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2.01 02:02 / 기사수정 2008.12.01 02:02
맨유는 30일 밤(한국시간)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09 FA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에서 전반 42분 터진 루니의 개인통산 100호골이자 결승골에 힘입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 1-0 신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맨유는 8승 4무 2패(승점 28점)를 기록하며 선두 추격에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날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더비전의 중요성 때문인지 비교적 안정적인 전술을 택했다. 우선 최전방에는 부상에서 갓 회복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루니를 배치했고 좌우 측면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박지성을 포진시켰다.
중원은 안데르손 대신 대런 플래쳐가 마이클 캐릭과 짝을 이뤘다. 후방은 90년생 라파엘 다 실바가 선발 출전한 가운데 리오 퍼디난드-네만야 비디치-파트리스 에브라가 포백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넘버원 골리 반 데 사르가 지켰다.
최근 주로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해 온 박지성은, 이날 역시 라파엘과 짝을 이뤄 오른쪽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주로 왼쪽이 활동 무대인 호비뉴를 수비력이 뛰어난 박지성이 적절히 커버하기 위해서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호날두와 자주 위치를 바꾸긴 했으나 경기 초반 박지성의 적극적인 커버 플레이는 호비뉴의 활동량을 제약시키는데 큰 도움이 됐다.
맨유에게 이번 경기는 단순히 더비전을 떠나 본격적인 우승 경쟁을 위해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다른 팀들에 비해 한 경기를 덜 치르긴 했으나 첼시와 리버풀이 앞서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패배는 치명적인 까닭이다.
그 때문인지 맨유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플레이를 펼쳤다. 최대한 개인플레이를 자제하는 대신 패스를 통해 볼 점유율을 높이려 했다. 발재간이 좋은 호날두도 무리한 일대일 돌파 대신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캐릭과 베르바토프의 패스 전개는 주도권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같이 퍼거슨 감독이 지시한 철저한 팀플레이는 박지성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해줬다. 평소 박지성은 개인기가 좋은 팀 동료들의 화려한 플레이에 지나치게 이타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중요 경기에 주로 출전하고 있는 박지성의 안정성은 맨유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시켜주고 있다. 이는 박지성보다 공격력이 좋은 나니가 최근 주전경쟁에서 밀린 이유이기도 하다.
박지성의 이러한 장점이 더욱 빛난 시점은 후반 67분 핸들링 반칙으로 호날두가 퇴장당한 이후부터였다. 20여분 이상이 남은 시점에서 수적 열세에 놓인 맨유는 루니를 측면으로 내린 뒤 수비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반면 맨시티는 미카 리차즈를 빼고 아스날전에서 골을 터트린 톰 스터리지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위기의 상황에서 박지성은 수비에 중점을 둔 가운데 역습 시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험 지역에서 최대한 파울을 자제하며 수비수 못지않은 멋진 태클로 엘라누의 볼을 빼앗는 등 자신이 왜 맨유에 필요한 선수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물론 아쉬움도 남는다. 두 차례 득점 찬스에서 한 박자 늦은 슈팅 타이밍으로 시즌 2호 골을 터트리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역습 시 공격에 가담하는 횟수와 문전 쇄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리그에서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지만 이번에도 기대하던 시즌 2호 골을 터지지 않았다. 그리고 도움과 같은 공격 포인트도 없었다. 하지만, 박지성은 자신만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며 '맨체스터 더비' 승리의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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