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막지못한 롯데의 승리
-부산 관중의 힘. LG를 상대로 시즌 2승째.비올 확률 60%. 9일 기상청에서 예보한 18시 이후의 비올 확률이었다. 이쯤되면 왠만한 관중이나 구단은 경기할 생각을 안 할 법도 한데, (특히 LG는 오늘 선발로 장문석을 내세웠다) 롯데는 경기를 강행. 결국 9일 사직에서 벌어진 LG와의 경기에서 롯데는 투수전 끝에 용병 라이언의 결승타점으로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경기전: 파격? 최준석의 5번 기용LG가 좌완 장원준을 맞이해서 3번에 클리어 4번에 마테오를 끌어올렸고, 서용빈 대신 1루수에 박병호를 기용하는 라인업으로 나왔다. 롯데는 그 동안 3-4번(사실 3-4번도 그리 강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에 비해 많이 쳐졌던 5번 자리에 각각 시즌 초 손인호. 그리고 최근 경기 조효상 마저 부진하자. 타격에는 일가견이 있는 최준석을 5번에 기용했다. 결국 최준석이 이날 3타수 1안타를 치며 어느 정도 기대에 부흥했다.
초반: 우천으로 경기 중단 하지만... 재개1회 양 팀이 삼자 범퇴로 물러나고 2회초 LG공격이 끝난 직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경기 중단의 위기가 있었다.
LG 유성민 단장- 심판진- 롯데 프런트 등이 기상청에 문의를 하고 상의를 거친 끝에 결국 19시 경에 다시 경기를 재개. 중간에 한 차례 가랑비가 더 내리긴 하였으나 그래도 경기는 계속 진행이 되었다.
3회초 LG의 공격. 선두타자 안재만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무사 1루. 8일 '만루홈런'의 주인공인 조인성이 우중간 펜스를 맞고 튀어나오는 2루타를 쳤다. 하지만, 주자로 나가있던 안재만이 슬라이딩도 하지 않는 엉성한 베이스 러닝을 한 끝에 홈에서 아웃. 이 사이 타자주자는 3루까지 안착한다.
다음 9번 권용관이 우익수 깊숙한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선취득점. 기선 제압은 LG가 성공했다.
이후 3회말에 7번 신명철이 중견수 깊숙한 2루타를 때려냈으나. 8번 강민호의 투수 땅볼. 그리고 박기혁이 삼진. 정수근이 투수 땅볼로 물러나며, 기회를 무산 시켰다.
중반: 양 팀 투수의 호투. & 5푼 타자의 괴력LG 선발 장문석도 호투를 했고, 5회초 7번 안재만 타석에 장원준을 구원한 이용훈의 경우 8번 조인성을 헛 스윙 세 개로 삼진. 그리고 9번 권용관을 148km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3구째에 또 다시 헛스윙으로 삼진을 잡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 줬다. 그리고, 양 팀에게 6회에 똑같이 기회가 찾아왔다.
먼저 기회를 잡은 LG. 2사후 클리어의 몸에 맞는 볼과 마테오 타석에 초구에 도루 성공하며 맞은 2사 2루. 하지만 마테오가 4구 째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기회를 무산 시켰다.
이어진 롯데의 반격. 1사 후 박기혁이 3루수 옆을 스치는 2루타로 만든 1사 2루 찬스. 1번 정수근이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이대로 기회가 무산 되는가 롯데 팬들의 탄식이 나오던 2사 3루 상황.
타석에 들어선 이원석은 2구 째에 우측 페어지역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리며, 동점에 성공한다.
이어 타석에 나온 타자는 전 날 까지 20타수 1안타에 5푼 용병 라이온. 오늘도 2타수 무안타였으니 진지(?)하게 대타 기용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장문석의 초구에 힘차게 방망이가 나온 라이온은 우중간에 떨어지는 역전 안타를 만들어 내며, 2:1. 승기를 롯데쪽으로 가져옴과 동시에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은 아내와 두 자식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후반: 무기력한 LG 공격. 투수력의 롯데7-8-9회 LG는 7회초 2사 후 안재만이 좌전안타를 친 것을 제외하면, 철저히 이용훈의 구위에 눌렸다. 롯데 역시 장문석의 공을 공략하는데 실패. 7-8-9회에는 양 팀 투수들의 호투가 빛났다.
결국 9회 2사 후 마테오 타석에 투입되 노장진이 마테오를 5구 째만에 헛 스윙으로 잡아내며, 시즌 2승 째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올 시즌 희망을 본 롯데, 하지만...
윤욱재 기자의 '롯데에 없는 세가지' 기사에도 언급되었듯이 롯데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리더'의 부재라고 생각 된다. 과거 김용희-최동원-김응국-이종운-박정태 등.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롯데의 스타 프렌차이즈 스타요. 리더들이 있었을 때는 우승(84-92년)도 일궈내는 등 부산 특유의 '깡'과 '근성'을 보여주는 멋진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가장 전력이 좋다는 롯데의 올 시즌. 롯데에 없는 근성-변화-리더 중에. 가장 절실한 것은 리더의 부재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또 그 리더라 함은 선수들 중에 리더만이 아니라 지도자 중에 '리더'역시 없다는 것도 간과해선 안 되겠다.
롯데의 라인업중에 정수근을 제외하면, 용병 라이언을 빼면, 거의 5년차 미만의 어린 선수들이다. 그리고, 대부분 주전으로 풀타임을 뛴 경력이 없는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 사이에 비록 은퇴하긴 했지만, 박정태 선수와 같은 리더만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롯데팬 이외에 많은 분들이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리더의 부족과 결부시키긴 그렇지만, 젊은 선수들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작전 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도 문제였다. (이 부분은 감독-코치의 작전 지시능력과 결부되어 있어 단순히 선수 탓만 하긴 쫌 그렇다.)
물론 염종석-강상수등의 노장투수들이 있다곤 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투수이고, 투수는 매 경기 출장이 불가능한 포지션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또 왁자지껄하거나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를 리드 할 수 없는 성격(조용하고 내성적)이라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서 더욱 김동수의 영입 실패가 아쉬울 것이다. 아무튼 지금 있는 야수 중에 박현승 정도가 나이나 실력등에 있어서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의 잦은 출장과 '리더'로써의 역할을 기대한다.
또 하나는 지도자 중에 '리더'의 부재다.
이 말을 들으면, " 그럼 양상문 감독은 뭐냐? " 고 물을 분이 많으실 걸로 예상하는데, 솔직히 감독으로써의 자질이 미흡하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겠지만 분업화된 야구에서 팀 전체를 경영해야하는 감독으로써는 다소 함량미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락가락하는 작전이라든가 투수교체의 미숙함 등은 그가 감독 2년차를 맞는 올 시즌 그에게 더욱더 분발을 요구하는 측면이다.
<주요선수 기록>
< LG 트윈스 >
* 장문석: 8이닝 6안타 3삼진 2사사구 2실점 패전투수
* 안재만: 3타수 2안타.
< 롯데 자이언츠>
* 장원준: 4이닝 3안타 3삼진 1사사구 1실점.
* 이용훈: 4.2이닝 1안타 1사사구 5삼진. 승리투수
* 노장진: 0.1이닝 1삼진. 세이브.
* 이원석: 4타수 1안타 1득점 1타점.
* 라이온: 3타수 1안타 1타점(결승타점)
서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