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마무리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지난 5월 열린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며 안타까움을 더한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에 대한 전 세계 수많은 영화인들의 마음이 부산에 모였다.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22회를 맞이한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영화제의 기반을 닦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출장 중이던 프랑스 칸에서 향년 57세로 숨을 거뒀고, 수많은 영화인들이 그를 추모하며 마음을 전했다.
이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아시아 영화의 창'에 초청된 월드프리미어 영화를 대상으로 지석상을 신설했고, 아시아 독립영화인의 네트워크를 지원할 플랫폼부산 프로젝트도 만들어졌다.
12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특별 영상이 상영되며 부산국제영화제에 남아있는 그의 존재감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개막식에서 한국영화 공로상을 받은 크리스토프 테어헤히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집행위원장은 "내게 한국영화에 대한 비전을 갖게 해준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수상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시작 전, 스크린에는 'In Loving Memory of KIM Jiseok(김지석을 추모하며)'라는 문장이 전해지며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전세계 영화인들의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향한 추모의 메시지도 이어졌다.
뉴 커런츠 심사위원 바흐만 고바디는 "돌아가신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추모하는 의미로 왔다"면서 "그는 단순히 영화계 사람이 아니라 오랜 친구였다. 타계 소식을 듣고 굉장히 슬펐다. 훌륭한 비전과 아시아 영화 선정에 있어서 안목을 가지고 있다. 모든 사람을 친절하고 동등하게, 마치 형제자매처럼 대했고 또 겸손했다. 모든 영화인에게 특별한 분이다. 영화제의 심장 같은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고인이 관심을 가져줬던 영화 '빛나는'을 부산에서 상영하게 돼 기쁘고, 한편으로는 안타깝다"고 말했다.
폐막작 '상애상친'을 연출한 실비아 창 감독도 기자회견에 앞서 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를 언급하며 "부산에 와서 굉장히 기쁘다. 동시에 굉장히 아프기도 하다. 몇 달 전까지 계셨던 김지석 선생님이 이제 계시지 않는다. 김지석 선생님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영화를 통해 따뜻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복잡한 마음이지만, 이 영화를 폐막작으로 가져올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다시 한 번 고인을 되새겼다.
지난 15일 오후 4시부터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김지석의 밤' 행사에서는 고인을 기리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추모 행사를 가졌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고인의 유족에게 직접 보관문화훈장을 추서했으며,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한 고인의 발걸음을 담은 책 'Remembering Kim Jiseok'이 배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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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