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프로야구 뚜껑이 열렸다. 일단 시즌 전 그리고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예상했었던 우려가 현실이 된 팀도 있었고, 강점을 확실하게 드러낸 팀도 있었다.
8개구단 올 시즌 전망을 주말동안 있었던 16경기를 통해 간단히 분석해 본다.
제 1경기: LG vs 두산
- 두 팀의 공통 숙제 '미들맨+마무리'
일단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양팀의 대결이라고는 하지만 라이벌전 특유의 '피 터지는' 경기가 이어졌다. LG는 초반 분위기를 잡고도 경기 중반 두산에게 흐름을 빼앗기고 나면 좀처럼 추격의 발판을 마련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선 LG의 가장 문제는 마운드로 보인다. 타격은 마테오-클리어 두 용병이 버티고 있다. 또한 박병호-정의윤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다고 해도 기존의 이병규-박용택-박경수 등의 타선은 상당히 짜임새가 있는 듯 하다. 이종열-정의윤-이성열 등의 대타진도 수준급에 달하는 선수들이다.
다만 투수진, 특히 중간계투진이 구멍으로 평가된다. 선발이야 장문석-진필중-김민기-최원호-김광삼 등으로 어느 정도 무난한 선발진이라 할 수 있겠지만 유택현-서승화-우규민-경헌호-정재복-박만채-장진용 등이 이끌 계투진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소위 말하는 '중간 ACE'가 절실한 상황에서 그런 역할을 누가 맡을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경기였다.
마무리를 맏게될 신윤호도 마찬가지다. 15승-18S를 올리며 전성기를 누렸던 2001년 만큼은 아니라도 가장 빼어난 구위를 자랑하며 마무리를 꿰찬 그가 두산전 위기상황에서 등판해 난타당한 장면은 다시금 되짚어봐야 할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이승호의 조기 복귀와 이동현의 빈자리만 더 커보일 뿐이다.
제 2경기: 롯데 vs 삼성
- 롯데의 시범경기 1위는 돌풍을 뿐일 것인가??
18 대 2. 두 경기에 양팀이 뽑은 점수다.
삼성에 입장에선 더도 말고 이번 개막 2연전 같음 했을 것이고, 롯데 입장에선 타선 보강이 절실한 지상과제임이 분명해졌다.
일단 양팀의 투수진은 선발-중간-마무리에서 상당히 짜임새가 있는 듯 했고, 실제 경기에서도 몇몇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롯데의 경우 비록 2차전 장원준-강상수-주형광등이 상당히 부진 했으나 이에 거는 기대에 비하면 고작 한 경기를 가지고 평가할 수 없다. 다만 문제는 타격이다.
롯데의 경우 클린업을 이루었던 라이온-이대호-최준석-김승관의 총 타율이 0.083에 그쳤다. 양준혁-심정수-김한수가 0.532를 기록한 삼성에 비해 너무 빈약한 타격이다. 또한 하위타선에 처질 강민호-박경진-박기혁 등의 활약을 볼 때 올 시즌 역시 롯데는 하위타선의 타격에 따라 일희일비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 했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정수근과 이원석의 '테이블세터'진이 어느 정도 타격감을 조율 하는 듯 하다. 그들이 출루해서 내야를 흔들어준다면, 클린업 역시 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란 작은 희망을 보여준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제 3경기: SK vs 현대
-역시나 강했던 SK. 뭔가 안 풀리는 현대.
1차전 5:5. 2차전 6:4 SK 승리.
SK는 1차전 선발이었던 김원형이 제 몫(3.1이닝 4실점)을 못해줬을 뿐. 2차전 선발이었던 산체스나 계투진이 상당히 짜임새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올 시즌 삼성을 위협할 제 1세력임을 보여준 경기였다.
타격에서도 두 경기에서 김재현이 10타수 4안타에 홈런 1개 포함 4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고, 투수진에서는 산체스가 6이닝 6안타 2실점. 조웅천 3.2이닝 무실점을 비롯. 카브레라 3.1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그리고 지난 시즌 우승팀 현대를 맞이해서 2차전의 경우 8회 1점-9회 1점을 내주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도 잘 틀어 막았다.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짜임새 있는 야구로 돌풍을 잃으킬 것 같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 했다.
반면 현대는 작년 피어리 만큼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켈러웨이가 일단 1차전에선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타석에서도 이숭용-송지만-정성훈등을 제외하곤 빈타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박진만-심정수가 나갔다고 해서 와르르 무너질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이다.
제 4경기: 한화 vs 기아
-양 팀의 전형적인 색깔로 1승 1패를 주고 받음.
일단 1차전의 경우는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데이비스가 6타수 4안타 4타점. 김태균이 4타수 2안타 2타점. 김수연이 5타수 3안타를 기록하는 등 장단 16안타로 13점을 뽑아. 리오스를 선발로 내세우면서 필승의지를 보인 기아를 홈에서 초토화 시켰다.
또한 꾸준히 한화의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송진우는 7이닝 6안타 3실점(2자책)으로 올 시즌도 변함 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이어진 2차전에서는 반대로 든든한 마운드를 자랑하는 기아가 이종범(3타수 2안타), 김상훈(4타수 2안타 결승 3점홈런) 등을 앞세워 데이비스(4타수 2안타)와 백승룡(3타수 2안타)등이 분전한 한화에게 4:2로 승리를 거두었다.
김진우와 입단 동기로 계약금 5억을 받고 입단한 강철민은 4년 동안 통산 20승 25패 방어율 5.22에 그치는 활약을 보였지만 이날 7.1이닝동안 6안타 2실점하며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변함없는 노장 이강철-신용운 역시 깔끔한 마무리로 한화 타선을 7안타로 막아냈다.
한화 입장에서는 1-2차전 연속 등판한 정병희(3이닝 무실점)-차명주(1.1이닝 무실점)를 앞세운 상황에서 권준헌이 돌아올 때까지 지연규-오봉옥 등으로 돌아가며 맡는 마무리 형태가 그나마 한 줄기 희망을 제시한 2연전이었다.
이상으로 1-2차전으로 본 8개 구단의 분석이었다. 과연 이 분석이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명언을 다시금 상기시켜줄 것인지. '야구는 9회말 투아웃 부터'라는 야구 격언을 증명할 것인지는 앞으로 남은 124경기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