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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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사직에도 봄은 오는가? - 롯데의 부활

기사입력 2005.04.18 21:44 / 기사수정 2005.04.18 21:44

서민석 기자

요즘 들어서 롯데 경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중계는 물론, 경기 관전도 사직이나 롯데 경기를 자주 가게 된다. 

4월 5일 3만 여명이 들어선 사직구장. 장문석-장원준 선발 경기기도 했던 4월 9일 경기에서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관전했던 수천여명의 팬들. 이미 썰렁했던 사직구장에도 바야흐로 봄이 다가오고 있음이 틀림없다.

올 시즌 롯데는 과연 달라졌는가? 그리고 4년 연속 꼴찌 탈출과 더불어 4강권 이상의 성적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적어볼까 한다.


투수력 : 만만치 않은 투구를 넘어, 언터쳐블을 향해

'짠물 투구'

롯데의 투수진은 과거 투수왕국이었던 현대나 현재 투타 최강으로 꼽히는 삼성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는 실속을 자랑하고 있다.

손민한은 워낙에 좋은 선수였고, 2-3 선발을 맡는 이용훈 - 장원준이 이번 주를 계기로 자리를 잡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용훈은 두산과의 1차전에서 7.1이닝 동안 13K에 1실점한 경기로 팬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4-5선발을 맡는 염종석-박지철 역시 각각 1.76과 3.38의 방어율로 제 몫을 하고 있고, 특히 수술과 재활을 거치며 지칠대로 지칠 법한 염종석의 활약은 야구팬의 입장에서 높이살만한 투혼일 것이다.

아쉬운 것은 주형광 - 이상목의 개점 휴업이다. 주형광의 경우 다양한 변화구가 빛을 발하기 위해선 직구가 138km~140km 정도에서 놀아줘도 된다. 직구의 구속이 올라가지 않다보니 타자들이 직구만 기다렸다 노려치는 노림수에 당하면서 1이닝을 던지고 방어율이 45.00이라는 경이적인 방어율을 기록 중이다. 아마 95년 LG와의 플레이오프 6차전서 1안타만 허용하고, 김기범(LG 투수)를 상대로 김종헌의 버스트 1타점 2루타로 1:0으로 이긴 때의 투구를 생각하는 팬들은 그의 그 투구가 그리울 것이다.

이상목 역시 2003년 당시 15승이 거품이니 영입을 신중히 해야한다는 의견을 무시하고 4년에 22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영입한 결과 지난 시즌 3승, 올 시즌은 2군에서 피칭 시작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명 팀내 사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그 역시 빨리 제 실력을 보여줘야 팀에 상승세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리라 본다.

중간과 마무리진의 경우 이명우 - 가득염이 맡는 좌완 릴리프진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올 시즌 야구에 눈을 뜬 듯 한 이정민과 신예듀오 조정훈 - 이왕기, 든든한 마무리 노장진은 1~2점 박빙의 리드도 충분히 지킬 수 있는 든든함을 가졌다.

다만 아쉬운 것은 중간 계투진이 신인이 많은점을 감안하면, 노장인 강상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솔직히 4이닝을 던져 방어율이 18.00인 그를 감안하면 왜 롯데 팬들이 애증을 넘어 이젠 '증오'만 남았는지 스스로 생각을 하고 분발해야 할 것이다.
 

공격력 : 물 방망이에서 불 방망이로의 변화 시도!

신명철(박진환) - 강민호 - 박기혁으로 이어지는 하위타선과 이원석의 활약은 정말 '약물 복용'을 의심할 정도로 대단한 활약이다.

특히나 0.250치는 것이 경기 회복보다도 어렵단 비아냥(?)을 들었던 박기혁이 올 시즌 17일 현재 0.371을 치고 있다는 것은 물론 시즌이 쫌 더 경과해 봐야 알겠지만, 분명 범상찮은 활약이고 이것은 앞으로의 좋은 활약을 암시하는 듯하다. 특히 최근 경기에선 중전 안타나 밀어치는 안타나 타구가 많이 늘었다는 것은 분명 달라진 점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또한 붙박이 2번으로 기용되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이원석.

17일 현재 0.303에 볼넷을 10개나 골라내며 출루율이 0.465라는 것은 강력한 신인왕후보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는 듯하다.

그리고 중고 신인 프로 5년차 최준석 선수의 깜짝 활약 역시 타선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2홈런에 7타점에 장타율 0.512라는 것도 그렇고 0.323의 타율도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롯데가 그토록 찾던 선수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중용이 예상된다. 물론 주루 - 수비 등에서도 그렇고 배운 것보단 배울 점이 많은 선수지만 바꿔 말하면 가능성 역시 무궁무진하다는 말이다.

다만 용병 라이온의 부진 그리고 신입 용병이 될 펠로우의 활약에 따라 요즘 들어 슬슬 타격감을 잡고 있는 이대호의 앞 - 뒤에서 같이 시너지효과를 발할지가 관심사다.


팀 분위기 + 수비등!

일단 시즌 초 'FC 롯데' 란 비아냥을 들으며, 약한 공격력을 보여준 롯데.

아쉬운 것은 정수근 선수의 '너무 의욕 넘치는 베이스 러닝'인데, 요즘 들어 주루사나 견제사가 부쩍 늘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좀 더 자제 요구된다.

또 수비에 있어서 내야에서 박기혁-이원석의 수비는 거의 '서커스 수준'이다. 과거 김응국 1루 - 박정태 2루 - 박현승 3루의 노장 내야진이 있을 때는 기에서 눌리고, 알듯 말듯한 위축감을 가지기도 했다. 박기혁이 이대호 - 신명철 - 이원석 등의 젊은 내야진으로 바뀌고 나서는 다른 야수들이 호수비를 보이면 박수도 치면서 독려하고 수비진을 지휘하는 것은 명실상부한 '야전사령관'으로서의 모습이다. 아무래도 내야진은 유격수가 흥이 나야 전체 내야진에 파급 효과가 큰 만큼 '신바람 내야' 가 아닌가 생각된다.

변수: 무더운 여름 & 벤치멤버의 활약여부

결국 변수는 여름일 것이다.

타격이 강한 팀 보다 투수력이 강한 팀이 여름으로 접어들면 들수록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신인급 선수가 많은 롯데의 특성상 여름만 잘 넘겨 준다면 4강도 그리 어렵진 않을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벤치 멤버, 즉 대수비 - 대타들이다.

지금 롯데의 라인업에서 누가 한 명 부상만 당한다면 자리를 채워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 물론 선수층 자체가 원래 얇았던 것도 있겠지만, 몇 년째 자라지 못하는 유망주 등 이래저래 롯데 입장에선 부상없이 한 시즌이 지나가길 간곡히 빌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튼 '사직의 봄' 을 맞이하기 위한 멍석은 이번주 경기를 전환점으로 삼는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주 8연 패 중이고, 작년 시즌 롯데에게 절대 우위를 보였던 기아와 신흥 명문 SK와의 홈 6연전이 있다.

이 승부에서 최소 3승 3패, 혹은 4승 2패 이상의 호 성적을 거두어 준다면 돌풍을 넘어 태풍도 될 수 있는 팀 롯데로 거듭날 것이다. 올 시즌 진정한 구도 부산의 위용을 떨쳐주었으면 한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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