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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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현장] '이승환' 콘서트라 가능한 '블랙리스트' 소환

기사입력 2017.12.05 15:32 / 기사수정 2017.12.05 15:32


[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에는 '퇴물', '끝물', '블랙리스트'라는 단어가 자주 출몰했다.

이승환의 전국투어 '공연의끝: High End'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개최됐다.

무려 2시간 40분동안 26곡을 라이브로 소화한 이승환은 명불허전 '공연의 신' 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더불어 정치적인 소신을 다시 한 번 확고히 보여주는가 하면, 셀프 디스를 하는 등 죽지않은 입담 또한 이번 공연의 백미였다.

공연은 이승환이 직접 대본을 쓰고, 기획하고 연출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영상 속 여성이 "이제 퇴물 아닌가요?"라고 대놓고 지적하자, 이승환은 "내가 한국형 공연의 원조"라고 맞받아쳤다. 뿐만 아니라 그는 노래를 부르다 관객들과 대화를 시도하며 '끝물', '퇴물'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이에 팬들이 "아니다"고 위로했고, 이승환은 "늘 앞선 공연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옛날에 내가 언어 연금술사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요즘엔 사람들을 안 만나 실수할 것 같다. 혀에 뇌가 달린 것처럼 필터도 안 거치고 말했었는데 그럼에도 블랙리스트는 아니었다"고 말하며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던 자신을 셀프디스 했다.

현장 열기가 정점에 달했을 때, 이승환은 '돈의 신'을 선곡했다. 지난 8월 발매한 '돈의 신'은 MB(이명박 전 대통령)를 위한 노래이다. 돈에 대해서는 물러섬이 없는 MB에게 헌정하는 곡으로, 작품의 퀄리티에는 물러섬이 없는 이승환의 장인정신이 담겨있는 곡. 이 곡이 흘러나올 때는 모든 객석이 기립해 춤을 추며 그의 공연을 함께 즐겼다.

또 이승환은 여느 때처럼 자신만의 정치적, 음악적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SNS에 글을 쓰면서 이미지가 잠식되어 안 좋았지만 이는 잘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제 SNS에 별다른 이야기를 쓸 일이 없다. 그런 세상이 왔다. 공연 쪽도 꽉 막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연을 기획하다 보면 제약이 많고 일방적인 통보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노래나 부르겠다"고 말하며 소신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가수에게 콘서트장은 자신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팬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승환은 달랐다. 자신을 지지해주는 팬들을 믿고, 모든 감정과 소신을 숨김없이 꺼내놓았기 때문. 평소와 다르지 않은, 그래서 더 멋있는 이승환의 고집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이승환의 전국투어 '공연의 끝: High End'는 오는 9~10일 수원, 16일 부산, 23일 광주, 25일 부천, 30~31일 대구까지 이어진다.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하늘이엔티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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