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설경구와 최희서가 대종상영화제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최희서는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이례적인 결과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올해 작품 속에서 이들의 활약에 비춰봤을 때, 수상 결과에는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배우 신현준과 이정아의 사회로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이 TV조선의 생중계 속에 진행됐다.
가장 관심을 모은 시상 부문 중 하나는 남녀주연상이었다. 남우주연상 후보로는 설경구('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송강호('택시운전사'), 이제훈('박열'), 조인성('더 킹'), 한석규('프리즌')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설경구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 5월 개봉한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한재호 역으로 관객을 만난 설경구는 패셔너블한 모습과 함께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연기로 영화의 흥행 여부와는 상관없이 수많은 팬덤을 이끌며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실제 이날 현장에는 수많은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팬들이 자리해 인기를 실감케 했다.
"'불한당'이 후보에 많이 올랐는데 수상이 안 돼서 많이 속상했다. 그런데 이렇게 상을 타게 됐다"고 뿌듯해 한 설경구는 "하나 건졌다"며 특유의 거침없는 말투로 기쁨을 표해 환호를 이끌어냈다.
시상식 의상도 영화 속에서 입었던 수트를 입고 왔다고 말한 설경구는 "그 때가 많이 생각난다"며 변성현 감독과 임시완 등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솔직한 소감도 덧붙여졌다. 설경구는 "나이가 들수록 꺼낼 카드가 많이 없는데, 더욱 노력하겠다. 제가 15년 만에 대종상 무대에 서게 됐다. 3초만 폼을 잡겠다"면서 양 팔을 펼쳐 보여 다시 한 번 많은 박수를 받았다.
여우주연상 후보로는 공효진('미씽- 사라진 여자'), 김옥빈('악녀'), 염정아('장산범'), 천우희('어느날'), 최희서('박열')가 올랐고, 최희서가 수상했다.
신인상에 이어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는 이례적인 수상의 주인공이 된 최희서는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지, 더 흥행할 수 있는 작품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같은 마음으로 매 순간 진실된 연기를 할 수 있는, 진정한 과정을 밟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항상 흥행하는 작품만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연기가 항상 감동을 드릴 수 없겠지만 과정이 꾸준하고 진실 되고, 포기하지 않아서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감동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진심을 전한 신인상 수상소감과 이어지는 부분이었다. 지난 해 '동주', 올해 '박열'로 더욱 주목받았지만 최희서는 2009년 '킹콩을 들다'로 데뷔해 꾸준히 연기를 이어 온 배우이기도 하다.
또 설경구가 '3초만 폼을 잡겠다'고 말한 것을 따라하며 '박열'에서 코를 찡긋했던 표정을 다시 보여줘 현장에 웃음을 전하기도 했다.
설경구와 최희서의 남녀주연상 수상은 분명 영화의 흥행 성적, 또는 데뷔 이후의 시간이나 인지도와는 거리가 먼 부분이었다. 수상 결과에 대한 다른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는 여지 역시 얼마든지 만들어 질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오롯이 이들의 작품 속 연기만을 놓고 봤을 때 이들에게 돌아갈 남녀주연상 가치는 충분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TV조선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