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4월 2일) 잠실에서는 2005 프로야구 개막전이 두산과 LG트윈스의 라이벌전으로 치뤄지고 있었다. 올해부터 바뀌어진 방식에 따라 흥미를 유발할수 있는 잠실 라이벌전이 벌어진 것이다.
한지붕 두가족인 양팀의 개막전은 올해 300만 관중동원에 나선 KBO의 첫번째 작품이다. 하지만 올 한해도 혹시나 하는 물음표를 달고다녀야 할 것 같다. 4개 구장 총 관중 47000명. 잠실구장 17000명. 예전의 프로야구의 인기가 아닌 것이 실감난다. 야구 열기가 식었던 작년에도 개막전만큼은 대부분 만원이었는데 올해는 대구 구장뿐이었다.
각팀간의 실력차가 많이 줄었기에 흥미진진할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대감 뿐이었다. 특히 개막전에서의 LG트윈스는 감독과 코칭스텝의 자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의문을 가지게 했다.
LG는 두산을 맞아 1회초 박용택의 안타와 도루에 이은 클리어의 적시타로 간단히 선취점을 올리고 기분좋게 출발을한다. 하지만 1회말 선발 장문석의 가운데 몰리는 피칭으로 인해 김동주,홍성흔에게 연속으로 적시타를 맞고 4점을 내줘 가볍게 4:1로 두산이 앞서 나간다. 그러나 이후 기회를 살리지 못한 LG는 결국 18개의 안타를 몰아친 두산에게 5-14라는 9점차 패배를 당하고 만다.
이날 경기의 분수령은 3회초 LG트윈스의 공격이었다. 트윈스의 쉬어가는 타순으로 불리던 하위타선에서 활력을 넣어 주었다. 박병호의 사구와 권용관의 안타 그리고 박경수의 사구로 1사 만루가 된 상황. 타석에는 첫타석에서 안타를 날린 박용택. 그리고 뒤로 이어지는 마(마테오)이(이병규)클(클리어)로 이어지는 지그재그 타선. 하지만 여기에서 박용택은 2루 땅볼 병살타로 기회를 마무리 한다.
이때 박용택의 안타가 터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적어도 박용택 선수가 잡아당기지않고 밀어쳤더라면 최소한 밀어치는 팀베팅이 되었을 것이다. 반면 두산이 1회에 점수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팀 베팅이 있었다. 선두 전상열의 안타도 그렇고 김동주,홍성흔 모두 밀어치는 타격으로 점수를 낸 것이다. 물론 첫 게임이고 감각의 차이도 있었겠지만 박용택이란 선수에게 그 정도쯤은 기대할수 있는 실력이 있기에 더욱 더 아쉬움이 남는다.
박용택이 공격의 최악수였다면 수비에서의 최악의 수는 포수 조인성 선수의 리드였다. 하드웨어의 우수함을 극복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컸다. 그에게는 좀더 현란한 리드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후반 교체된 이성열 선수의 가망성 때문에 그가 무조건 주전포수라는 것도 무색해졌다.
좌타자로서의 지그재그 타선에도 좋고 타격감 또한 조인성 선수를 능가하는 이성열이기때문이다. 따라서 조인성이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한다면 벤치멤버 전락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경기의 패배에 대한 모든 것을 이 두선수에게 책임을 돌릴수는 없다. 책임은 결국 감독이 져야 한다. 이순철 감독은 시즌전 공격력 강화를 위해 용병선수를 모두 타자로 영입했다. 하지만 LG팀의 투수력은 생각치도 않고 공격력만 높인다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우선 점수를 내주고 쫓아간다. 왠지 논리에 맞지도 않고 효율도 없다. 실제로 이날 나온 LG의 투수들은 의욕도 없어보였고 투지도 없어보였다. 또한 선수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구심점을 찾는 것도 시급해 보였다. 야구는 결코 혼자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점을 감독은 명심했으면 한다.
물론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개막전이 가지는 중요성은 다시 한번 상기해봐야 할 것이다.
김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