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지난달 3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은 한달 반동안 극장에서 상영되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했다.
깜짝 반전 흥행에 성공한 '범죄도시'는 673만 관객을 돌파하며 2017년 한국영화 흥행 3위와 역대 청불영화 흥행 3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범죄도시'는 마동석, 윤계상 투톱 주연들의 열연 뿐 아니라 조재윤, 최귀화 등 명품 조연들과 새로운 얼굴들이 모여 최상의 시너지를 냈다. 그 중에서도 윤계상의 오른팔로 활약한 '위성락' 진선규와 '양태' 김성규는 '범죄도시'가 발견한 원석으로 존재감을 떨쳤다.
진선규가 앞선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악역 연기로 반전을 선사했다면 특히 김성규는 그야말로 '새로운 얼굴' 그 자체였다. 그러나 양태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윤계상-진선규와 호흡하며 트리오 케미를 발산했다.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로 하여금 '양태'가 아닌 배우 김성규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드디어 최근 인터뷰에서 김성규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범죄도시' 속 날선 양태가 아닌 온화한 미소에 멋들어진 저음의 목소리는 동일인물이 맞나 의심이 될 정도였다.
김성규는 "'범죄도시'를 통해 인터뷰도 처음 해보게 됐다. 아직도 많이 어색하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며 수줍어했다. 이어서 그는 "사실 여전히 얼떨떨하다. 신기하다. 영화가 이렇게 잘될 줄은 몰랐다"라고 입을 뗐다.
"영화를 찍을 때 예감이 좋긴 했다. 형들도 이렇게 좋은 현장은 흔치 않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다. 길어야 2주 정도 갈거라 생각했다. 한달이 넘게 많은 사랑을 받은 건 관객분들 덕분이다. 정말 감사드린다"
지금의 김성규가 양태가 되기까지, 우연이 아닌 전적으로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주로 연극에서 활동해 온 그는 영화 속 양태로 변신하기 위해 눈썹을 밀고 오디션에 응했다. 그런 노력 끝에 캐스팅에 성공했고, 양태가 되기 위해 체중도 5kg 이상 감량했다.
"그 동안은 밋밋한 대사에 입체적이지 않은 캐릭터들 위주로 했었다. 그런데 양태는 다른 느낌이라 준비하면서도 마냥 신났다. 그래서 머리고 짧게 자르고 가고 눈썹도 밀었다. 나중에 분장 실장님도 그게 너무 좋았다고 하시더라. 특히 양태가 항상 배고파 보였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사우나도 많이 가고 많이 걸으면서 수척해지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김성규는 진짜 조선족 배우를 캐스팅한 게 아니냐는 평을 들을 정도로 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내 누군지 아니", "전화 아이 받니", "일 없니" 등 극중 흑룡파의 대사는 유행어가 됐을 정도.
"뿌듯하다. 배우로서 진짜 그 역할로 보일 수 있다는 건 엄청나게 감사한 일이다. 감독님께서 전략을 잘 짜셨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에겐 내가 낯선 얼굴이니까 더 몰입도를 높인 거 같다"
김성규는 조선족 말투를 익히기 위해 녹음 테이프를 계속 듣는 것은 물론 잘 때도 잘 때도 녹음 테이프를 틀어놓고 잘 정도로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김성규는 영화배우로도 도약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 나가고 있다.
"처음에 영화관에서 내 모습을 보는데 마냥 신기했다. 사실 스크린에 나오니까 많이 어색할지 알았는데 어느 순간 몰입해서 보게 되더라. 그게 신기하기도 하고 얼떨떨했다. 특히 크레딧에 내 이름이 나오니까 감동스러웠다. 다시 보고 또 보게 됐다. 벌써 세 번이나 봤다. 그래도 재밌었다. 다만 보면 볼수록 내 아쉬운 부분도 보이고 더 잘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들긴 하더라"
본인은 연신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충분히 제 몫 이상을 해낸 김성규는 '범죄도시'를 통해 관객들에게 존재감을 입증한 것 뿐만 아니라 현 소속사와의 인연도 맺게 됐다. 또 그는 일찌감치 차기작도 정해졌다. 김은희 작가의 '킹덤'에 합류하게 된 것.
"너무 좋은 기회를 또 받게 돼서 감사하다. 부담되기도 하지만 그것보단 감사함이 더 크다. 하던대로 준비도 잘 해서 열심히 하자는 마음 뿐이다. 사극이기도 하고 양태보다는 강인해야하는 캐릭터다. 이런 고민에 설레고 정신 없지만 행복하다"
마지막으로 그는 '범죄도시'와 함께한 관객들에게도 다시금 애정 어린 감사함을 전했다.
"'범죄도시' 팀끼리도 늘 하는 말이지만 감독님, 배우들, 스태프들이 뭉쳐서 영화를 열심히 만들었고, 그래서 영화가 개봉을 했고 이런 것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분명한건 이렇게까지 잘된게 어려운 상황에서 관객들이 애정을 많이 주신 덕분이다. 개봉관이 적다는걸 더 알아주시고 새로운 얼굴들도 애정어리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그저 지금 마음 그대로 늘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키위미디어그룹 / 메가박스㈜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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