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개막 이후 한 달을 채 넘기지 않은 가운데 2008-2009프로농구는 지난 21일을 끝으로 1라운드가 종료되고 주말부터 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종료된 1라운드는 총 181,593명의 관중이 입장해 이전 시즌 1라운드 대비 7.63%의 관중 증가세를 보이며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다. 점점 본격화되는 순위 경쟁을 발판 삼아 프로농구가 인기 스포츠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전주 KCC는 이번 주부터 기존 외국인 선수였던 브라이언 하퍼를 칼 미첼로 교체하며 이번 시즌 도중에는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기도 했다. 그간 몇몇 팀의 외국인 선수가 교체되는 진통을 겪었으나 이는 모두 시즌 시작 전에 단행된 결과였다. 이외에도 일부 팀의 '외국인 선수 교체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
한 주간 각 팀들의 추세를 살펴보면 1라운드부터 시작된 연승의 기세를 계속 이어간 팀도 있었고, 연패의 사슬을 끊지 못하는 팀도 있었다. 무엇보다 초반부터 선두권을 형성하며 강팀의 이미지를 굳혔던 원주 동부와 KCC는 이번 주 고전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반면에 꼴찌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듯했던 부산 KTF는 승승장구하며 중위권 도약까지 노리고 있는 상태다.
유난히도 이변이 많아 예측이 무의미했던 지난 한 주의 프로농구를 되돌아본다.
▲KTF, 파죽의 3연승…'꼴찌는 잊어라'
이변의 선두 주자는 바로 KTF였다. 비록 1라운드는 2승 7패를 기록하며 서울 SK와 공동 최하위로 마무리했지만, 2라운드는 달랐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상승세의 울산 모비스를 잡아내며 '반란'을 예고했던 그들은 2라운드가 시작된 주말 2연전에서 내리 연승하며 이제는 창원 LG와 인천 전자랜드의 공동 7위 그룹을 사정권 내에 포착했다.
지난주 KCC와의 3차 연장 패배 이후 주춤했던 안양 KT&G 역시 조직력을 재정비하고 완벽히 살아난 모습으로 공동 1위까지 올라섰다. 3연승 후 2연패, 그리고 다시 4연승을 달리며 분위기를 높이고 있다. 특히 아킬레스건과도 같았던 원정 연패마저 끊어내며 원정 2연승.
서울 삼성과 대구 오리온스 역시 2승 1패의 상승세 속에 한 주를 마감했다. 특히 삼성은 이번 주에만 챔피언 동부를 연달아 두 번 잡아내는 쾌거를 이뤘다. 테렌스 레더가 건재한 가운데 이규섭이 외곽포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오리온스도 부상으로 빠졌던 김승현이 돌아오며 한숨 돌린 상태다.
모비스는 3연승을 달리던 지난 20일 KTF에게 덜미를 잡히며 기세가 한풀 꺾이는가 했지만, 2라운드 첫 경기에서 KCC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승리하며 1승 1패로 균형을 잡는 데 성공했다. 오는 25일 또 다른 높이의 강자인 동부와의 맞대결이 이어져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란히 1승 2패, 고개 숙인 '거인들'
'거함' 동부와 KCC는 나란히 1승 2패로 침체를 겪었다. 동부는 삼성에게만 1, 2라운드에서 내리 2패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KT&G에게 공동 1위 자리를 내줬다. KCC는 LG를 잡아내고 한숨 돌리는 듯했으나, 모비스와 돌풍의 KTF에게 연달아 패하며 주저앉고 말았다. 6승 5패로 공동 4위. 새로 교체한 칼 미첼의 경기 감각이 올라오는 것이 급선무다.
전자랜드는 1승 1패를 기록하면서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치고 올라오는 팀이 없었던 지난주까지와는 달리 KTF가 3연승을 달리면서 이제는 뒤마저 불안해졌다. 리카르도 포웰과 도날드 리틀의 용병 듀오는 믿음직하지만, 들쭉날쭉한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은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어있다.
LG와 SK는 나란히 3연패로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LG는 전자랜드와 함께 공동 7위. 지난주 조금씩 살아나는 듯했던 아이반 존슨은 다시 '그저 그런' 수준이 되었고, 오히려 브랜든 크럼프의 분전이 돋보이는 상황. SK는 김태술 복귀 이후에도 여전히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동지(?)였던 KTF마저 치고 올라갈 기세여서 쓸쓸함마저 감돈다.
▲서장훈 1만 득점 '대기록' 달성
KCC의 서장훈은 지난 19일 드디어 통산 1만 득점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팀도 LG를 상대로 승리하며 기쁨이 두 배였다.
통산 1만 득점은 KBL 최초의 대기록이다. 지난 98-99시즌 데뷔한 서장훈은 7년 연속 평균 20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국보급 센터'로서 명성을 이어왔다. 부상을 겪으며 평균 득점이 많이 떨어지고 움직임도 둔화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한국 농구의 주축 선수로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가 1만 득점을 기록하는 순간, 상대팀 선수들과 홈 팬들 모두 기립 박수를 보내며 기록 달성을 축하하는 멋진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11시즌 동안 꾸준한 기량을 과시하며 쌓은 그의 금자탑은 앞으로도 프로농구 역사에 길이 남을 전망이다.
▲위클리 MVP : 테렌스 레더(서울 삼성) 3경기 평균 28.3득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
이번 주 MVP는 개막 이래 현재까지 엄청난 활약을 이어가며 삼성의 골밑을 지탱하고 있는 테렌스 레더로 선정했다. 최근 이규섭의 외곽포가 가동되기 이전까지 삼성의 공격을 거의 홀로 전담하다시피 했고, 지금도 물론 없어서는 안 될 팀의 핵심적인 선수이다. 29.18점으로 전체 평균 득점 2위, 12.45개의 리바운드로 전체 1위를 기록 중인 그는 지난 시즌에 이어 소속팀 삼성에 '재계약 효과'를 톡톡히 안겨주고 있다.
그의 변함없는 활약과 함께 국내 선수들의 공격 가담이 살아나며 삼성은 2승 1패로 비교적 성공적인 한 주를 보냈다. 이규섭의 부상 공백이 걱정되었던 시즌 초반을 무사히 넘겼고, 특히 최강으로 일컬어지는 동부를 상대로만 2연승하며 '천적 관계'를 형성할 태세라 그 기세는 만만찮을 전망이다.
KTF의 제임스 피터스는 주간 평균 21득점, 6.3리바운드에 스틸 3개로 역시 '만점 활약'을 펼쳤다. 팀은 3연승. 22일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31득점을 폭발시켰고, 23일 KCC와의 경기에서는 종료 7초 전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중요한 순간에서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최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