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xportsnews.com/contents/images/upload/article/2017/1106/1509966966380464.jpg)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여기 원래부터 모자(母子)였던것처럼 다정한 선후배 배우가 있다. 영화 '채비'(감독 조영준)를 통해 엄마와 아들을 연기하게 된 고두심과 김성균이 그들이다.
극 중 두 사람의 관계는 보통 모자 관계가 아니다. 정신이 7살 수준에 멈춘 지적 장애인 인규(김성균 분)와 그를 30년 간 돌봐 온 엄마 애순(고두심)은 말 그대로 서로에게 서로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더 애틋하고 더 가까워 보였다.
어려운 상황, 어려운 연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고두심이 '채비'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김성균 때문이었다. 올해로 연기 경력 45년, 무수히 많은 연기자들을 봐 온 고두심이지만 그에게 김성균은 신기한 배우다.
"김성균은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처음 봤다. 처음에는 삼천포 캐릭터로 처음 봤는데 진짜 잘하더라. 그런데 그 배우가 바로 다음 작품에서 아버지 역할로 나오는 걸 봤다. 그것도 정말 잘 하길래 신기했다. 그래서 이 배우랑 한 번은 꼭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이번 작품에 등장한다는 말을 듣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대본을 먼저 읽었는데 인규 역할을 연기하는 김성균의 모습이 잘 그려지더라."
그러나 여기에는 극 중 장녀 문경으로 출연한 배우 유선의 농간이 있었다. '채비' 대본을 가장 먼저 받은 유선은 당시 촬영 중인 드라마에서 모녀지간으로 만난 고두심에게 대본을 건네며 '꼭 엄마가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이후 고두심이 출연을 망설이자 고두심에게는 '김성균이 아들로 나온다'고 이야기했고, 김성균이 망설일 땐 '고두심 선생님이 엄마로 나온다'고 꼬셨다고 했다.
김성균은 "그렇게 절묘하게 하게 됐는데 .첫 촬영장에서부터 호흡이 짝짝 맞았다. 그렇게 호흡이 잘 맞아서 정말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고두심에게 신기한 배우였던 김성균. 실제로 연기를 해 본 다음에는 어떻게 생각이 바뀌었을까. 그는 "흐트러지지 않을 배우, 실망을 끼치지 않을 배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작품 하나만 해봐도 그런 인품이 느껴져서 좋았다. 사람은 시시각각으로 변할 수 있지만 성균씨는 변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김성균을 평했다.
![](https://image.xportsnews.com/contents/images/upload/article/2017/1106/1509966987758173.jpg)
그렇다면 김성균이 직접 느낀 고두심은 어떤 배우였을까. 김성균은 "선생님께 많이 배웠다. 배우는 어떻게 사람을 대해야 하고 어떤 성품을 가져야 하는 지 배웠다"며 "정말 솔직하신 분이더라"고 운을 뗐다
"등산로에서 촬영하고 있으면 지나가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많이 알아보고 다가오신다. 바쁜 촬영 스케줄에 그렇게까지 응대를 잘 해주시는 분은 처음 봤다. 일일이 다 인사해주시고, 사진 찍어주시고, 악수도 다 해주신다."
이를 듣던 고두심은 "그렇게 안 하면 미움받는다"며 "나는 생긴 게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머니 느낌이라, 사람들이 더 친근해하는 것 같다. 그 기대를 벗어나면 실망을 하시는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고 보면 72년에 데뷔한 고두심은 80년대를 '전원일기'로 보내며 국민 큰며느리로 살았고, 90년대부터는 엄마 역할을 맡으며 국민 엄마로 살았다.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몇 안 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두심을 알고 있고 사랑한다는 뜻이다.
고두심은 "국민 엄마라는 말에 어깨가 무겁다. 국민 맏며느리로서도 무겁게 살아왔다. 국민이라는 수식어는 나를 꼼짝 못 하게 만든다. 그 정도 말을 들을 사람도 아니다. 겸손한 게 아니라 정말 그렇다"고 그 수식어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말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더홀릭컴퍼니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