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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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김민수, 다시 돌아올 '봄'을 기다리며-②

기사입력 2009.01.14 16:43 / 기사수정 2009.01.14 16:43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1에서 계속…) 롤러코스터를 타듯 상승과 하락을 모두 겪으며 1년을 보냈다. 시즌 초반 받았던 많은 기대는 중반 그가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감추면서 자연스레 사라져갔다. 가끔 그를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간헐적일 뿐이었다.

결국, 김민수는 자줏빛 유니폼을 벗고, 새로운 도전의 길을 걷게 되었다. 다시 시작할 시민구단에서의 1년. 알싸한 바닷바람이 와닿는 인천은 그에게 희망의 계절이다.

인천으로의 이적은 어떻게 결정된 건가

김: 원래 내셔널리그 시절, 첫 드래프트를 넣었을 때 인천에 가고 싶었다. 인천에서도 날 좋게 봐준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런데 그때 문제가 생겨 인천에 가지 못하고 대전으로 가게 되었다. 대전에 가 있는 동안에도 박이천 선생님이 잘 봐주신 것 같다.

대전에서 휴가를 받고 복귀를 하느냐 마냐로 고민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내일 안 들어와도 될 것 같다."라고 하더라. 갈 데가 없는 와중에 인천에서 불러줬다. 인천에 오고 싶었고, 때마침 불러줬고, 결국 돌아올 곳으로 돌아온 것 같다. 고마울 뿐이다.

김: 아직 배번이 정해지지 않았다. 대전에서처럼 16번을 달고 싶다. 대전에서 16번을 달고 내가 하고싶은 만큼 다 하지 못했었는데 이루고 싶은 꿈을 다 이룰 때까지는 16번으로 남고 싶다.

신임 페트코비치 감독은 만나봤나

김: 오늘 처음 봤다. 선수단이 모두 모여서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감독님이 "나만의 축구 철학이 있다. 그 철학을 잘 따라달라."라고 말씀하셨다. 스타일을 전혀 모르니까 빨리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축구에 녹아들어야겠지. 두 번 다시 감독의 뜻을 이해 못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모두가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감독님 표정을 처음 딱 보자마자 뭔가 기대되는 기분이었다. 외국인 감독이라는 사실 자체도 내겐 어찌 보면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축구를 하면서 '성공했다.'라고 생각해 본적이 한 번도 없었다. 명문 학교를 나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 보니까 내 개인적으로는 나 자신이 '패배자'라는 생각마저 했었다. 이제 최소한,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서있지 않나. 좋은 기회다.

동계 훈련을 속초로 떠난다

김: 어차피 새로 시작하는 거니까 신인 같은 자세로 임할 예정이다. 모든 게 새롭다. 적응하는데 물론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것도 축구의 일부분이다. 내게 있어 2008년은 나 자신을 한번 돌이켜 보게 했던 해였다. 얻은 것도 많았지만 그만큼 많이 아쉬웠던 한해였던 만큼, 올 한해는 처음부터 준비 잘해서 정말 후회 없이 보내고 싶다. 내가 얻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니까. 일단 주전경쟁에서 살아 남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김: 지난 시즌에 FA컵까지 3골 2도움을 기록한 것이 내 전부다. 아쉬울 수밖에 없지 않나. 포지션도 공격인데, 올 시즌은 작년에 가졌던 목표와 같이 10골이다. 지난 시즌에 1/3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은 목표치를 넘겼으면 좋겠다. 목표를 위해 끝까지 뛸 것이다.

아, 그리고 오늘 감독님과 함께 단장님이 오셔서, 신년 인사를 하셨는데 올해 인천의 목표가 '우승'이라고 하셨다. 그 말을 딱 듣자마자 눈이 번쩍 뜨였다. '그래, 이거다.' 싶었다. 나도 우승 한 번 해봐야겠지 않겠나. (웃음) 축구 하면서 우승 한번 못해봤다. 이번엔 꼭 해보고 싶다.

전지훈련 중 신생팀인 강원FC와 친선전이 예정되어있다

김: 어떻게 보면 인천에 와서 첫 공식전이 될 수도 있는 경기라 꼭 뛰고 싶다. 강원FC는 그 팀 자체로 첫 경기고, 나는 인천에서 첫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벌써 설레고 긴장된다. 만만한 팀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다만, 강원은 신생팀이고 인천은 리그 경험이 있는 팀이니까 노련함으로 상대하면 충분히 이길 승산은 있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이길 생각이다. 지는 축구는 싫으니까.

강원FC에는 같은 내셔널리그 출신의 김영후가 있다

김: 이상하게도 내셔널리그에 있는 동안 단 한 번도 맞대결을 해본 적 없다. 대학 시절에만 두 번 붙은 적 있다. 잘한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다. 나와는 스타일 자체가 다르다. 어쨌든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 다시 시작하는 건데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쨌든 같이 내셔널리그 출신인데 '내셔널리그 출신이 다 그렇지'라는 말을 듣지 않아야 되지 않겠나. 다만, 내가 더 먼저 성공하고 싶다. (웃음)

만나고 싶은 팀이 있나

김: 지난 시즌 다른 팀은 다 겪었는데 포항 경기만 못 뛰어봤다. 경기를 볼 땐 조직력이 강하고 패싱력이 뛰어난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느껴보고 싶다.

사실, 포항보다 더 만나고 싶은 팀은 대전이다. 이유가 따로 있겠나. 절대 지고 싶지 않다. 대전에서 내 모습을 100% 보여주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김민수가 어떤 선수인지, 그 김민수가 소속된 인천이라는 팀이 어떤 팀인지 보여주고 싶다.

올 시즌 최종 목표가 있다면

김: 올 시즌 최종 목표는 인천이 우승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우승에 내가 많은 기여를 하는 것이 목표다. 선수로서의 목표는 당연히 국가대표다. 그러고 싶어서 축구를 시작한 게 아니겠나. 그러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야하는 숙제가 아직 많다. 인천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고 새로 시작하는 만큼 내게 주어진 숙제들을 잘 풀어나가서 내 목표를 이루는데 발판을 삼겠다.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나면 앙상한 가지에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연록의 새순이 돋아 오르고 어느새 많은 잎이 만개해 자신의 본래 모습을 되찾게 된다. 새순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잎으로 키우고 꽃을 피우는 것은 절대적으로 그 나무의 줄기와 뿌리에 달렸다. 

누구보다 추웠던 겨울을 지나 인천이라는 새봄을 맞은 김민수의 나무에도 지금, 새순이 돋아 화려한 만개를 기다리고 있다. 피우는 것도 지게 하는 것도 자신의 손에 달렸다. 다만, 피어오를 지금이 기대되는 이유는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겪었던 경험이 그의 나무에 주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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