009.02.04 13:52 / 기사수정 2009.02.04 13:5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무른 아이스링크와 링크의 규격에 대한 문제

2008~2009 ISU(국제빙상연맹) 4대륙 피겨스케이팅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한국 시간으로 내일 오전 11시에 벌어집니다. 현지에서 적응 훈련 중인 ‘피겨 여왕’ 김연아(19, 군포 수리고)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지만 몇 가지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빙질의 문제입니다. 대회가 치러지는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 아이스링크의 빙질이 출전 선수에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연습을 가진 김연아는 빙질이 생각보다 무른 점이었죠.

빙질이 무르면 세세한 부분이 신경이 쓰이는 점프를 뛸 때, 스케이터들의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제대회가 치러지는 빙질은 큰 차이가 없고 선수들의 적응 여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빙질이 가장 물러서 문제가 됐던 대회는 작년 11월 초에 벌어진 'Cup of China'였습니다. 유난히 무른 빙질 때문에 그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대부분이 잦은 실수를 범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 없이 경기를 마쳤습니다. 반면, 작년 12월에 경기도 고양시에서 개최된 그랑프리 파이널의 장소인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아이스링크는 딱딱한 편이었습니다.

피겨 스케이터들이 경기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링크는 너무 딱딱하지 않고 적당히 무른 링크이겠죠. 그러나 아이스링크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선수가 공식 연습을 통해 적응하느냐가 승부의 판가름을 바꾸게 됩니다.

퍼시픽 콜리시움의 규격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ISU의 규정에 있는 피겨스케이팅 링크는 세로폭이 30m입니다. 그러나 퍼시픽 콜리시움은 아이스하키 전용으로 설계돼 세로폭이 26m에 불과합니다.

세로폭이 좁으면 선수들이 점프를 하고 떨어질 때, 펜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가로폭은 넓은 편이어서 트리플 러츠를 뛸 때, 점프 준비 동작을 조절해야 하는 부분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겠죠.

아사다 마오(19, 일본)도 경기장의 규격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다고 성토했습니다. 어느 대회건 똑같은 규격의 링크장에서 시합을 할 수 없습니다. 선수들이 공식연습을 하고 링크장 적응 훈련을 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 김연아가 링크의 규격과 빙질 문제 때문에 흔들린 적은 없었습니다. 빙질 문제와 아이스링크의 규격, 여기에 김연아가 최근에 바꾼 새로운 부츠까지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문제들은 지금까지 김연아가 수많은 대회에 참가하면서 극복해온 문제입니다.

경쟁 상대는 다른 선수들이 아닌 김연아 '자기 자신'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는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북미와 남미, 그리고 오세아니아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입니다. 현재, 여자 싱글 부분에서 메달을 놓고 경쟁을 다투는 이들은 한국의 김연아를 비롯해 일본 선수들과 캐나다 미국 선수들입니다. 특히,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난이도 높은 점프의 구성을 앞세워 경기에 나설 것입니다.

특히, 프리스케이팅에서 아사다는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리플 악셀을 두 번 시도와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 성공 여부를 떠나서 아사다는 GOE(가산점)과 PCS에서 김연아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 점프 두 번과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로 승부를 걸 것입니다. 스핀과 스파이럴의 레벨, 그리고 가산점 승부와 안무력 등에서 김연아에게 승부를 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변수는 홈인 캐나다 선수와 미국 선수들입니다. 조애니 로쉐트(23, 캐나다)는 올 시즌 그랑프리 2차대회인 ‘Skate Canada'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김연아 다음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습니다. 이번 시즌에 들어서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준 선수가 바로 조애니 로쉐트입니다.



로쉐트의 장점은 유연한 스케이팅 기술을 바탕으로 한 표현력입니다. 특히, PCS에서 많은 점수를 획득하는 점이 로쉐트의 장점이죠. 지난 2008~2009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에서도 TES(기술요소점수)를 57.48점 받았지만 PCS(프로그램구성요소)는 58.40을 기록했습니다.

로쉐트는 고득점을 추가할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리플 토룹 +트리플 살코 점프를 뛰고 있기는 하지만 세계 정상권을 두드릴 만한 난이도 높은 점프가 결여된 점이 로쉐트의 문제점입니다.

홈에서 벌어지는 경기인 만큼 로쉐트는 선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최근에 있었던 미국 내셔녈대회 여자 싱글 챔피언인 알리사 시즈니(22, 미국)도 메달 권 진입이 목표일 것입니다. 로쉐트와 시즈니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표현력은 좋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 세계정상권에 근접하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이렇듯 여러 가지 문제를 살펴봤을 때, 모든 요소에서 고르게 우위를 점치고 있는 선수는 김연아입니다. 늘 그랬듯이 김연아의 경쟁 상대는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2010년 밴쿠버 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에서 소중한 경험을 얻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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