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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양파 "음악, 미워하고 싫어했지만 그것이 곧 내 인생이었다"

기사입력 2017.12.10 10:05 / 기사수정 2017.12.09 17:54

김미지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어느덧 데뷔 20주년. 19세 고등학생으로 '애송이의 사랑'을 불러 대히트를 만들어 낸 양파는 10년 만의 정규 앨범으로 팬과 대중을 찾았다.

시작이 된 '끌림'을 비롯해 여러 가수들과의 컬래버레이션 작업도 예고했다.

"나얼이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곡도 있고, 윤종신과도 작업할 예정이에요. 힙합 분야처럼 트렌드한 음악과도 컬래버레이션 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아직 이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예쁜 이름을 찾지는 못 했어요."

아직 '끌림' 밖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파는 한달에 한두 곡을 발표한 뒤 그 곡들을 모아 정규 앨범을 만들 예정이다. 

음악방송 5주 연속 1위에게 주어지는 '골든컵'은 물론, 방송 3사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음악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양파는 과거의 영광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저도 기억이 났으면 좋겠는데, 사실 저를 둘러싼 주변에서는 인기를 실감했을 지 몰라도 그 안에 있던 저는 알 수가 없었거든요. 지금보다 더 바쁘고, 할 일이 많고 하니까 더 지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외국으로 나가서 공부를 하고 싶었던 만큼 답답했었던 거죠."


과거 '애송이의 사랑', '아디오', '사랑..그게 뭔데', '애이불비' 등 양파만이 가지고 있던 소울로 매력 있는 히트곡을 가지고 있는 양파. 그러나 그에게도 데뷔 20주년에 내는 신곡 성공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다가왔다.

"히트곡에 대한 욕심이 없는 가수는 없을 거예요. 히트곡들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모두가 받고 있지만, 그래도 현역 가수로서도 있었으면 좋겠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에요. 다만 히트곡으로 가는 길이 어렵고, 나랑 안 맞을 수도 있고 그 길을 모를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유로 포기하거나 외면할 수는 있을 것 같긴 해요."

1990년대를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양파라는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이고, 제목만 들어도 멜로디가 술술 생각나고 양파의 보컬이 귀에 떠다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오랜 공백기 때문에 현 세대의 10대들은 그의 영향력을 잘 모르기도 한다고.

"최근에 안 했던 방송들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 깨달은 것이 히트곡들이 너무 과거에만 머물러 있어서 요즘 친구들은 나를 모르는 친구들이 많고, 나를 아는 사람들도 옛날 양파의 모습이 짙더라고요. 그래서 업데이트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어요. 60세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데뷔 몇십 주년 공연을 하고 싶기 때문에 히트곡이 계속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죠."


앨범 시대를 지나 음원, 그리고 아이돌 그룹이 초강세인 시대를 맞은 양파는 이전과는 다른 세계를 마주하기도 했다.

"예전에 인기가 많았을 때는 무엇이든 옆에서 많이 사랑해주고 도와주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작품을 많이 낼 수 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작품을 내도 많은 사람이 들어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더라고요. 인지도에 따라서 음악 소비가 연결되는 세상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그게 어떤 의미로는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중간중간 긴 공백기가 있었지만, 양파는 나름의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그가 되돌아보는 20여년의 세월은 어떨까.

"데뷔 20주년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없는 게, 20년 동안 꾸준히 활동한 사람이 못 돼서 쑥쓰러운 것 같아요. 1997년을 데뷔년도로 친다면, 6년에서 7년 동안을 여러 우여곡절의 문제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거든요. 20대를 그렇게 다 보내는 바람에 30대를 20대로 생각하고, 내 40대를 30대로 생각하면서 살아오고 있어요. 20년 동안 더 많은 활동과 결과물을 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도 많지만, 100세 시대라고 하니까 기쁜 마음으로 계속 해 나가고 싶어요."


'애송이의 사랑'을 열창하던 10대 소녀는 어느새 결혼적령기를 맞이한 스타가 되기도 했다. 이전과는 다르게, 어떤 방송을 나가도 결혼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결혼이나 나이 제약 질문을 하실 때마다 다른 이들과는 생각이 좀 달라서 '할 때 되면 하겠죠'라고 답하고 있어요."

너무 어린 나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고달프고 힘들다는 소속사 분쟁을 두 번이나 겪은 양파는 솔직하게 음악이 싫어진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어릴 때부터 이 필드에 계속 갇혀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돌이켜보니 누구보다도 여기 계속 갇혀 살고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음악이라는 일이 나한테 중요하구나. 내 인생의 전부를 담는 일이구나, 를 느꼈어요. 너무 괴로울 때는 도망치고, 미워하고 싫어하고,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음악이 너무 고맙고 좋아요. 이렇게 노래를 할 수 있고, 새로운 것들을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자체가, 이 시간이 감사해요."

온갖 우여곡절 끝에 우리 곁을 다시 찾아온 양파. 예명부터 센세이셔널했고, 여러가지 신드롬을 만들어 낸 양파의 20주년 소감을 마지막으로, 그의 계속된 행보를 응원해본다.

"컴백하는 것에 앞서서 지인 분들이 평가를 해주시는 것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김태우가 '보통 채소는 20년 되면 다 썩는데, 20년간 살아 있는 채소는 양파누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20년을 멋있게 견뎠다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흘러왔고 20년이 됐어요. 나는 잘 한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감사한 마음입니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RBW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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