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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뷰] 레알 마드리드의 'New 사냥꾼' 클라스 얀 훈텔라르

기사입력 2008.12.08 01:44 / 기사수정 2008.12.08 01:44

안경남 기자



"반 니스텔루이는 환상적인 공격수다. 그러나 나는 그와는 다른 공격수다. 나를 선택한 레알 마드리드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백곰 군단’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새로운 공격수 영입에 성공했다. 올 시즌 주포 루드 반 니스텔루이(32)가 쓰러진 이후 공격수 부재에 시달렸던 레알은 그의 대체자로 네덜란드 직속 후배인 에레디비지에의 ‘사냥꾼’ 클라스 얀 훈텔라르(25/183cm/78kg)를 데려온 것. 이미 유럽 최고의 유망주 중 한명으로 평가 받아온 훈텔라르의 영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레알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훈텔라르를 선택한 이유

우선 훈텔라르는 프리메라리가 뿐만 아니라 레알의 또 다른 목표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이 가능한 선수다. 이는 레알의 영입 목표였던 카를로스 테베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카림 벤제마(올림피크 리옹)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조건이다. 사실상 시즌 아웃을 선언한 반 니스텔루이로 인해 레알은 당장 공격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리그 우승이 전부가 아닌 레알에는 유럽 무대에서도 활약해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고, UEFA컵에 출전했던 훈텔라르는 그야말로 최적의 인물이었던 셈이다.

또한 훈텔라르는 레알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장기적 대체자로 평가 받고 있다. 30대 초반의 두 공격수, 라울 곤잘레스와 반 니스텔루이외에 마땅한 전방 공격수가 부족했던 레알은 훈텔라르의 영입으로 그 고민을 어느 정도 덜 수 있게 됐다. 레알이 이탈리아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에르난 크레스포와 안드리 세브첸코 대신 훈텔라르를 영입한 것은 분명 장기적 안목에서 탁월한 선택이다.

레알이 훈텔라르를 선택했던 마지막 이유는 적응에 있다. 제 아무리 뛰어난 공격수라 하더라고 시즌 도중에 다른 리그에 투입된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이제 소속팀 선배가 된 반 니스텔루이와 같은 대표적 성공사례도 눈에 띄지만 실질적으로 실패사례가 더 많이 것이 사실이다. 현재 레알은 ‘제2의 네덜란드 대표팀’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오렌지 전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반 니스텔루이, 웨슬리 스네이더, 아르옌 로벤, 라파엘 반 데 바르트, 로이스톤 드렌테 등 대표팀 혹은 아약스에서 손발을 맞춰 본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는 훈텔라르의 적응 시간을 단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도 평범했던 어린 시절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던 1983년 8월 12일 네덜란드 겔더란트 드렘프트에서 태어난 훈텔라는 10살이 되던 해에 데 흐라샤프 유소년 팀에 입단하며 본격적인 축구를 시작하게 된다. 어려서부터 여느 스타들처럼 특별한 재능을 뽐내진 못했지만 어린 훈텔라르는 조금씩 자신의 실력을 키워가며 꿈을 향해 전진한다. 그로부터 6년 뒤 네덜란드 명문 PSV 아인트호벤의 유소년 클럽으로 적을 옮긴 그는 19살이 되던 해 RBC 로젠달과의 경기를 통해 성인 무대 데뷔식을 치른다. 그러나 불행히는 훈텔라르에겐 로젠달과의 데뷔전이 PSV에서 가진 마지막 경기가 되고 만다. 이후 PSV의 두터운 선수층에 밀려 친정팀 데 흐라샤프로 임대되나 그곳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2부 리그로 재차 임대되는 수모를 겪는다.

2부 리그 득점왕, ‘명장’ 히딩크가 외면한 사나이

그러나 훈텔라르의 2부 리그 행은 새로운 득점 기계를 탄생시킨 계기가 됐다. AGOVV 아펠도른에 임대된 그는 무려 35골을 폭발시키며 2부 리그 득점왕에 오른다. 자신의 재능을 널리 뽐낸 훈텔라르는 PSV에 돌아와 1부 리그 재도전에 나섰으나 당시 감독을 맡고 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며 팀을 떠나게 된다. 히딩크는 헤렌벤의 경험 많은 공격수 시봉과 훈텔라르를 맞교환 시키며 향후 라이벌 팀의 공격수로 거듭나게 될 그를 미련 없이 떠나보내게 된다.

어쩌면 훈텔라르의 이적은, 선수 보는 눈이 탁월하기로 소문난 히딩크 감독의 최대 실수 중 하나일 것이다. 훈텔라르는 득점력이 폭발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헤렌벤에 새 둥지를 튼 훈텔라르는 이적 첫 시즌에 26골을 터트리며 헤렌벤을 UEFA컵에 진출시킨 것은 물론 21세 이하 네덜란드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헌터’라는 자신의 별명을 네덜란드 전역에 알리기 시작한다.

네덜란드 최고 명문 아약스를 선택한 ‘사냥꾼’

훈텔라르의 득점포는 시즌이 바뀐 뒤에도 변함이 없었다. 2005/06시즌 전반기에 17골을 터트린 그는 아약스, 페예노르트, AZ알크마르 등 에레디비지에의 내로라하는 명문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게 된다. 결국 그는 이적료 9백만 유로(약 140억원)에 네덜란드 최고 명문 아약스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불과 1년 6개월 전 PSV의 버림을 받았던 젊은 공격수가 일약 네덜란드 최고 공격수가 되어 라이벌 클럽 아약스에 입단하는 순간이었다.

훈텔라르는 아약스 입단 첫 해 자신의 친정팀 PSV에 통쾌한 복수를 성공한다. KNVB컵 대회 결승에서 PSV와 만난 그는 득점 성공하며 아약스의 16번째 컵대회 우승을 이끈 것. 자신을 내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 준 것이다. 아약스 유니폼을 입고 후반기에도 16골을 터트린 훈텔라르는 33골로 당당히 리그 득점왕에 오르면 본격적인 ‘사냥꾼’의 시대를 열기 시작한다.

이후 훈텔라르는 매 시즌 30골이 넘는 득점포를 가동하며 자신이 왜 네덜란드 최고 공격수인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린 훈텔라르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엔트리에서 제외된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공격력 난조로 인해 16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고, 21세 이하 대표팀에 승선하게 된 훈텔라르는 대회 득점왕과 함께 우승을 이끌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빅 리그 입성에 성공한 네덜란드産 득점 기계

자연스레 유럽 명문클럽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 훈텔라르의 빅리그 이적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러나 팀의 이적 불가 방침과 함께 새로 부임한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의 절대적 신임 속에 또 한번 잔류를 선택하며 빅 리그 이적을 미루게 된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곳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공격수 부재에 시달리고 있던 레알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 온 것. 유럽 최고 클럽의 제의를 받은 훈텔라르는 그들의 제의를 거절하기 힘들었고, 결국 오랫동안 꿈꿔오던 빅리그 진출에 성공하게 된다.

“오랫동안 꿈꿔오던 일이다. 하루 빨리 팀에 합류해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 훈텔라르가 입단식에서 밝힌 소감이다. 최근 네덜란드 득점왕 출신들의 빅리그 실패가 잦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사냥꾼’ 훈텔라르가 ‘백곰 군단’ 레알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줄 수 있을지 그의 발끝을 주목해 보자.

[사진=클라스 얀 훈텔라르 ⓒ레알마드리드 구단 홈페이지]



안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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