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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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블'과 비교한 맨유의 '쿼드러블' 가능성

기사입력 2009.01.30 15:02 / 기사수정 2009.01.30 15:02

함준우 기자

[엑스포츠뉴스=함준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네 개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쿼드러블'에 도전한다.

칼링컵에서는 더비를 물리치며 결승전에 진출했고, FA컵에서는 토트넘을 상대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우승했던 챔피언스리그 또한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초반 부진과 불리한 일정이었지만, 한 경기 덜했음에도 현재 선두에 올라 있다.

자연스레 팬들의 관심은 맨유가 올 시즌 몇 개의 트로피를 차지할지에 쏠리게 되었다. 과거 10년전 역사에 남을 '트레블'을 기록했던 맨유. 그렇다면 트레블을 차지한 1999년의 팀과 지금의 맨유를 비교해보면 어떨까?

'검은 투톱' vs '다이나믹' 공격진

- 98/9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드와이트 요크-앤디 콜, 세링엄과 솔샤르
- 08/0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루니-베르바토프, 테베즈

1999년 트레블 당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 투톱은 드와이트 요크와 앤디 콜이였다. 이 '검은 투톱'은 리그에서만 35골을 합작해내었다. 그 외에도 주로 조커로 출전한 셰링엄과 솔샤르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는 등 맹활약했다.

반면 최근 대부분의 경기에서 주전투톱으로 출장한 루니와 베르바토프는 22라운드 현재 합쳐서 12골을 넣었다. 베르바토프에 밀려 제3옵션이 된 테베즈는 3골을 기록하고 있다. 골수로 보면 다소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이로 인해 이번 시즌 맨유는 경기당 1.77골을 기록해, 경기당 2.1골씩을 기록한 98/99시즌에 비해 다소 힘이 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술적인 측면에서 이번 시즌의 공격패턴이 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98/99시즌의 다소 정적이고 투박한 예전의 전술에 비해 지금은 다수의 선수가 정해진 위치 없이 스위칭하는 동적인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현재의 맨유는 먼저 강력한 수비를 구축하고 활동량을 기반으로 한 역습과 스위칭으로 끊임없이 상대편을 두드린다. 지난 유럽무대에서 정체를 보이던 과거의 공격전술에 비해 06/07시즌 챔피언스 리그 4강, 07/08시즌 우승을 이뤄낸 지금의 전술은 보다 경쟁력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맨유는 주전 투톱 외에도 다양한 선수가 골을 기록하고 있고, 실제로 윙어인 호나우두는 지난 시즌 총 42골을 기록하며 더블을 이끌었다. 호나우두는 올 시즌에도 초반 난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13골을 기록하고 있다.

베르바토프의 영입도 다양한 공격 옵션을 주고 있다. 초반에 난조를 보인 베르바토프는 후반기 들어 영양가 높은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또한 그는 수비지향적인 상대에게 속공을 펼치지 못할 경우 고전하던 팀에게 특유의 볼터치, 센스, 키핑력과 키를 통해 지공을 보다 잘 펼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러한 활약은 트레블 당시 투톱에게 없던 기술적이고 정교한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화려함' vs '다재다능' 미드필더진

- 98/9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긱스-로이킨-스콜스-베컴
- 08/0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호나우두-캐릭-스콜스-박지성

맨유 트레블의 영광은 강력한 미드필더진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9년 맨유는 긱스-로이킨-스콜스-베컴등 각기 분야에서 최고의 재능을 가진 선수들의 집합체였다. 긱스의 측면 돌파와 베컴의 왕성한 활동력과 날카로운 크로스, 로이킨의 중앙 장악력과 스콜스의 공격 전개는 지금 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반면에 현재의 미드필더진은 '다재다능'하다. 각기 맡은 역할이 그때와는 다른것이다. 베컴의 정확한 크로스와 활동량은 팀에 큰 도움이 되었지만 팀전술을 점점 단순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기에 현재 맨유의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두와 박지성이 가진 다재다능함과 중앙지향적 성향은 이를 극복하게 했다.

