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김선호에게는 아직 때 묻지 않은 모습이 담겨있다. 연예인이라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며 미소 짓는 모습이 인상을 남긴다.
MBC 드라마 ‘투깝스’에서 강력계 형사 차동탁(조정석 분)의 몸에 빙의한 공수창을 맡아 열연한 그는 “원래 댓글을 잘 안 보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댓글을 많이 봤다. 재밌더라. 하지만 악플은 피할 수 없었다. 충격적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외모에 대한 악플이 있었어요. (웃음) 그동안 외적으로 신경을 못 썼던 배우여서 ‘아, 이제는 외적인 것도 준비하고 갖춰야 하는구나’라고 느꼈죠. 사실 피부과 가는 것도 부끄러워하거든요. 연예인도 아닌데. 친구가 헛소리하지 말라고 그러더라고요. 직장인들이 일 스케줄을 짜는 것처럼 피부 관리하고 몸 관리하는 것도 배우 일의 일환이라고요. 배우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부끄러워하는 게 부끄러운 거라는 말에 반성을 많이 했어요. 이제는 좀 가꿔야겠어요.”
‘연예인이 아니’라는 말처럼, 아직 자신이 화면에 나온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단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물론 사람들이 알아봐 주지만 아직도 연예인을 보면 신기하고 화면에 등장하는 게 실감이 안 나요. 연예인들은 걷는 것만 봐도 연예인 같은데 저는 안 그래서 체감이 안 돼요. 믿기지 않아요. 주연을 하게 됐는데 운이 좋았던 한해였어요. 인복이 많았죠. ‘김과장’부터 ‘투깝스’까지 오디션에 임한 역할이 아닌 다른 역할을 하게 됐는데 감독님들이 잘 봐줘 감사해요. 이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먼저 말하는 성격이 못 되거든요. 물론 분량에는 욕심이 없어요. 얼마나 잘 해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거로 생각해요.”
공식적인 인터뷰 자리지만 가식 없는 솔직한 입담이 돋보이는 그다. 솔직한 성격 때문에 예능 출연도 겁난단다. “필터가 필요하다”며 웃어 보인다.
“예능 출연은 겁이 나고 이로 인해 이슈가 되는 걸 원하지 않아요. 앞으로 오래가는 배우가 되고 싶지, 반짝하는 건 원치 않아요.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됐을 때 겁이 나더라고요.”
‘투깝스’로 대중의 뇌리에 각인된 김선호는 예측불가한 수사담을 펼쳐내는 사기꾼으로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이 드라마로 2017 MBC 연기대상 남자 신인상과 월화드라마 부문 남자 우수상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처음 시상식에 가게 됐어요. 연예인들만 간다는 시상식에 갔는데 너무 멋있고 화려하고 TV로만 보던 배우들이 앉아 있어서 정신없더라고요.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도 잊어버렸어요. 여기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기 시작했거든요. 오디션 때도 긴장을 안 하는데 긴장됐고요. 상이라는 게 받으면 좋지만 무서워요. 이렇게 많은 배우들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 생각에 정리도 안 되더라고요. 그래도 기분 좋았고 영광이었고 받을지 몰라서 더 울컥했어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까 봐 부모님에게도 시상식에 간다는 얘기를 안 했어요. 어머니가 1부 끝나고 왜 간다는 얘기도 없었냐고 할 정도였죠.
2부에서는 우수상을 받았는데 과분한 상이에요. 이 상을 받아도 되나 하는 마음 때문에 한편으로는 불편하기도 했어요. 나보다 더 상을 받아야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았고요. 그런데 그날 어떤 PD님이 이번 우수상은 PD들의 투표로 결정됐다, 기분 좋아해도 된다고 말해줬어요. 눈물 날 뻔했고 너무 벅차고 좋았어요.”
김선호는 2009년 연극 '뉴 보잉보잉'으로 데뷔, 연극 ’옥탑방고양이’, ‘연애의 목적’, ‘트루웨스트’, ‘클로저’, ‘거미 여인의 키스’ 등에서 연기력을 쌓았다. 지난해 '김과장'으로 브라운관에 발을 들이기도 했다. '최강배달꾼'에 이어 ‘투깝스’까지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았다.
“앞으로 영화도 하고 싶고 좋은 역할이 있다면 감히 해보고 싶어요. 잠깐 나와도 재밌는 작품,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캐릭터도요. '투깝스‘에서는 톤이 밝았는데 반대로 살인자, 사이코 패스 역도 생각해봤어요. 물론 비슷한 역할이어도 이렇게 위트있는 역할이라면 좋아요. 위트가 있다고 해서 아픔이 없는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그게 더 좋을 수 있고요. 어떻게 다른 인물을 표현할지, 그동안 쌓아온 걸 어떻게 꺼낼지 고민하고 기대하게 하는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