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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 4대륙 특집 3] 김연아의 진가는 '점프'만이 아니다

기사입력 2009.02.03 04:16 / 기사수정 2009.02.03 04:1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와 함께 한 드림팀의 업적 - 하

점프 점수를 받쳐줄 스핀과 스파이럴, 그리고 스텝에 공을 들이다

한국 시간으로 2일,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 4대륙 대회를 앞두고 있는 '피겨 여왕' 김연아(19, 군포 수리고)가 도착했습니다. 자신의 훈련지인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트 & 컬링 클럽에서 훈련에 매진한 김연아는 특유의 환한 미소를 선보였습니다.

큰 부상이 없는 몸으로 이번 시즌을 준비한 김연아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습니다. 올 시즌, 꾸준하게 건강한 몸으로 대회에 임하는 점은 무척 고무적입니다. 게다가 이번 4대륙 대회는 '국내 피겨 챔피언'인 김나영(19, 연수여고)과 김현정(17, 군포 수리고), 그리고 국내 유일의 남자 피겨 국가대표인 김민석(16, 불암고)도 참가합니다. 세 명의 동료들과 함께 한다는 점도 김연아에게 심적으로 안정감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연아는 이미 10대 초반에 트리플 점프 다섯 가지를 익혔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되고자 김연아는 점프 이외의 기술에도 전념하게 됩니다. 피겨스케이팅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기술은 단연 '점프'입니다.

점프의 배점은 피겨 점수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아무리 스케이팅 기술과 연기력이 좋은 선수라 할지라도 기본적인 점프가 되지 못하면 세계적인 스케이터로서 성장할 수 없습니다.

김연아는 스케이터들 중, 점프 구성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에서 구사하는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점수는 기본 점수 9.50에 가산점 2점까지 챙겨 11.50의 고득점을 낼 수 있는 기술입니다.

또한,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와 더블 악셀에서도 기본 점수 외에 많은 가산점을 받고 있습니다.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 +트리플 토룹, 그리고 트리플 러츠와 더블 악셀로 이루어지는 점프의 구성이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점프를 모두 성공하고 높은 가산점을 추가한다면 김연아는 이 기술들로만 무려 20점이 훌쩍 넘는 고득점을 올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점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입니다. 스핀 세 개, 스파이럴 시퀀스, 그리고 직선 스텝 등이죠. 김연아는 어릴 적에도 이 요소들을 무난하게 수행해왔습니다. 그러나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만나고 나서 이 기술들은 정점에 도달했습니다.

오서 코치는 정석적인 점프에 비해 다소 약한 스핀과 스파이럴 완성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여러 번 반복시도하고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 스핀입니다. 김연아의 스핀은 점점 유연해지고 회전력도 향상되어 갔습니다.

오서 코치를 만나기 전의 김연아가 스핀이 나빴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수행하는 레이백 스핀과 플라잉 싯 스핀, 그리고 체인지 콤비네이션 스핀은 모두 레벨 4를 받는 스핀으로 성장했죠. 그리고 김연아는 스파이럴 강화에도 매진했습니다.



올 시즌 들어와서 가장 눈에 띄는 김연아의 기술 중 하나는 '스파이럴 시퀀스'입니다. 한 때, 김연아의 유일한 약점으로 불렸던 스파이럴은 올 시즌에 들어오면서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격상했습니다. 6초 이상의 스파이럴을 유지하는 여자 싱글 선수가 된 김연아는 스파이럴에서도 레벨 4와 가산점 2점을 받아내게 되었습니다.

또한, 직선 스텝도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많은 이들은 '죽음의 무도'의 하이라이트 부분으로 직선 스텝을 꼽습니다. 강렬한 분위기의 '죽음의 무도'를 가장 잘 살려 주는 요소는 다이내믹한 스텝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자 싱글 선수로서 스텝에서 레벨 3을 받는 것이 가장 높은 점수입니다.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가 많은 이들로부터 최고의 쇼트프로그램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이러한 치밀한 구성에 있습니다. 여기에 데이비드 월슨의 독창적인 안무는 이 프로그램의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김연아가 '죽음의 무도'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친다면 프리스케이팅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아사다 마오(19, 일본)가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을 두 번 이상 시도하고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배치하는 것도 쇼트프로그램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입니다.

김연아는 오서 코치를 만나면서 스케이팅 기술이 눈에 띠게 향상되었습니다. 그리고 스케이팅 스피드도 빨라졌죠. 카메라맨들이 김연아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하는 부분은 김연아의 엄청난 스피드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만약, 김연아에게 스핀과 스파이럴, 그리고 스텝 등 다양한 요소를 주문하지 않고 점프에만 비중을 둬서 지도했다면 오늘날의 김연아가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스핀에서 꾸준하게 레벨 3~4점대를 유지한 여자 싱글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합니다.

또한, 격정적이고 남자 선수들을 방불케 하는 스텝과 6초 동안 우아함을 전달하는 스파이럴도 오직 김연아에게서만 볼 수 있습니다. 김연아의 장점 중 하나는 단연 점프입니다. 그러나 피겨의 요소를 이루는 나머지 부분을 살펴보면 김연아 진가를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연아는 이번 4대륙 대회를 앞두고 스핀과 스파이럴 연습에 매진했습니다. 스핀과 스파이럴에서 레벨 4를 받는 것이 김연아의 승부수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점프 구성에서 높은 기본 점수를 가진 김연아가 나머지 요소에서 높은 레벨을 받는다면 고득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득점 여부와는 상관없이 스파이럴과 스핀, 그리고 스텝으로도 피겨의 예술성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김연아의 진면목은 점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점프를 제외한 나머지 요소에도 집중해보면 피겨의 참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4대륙 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점프를 비롯한 김연아의 나머지 요소들입니다. 그리고 다이내믹하고 우아한 안무도 빠질 수 없겠죠. 승부를 떠나서 피겨의 모든 요소를 두루 갖춘 김연아의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피겨의 진국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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