또한 중원을 장악하는 방식에서도 '다재다능'함이 드러난다. 마이클 캐릭과 지금의 스콜스는 한가지 방법을 고집하는 선수가 아닌 것이다. 보다 영리해진 스콜스는 '패서'로 변신해가고 있고, 마이클 캐릭은 최고는 아니어도 최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최근의 스쿼드에 니키 버트나 로이 킨처럼 터프한 중원장악을 해줄 선수가 없다는 것은 큰 단점이다. 그래도 안데르손, 플레쳐, 나니, 포제봉등의 풍부한 후보선수를 포함한 기동력과 활동량을 고려하면 지금의 스쿼드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전설' vs '전설이 될' 수비진

- 98/9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어윈-스탐-로니 욘슨-네빌
- 08/0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에브라-퍼디난드-비디치-네빌

올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은 리그 11경기 무실점행진을 기록하는 등 연일 찬사를 받고 있다. 퍼디난드, 비디치가 버티는 수비진은 경기당 0.45골을 실점해 경기당 0.97골을 실점한 트레블 시즌의 스탐, 로니 욘슨에 비해 보다 견고하다.

트레블을 이끈 골키퍼인 피터 슈마이켈은 전설이지만, 특유의 안정감을 무기로 최근 최장기간 무실점 기록을 세운 반 데 사르 또한 전설이 되었다.

게다가 에브라의 오버래핑은 이제 팀에서 빠질 수 없는 공격 루트로 자리잡아 그가 있는 경기와 없는 경기의 경기력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또 신예 조니 에반스와 하파엘의 성장세와 브라운의 부상 복귀는 주전 포백 외에 중량감 있는 수비수가 없던 과거에 비해 든든한 수비 스쿼드를 구축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불안요소

08/09시즌 현재의 맨유는 공수 및 중원에서 탄탄한 스쿼드를 갖추고 있는 팀인 것은 분명하다. 힘든 일정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프리미어리그 1위에 올라있고, 2년간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험과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인한 경험 또한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쿼트레블로 가는 길에 불안요소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먼저 클럽 월드컵 참여로 인한 빡빡한 일정을 들 수 있다. 2월만 해도 8일에 웨스트햄, 15일에는 더비와 노팅엄 포레스트전 승자와, 18일에는 풀햄과, 21일에는 블랙번, 24일에는 인터 밀란과 경기를 치룬다.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루는 것이 예삿일이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게다가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상대팀 감독이 하필이면 무링요다. 무링요는 퍼거슨 감독을 상대로 12전 7승 4무 1패, 15득점 7실점으로 확실한 우위에 있다. 맨유는 지난 03/04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무링요 감독의 포르투를 처음 만난 이후 중요한 길목에서 번번히 그에게 발목을 잡혀왔다.

FA컵에서 상대는 2부 리그 팀이지만 무조건 방심하기에는 이르다. 특히 더비가 올라온다면 더 껄끄러울 수 있다. 더비에게는 이번 시즌 칼링 컵에서 이미 1-2로 패배한 전적이 있다. 또한 컵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대진운 외에도 '운'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FA컵 포츠머스전에서 맨유가 보여주었던 것 처럼 한 번의 실수로 우승컵과는 영영 멀어지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번 시즌 우승은 리버풀이나 첼시가 차지할 것이란 전망하는 팬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시즌 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베르바토프를 포함한 공격진의 난조로 소위 '일대영 유나이티드'라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사정권에 두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 팀이란 것이다. 전술적인 면이나 스쿼드를 고려할 때 지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트레블 당시의 전력보다 못할 것이 없는 팀이다. 특히나 수비가 견고하다는 점에서 국내외 컵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공산이 더 크다.

공격이 강한 팀은 경기에서 이기지만 수비가 강한 팀은 우승을 한다고 하지 않는가? 수많은 리빌딩을 거쳐서 탄생한 '강한 맨유', 08/09시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난 10년간의 꿈을 다시 이룰수 있을까.



함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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