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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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수원삼성 맞대결 이모저모

기사입력 2005.04.15 09:14 / 기사수정 2005.04.15 09:14

김용석 기자




4월 13일 벌어졌던 서울과 수원의 맞대결은 양팀의 팽팽한 긴장감만큼이나 경기장 안팎에서도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다. TV화면에 잡히지 않은 뜨거웠던 또 다른 현장의 모습을 전해본다.    


수호신 VS 그랑블루

이날 경기 결과와는 달리 양측 구단의 지지자들인 써포터들의 대결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수원의 써포터인 그랑블루는 자타가 공인하는 K리그 최고의 써포터. 많은 수는 물론 그 열정 또한 K리그의 여타 다른 써포터를 압도한다. 이에 반해 서울의 써포터인 수호신은 작년 3월에 만들어진, K리그 내에서는 아직 초보티를 벗지못한 써포터. 

작년 이들 써포터들만의 대결(?)만으로 놓고 본다면 그랑블루의 판정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목소리와 규모면에서 많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올 시즌 박주영, 노나또, 이민성 등의 스타플레이어의 영입으로 써포터들의 수가 급속히 증가해 실제로 그동안 벌어졌던 개막전을 비롯, 부산, 성남, 부천 전에서 대등하거나 또는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 이번 그랑블루와의 한판 대결이 주목된 것.

이날 응원전은 일단 시각적으로 수호신이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붉은색과 파란색이 거의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로 일단 수적에서도 작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경기 시작전 휴폭이나 각종 게이트 기, 통천 등 시각적은 응원도구를 많이 사용한 것도 눈에 띄게 달라진 점. 붉은색옷을 미처 입지 못하고 온 많은 시민들과 예비 수호신들까지 전부 일어서서 관람을 할 정도로 N석은 열광의 도가니. 

이에 반해 그랑블루는 역시 그동안의 경력을 자랑하는 듯. 언제 소리를 지르고 언제 쉬어야 할 타임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노련만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장을 쩌렁쩌렁 울리는 파워 넘치는 사운드를 자랑.


30여명의 GS직원 단체 관람

이날 N석(서울 써포터 석)에는 GS직원이 단체로 관람을 했다. 이들은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을 하는등 나름대로 많은 응원준비를 해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중 카메라가 N석을 비출 때 일부 GS직원이 회사를 홍보하는 듯한 작은 통천을 올려 물의를 빗기도. 
통천을 올리자 수호신들의 야유와 통천 내리라는 고함소리가 N석을 뒤 덥기도 했다.


선수들의 신경전

이날 페널티킥을 성공한 히칼도 선수는 수원 써포터석 앞으로 뛰어가 소위 '안들려 세레모니'(사진)를 해 그랑블루의 원성과 물병 세례를 받기도 했다. 안들려 세레모니는 상대방 써포터를 자극하는 축구에서만 볼 수 있는 세레모니이기도 하다. 

1:0으로 경기를 리드당하자 다급해진 수원 선수들은 총공격을 감행했는데 한참 분위기가 수원쪽으로 기울고 있을 때 서울의 한 선수가 부상으로 그라운드에서 넘어져 있음을 발견.  
서울 선수들은 일제히 공을 경기장 밖으로 내보내라는 제스추어를 취했고 미드필더에서 공을 잡은 김남일 선수가 화가 난다는 듯 공을 관중석으로 멀리 걷어차버렸다. 이 공은 관중석(W석)으로 엄청난 속도로 날아와 관중들이 놀래서 피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에 항의하는 서울 히칼도도 밀어버리는 등 극도로 신경이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박주영, 새로운 세레모니 선보일 터

경기 후 갖은 인터뷰에서 박주영은 그간 기도세레모니에 팬들이 많이 식상해 하는 것 같아 나름대로 새로운 세레모니를 오늘 준비했는데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답변. 새로운 세레모니에 대해서는 일제 함구해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서울 선수들의 시간 끌기

서울 선수들은 1:0으로 경기를 리드하자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시간을 끌어 수원팬들에게 눈총을 사기도 했다. 이런 시간끌기와 심판의 판정 등으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던 수원선수들은 후반 35분경 서울문전 앞에서 서울 선수들과 물리적인 충돌상황까지 연출하고 말았다. 
몇몇 흥분한 서울 선수들까지 몸싸움에 가세했고, 김남을 주축으로 한 수원선수들이 이에 합세, 경기는 일대 아수라장이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때 서울 써포터 석과 수원 써포터석에서도 각종 욕설과 물병 등이 경기장 안으로 던져지는 웃지못할 사태가 벌어졌다.


경기는 끝났다.하지만...

경기가 1:0 서울의 승리로 끝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몇몇 그랑블루가 경기 후 경기장 내 각종 기물을 파손했으며, 원정 써포터들은 장외썹팅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깨고 경기장 밖에서도 수원의 응원가가 메아리 치는 등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는 그랑블루의 항의성 행동이 계속됐다. 

이들은 서울구장의 외부에 걸려있는 깃발과 걸게 등을 떼어내 불을 질렀으며, 일부 과격한 팬들은 지나가는 서울팬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또는 욕설을 퍼붓는 유럽에서나 볼 수 있는 훌리건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김희수(36. 마포동) 씨는 "써포터들의 응원전을 보는 맛도 축구장의 묘미인데, 경기 외적으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절대 안된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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