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50부작 주말드라마를 끝낸 배우 김지훈은 한결 여유로운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그러면서도 역할에 대한 감정은 여전히 남아있는 듯했다. “감정이 깊은 인물을 연기하다 보니 6개월이 더 길게 느껴졌다”며 소회를 털어놓았다.
김지훈은 5일 종영한 MBC ‘도둑놈 도둑님’에서 법과 원칙이 최우선이며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한준희를 연기했다.
“감정이 깊은 인물이어서 그 끈을 쥔 채로 긴 시간이 흘렀어요. 같은 6개월이어도 더 길게 느껴진 것 같아요. 끝나고 나니 홀가분해요. 많은 사람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역할이 됐으면 좋겠어요.”
마지막회에서 윤중태(최종환), 최강규(김준원), 윤화영(임주은)은 체포됐다. 스스로 J라고 밝힌 장돌목(지현우)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천문그룹의 주식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장돌목과 강소주는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다.
“기존의 주말 가족드라마 선에서 무난하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어요. 나쁜 놈은 벌 받고 좋은 놈은 잘 살았다는 느낌으로요. 개인적으로 약간 아쉬운 부분이라면 반전 결말이었으면 더 크게 기억에 남지 않을까 해요. 윤중태(최종환)는 끝까지 도망가고 한준희가 마지막에 잘못되고 돌목이는 슬퍼하는 식이요. 돌목(지현우)이 분해하고 복수를 다시 다짐하면서 끝나면 어떨까 했어요.”(웃음)
평소에는 이성적이지만 내면에는 아픔을 간직한 인물이었다. 돌목을 구하려다 차에 치여 죽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물론 아버지를 향한 원망, 아버지가 어린 시절 데려온 돌목에 대한 애증까지 다양하다. 이후에는 ‘J’인 동생 돌목과 합심해 일권(장광)과 윤중태를 압박하는 모습으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웬만하면 가족에게 돌아갈 텐데 독해요. 거창한 마음으로 집을 나가도 돌아오는 게 가출인데 꿋꿋이 견뎌내는 집념의 사나이죠. 고아원을 전전하다 사법고시에 패스하고 검사가 되고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됐을 때 엄청난 감정의 폭풍이 휘몰아칠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아버지를 다시 만나는 장면, 돌목과 해후하는 장면 등에 부담이 있었어요. 어마어마한 감정을 채워내야 하는 부담이요. 열심히 대본에 의지해서 감정을 유지하려고 했어요. 아역들의 스토리를 보면서 감정에 신경을 써서 연기했는데 다행히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많이 표현된 것 같아요.”
김지훈은 앞서 인기 주말극이었던 ‘결혼의 여신’, ‘왔다 장보리’ 등에서 검사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확실히 다른 검사였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기구한 삶을 산 검사에요. 그 정도면 인간극장이라고 봐야 하죠. (웃음) 도둑질하는 아빠를 버리는 등 구구절절하고 감정의 골이 깊어요. 감정적인 부분에서 다른 작품에서의 검사와 차별화되는 뭔가가 나왔어야 했어요.”
검사 역할을 보다 잘 구현하기 위해 패션, 헤어스타일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캐릭터를 설정할 때 검사라는 직업은 표현이 한정적이에요. 갑자기 염색하거나 웨이브, 장발을 할 수 없고 정장도 입어야 하고요. 촐싹 맞거나 느끼하게 말할 수 없어요. 90%는 제 옷이었어요. 아저씨 같은 핏으로 상의는 루즈하고 바지통은 넓게 했어요. 컬러도 단색으로 딱딱한 느낌을 줬고요. 검사가 너무 세련되면 안 될 것 같았거든요.
역할에 맞지 않는 스타일을 했을 때 시작하기 전부터 깨고 들어가는 것 같아요. 조금이나마 사람들이 진짜 검사라고 생각하게 하고 싶었어요. 가벼운 신에서는 연한 핑크 셔츠를 입고 수사할 때는 청렴해보이게 푸른색을 입었고요. 헤어스타일도 어설프면서도 내추럴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제가 직접 만졌어요. 크게 두드러지지 않더라도 나름 차별화를 두려고 신경 썼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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