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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정규시즌①]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역대급 순위 경쟁

기사입력 2017.10.04 08:42 / 기사수정 2017.10.04 08:42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잔여경기에 돌입하기 전까지 1위, 3위, 심지어 5위도 확정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진 시즌이었다.

KBO리그는 3일 최종전을 끝으로 2017 페넌트레이스의 문을 닫았다. 이번 시즌 역대 최다 관중이 야구장을 찾아 프로야구를 즐겼다. 많은 요인이 있었지만, 끝까지 팬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1등 공신은 치열한 순위 경쟁이었다.

▲KIA-두산, 끝까지 알 수 없던 선두 경쟁

전반기 2위와의 격차 큰 1위였던 KIA는 후반기 5할에 미치지 못하는 승률을 기록하며 막판까지 매직넘버를 지우지 못했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KIA는 강력한 1위 경쟁자였던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를 완파하며 선두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점이던 타선이 후반기 주춤했고, 본래 약점이던 불펜의 흔들림이 여전해 위기감이 고조됐다. 심지어 잔여경기 들어선 후에도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심지어 지난 1일 kt를 상대로 2-20이라는 충격적인 점수 차의 패배를 당하며 기세가 꺾였다.

반면 두산은 4월의 악몽을 딛고 일어났다. 초반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은 응집력으로 하위권에 위치했으나, 5월부터 차근히 올라섰다. 마이클 보우덴의 부상 회복 후 복귀로 선발진이 완전체가 됐고, 여기에 함덕주의 눈부신 성장이 더해져 '판타스틱 5'를 완성했다. 불펜에서는 후반기 김강률의 크레이지 모드가 이어졌다.

분명 위기도 있었다. 주전 우익수 민병헌과 포수 양의지가 사구로 부상을 입고 한 달 가량 자리를 비웠다. 내야수 김재호, 오재원 역시 시즌을 꾸준히 치르지 못했다. 그러나 두산은 백업 정진호, 박세혁, 류지혁의 활약으로 큰 손실 없이 시즌을 이어갔다. 강팀의 조건이자, 두산의 장점인 두터운 선수층이 빛을 발했다. 오히려 재능 있는 백업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기회로 전화위복이 됐다.

확률은 KIA가 높았지만, 꾸준한 상승세는 두산의 몫이었다. 그러나 결국 KIA가 2일과 3일 치러진 kt와의 두 경기를 전부 승리로 가져가며 자력 우승을 확정했다. 5위를 확정한 SK와 홈에서 맞붙었던 두산은 스스로 무너지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준PO 직행 티켓은 나의 것, 지역 라이벌 롯데-NC의 3위 다툼

이번 시즌 가장 극적인 순위 반전을 보여준 팀 중 하나는 단연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전반기 기대에 못 미친 선발진과 불펜 붕괴에 7위까지 하락했다.

지난해보다 큰 희망을 안고 시작한 시즌이었기에 실망감은 더욱 컸다. 롯데 타선의 상징과도 같은 이대호의 복귀에도 그 효과는 초반 반짝 같았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롯데는 후반기 반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전반기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악몽의 6월을 뒤로하고 7월 평균자책점 1.93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과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그리고 7월 말, 지난 2년간 '린동원'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롯데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조쉬 린드블럼이 복귀했다. 또한 올해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며 100승 고지에 다다른 송승준의 재기 역시 롯데 선발진의 힘이었다.

불안정했던 불펜은 7월 조정훈의 복귀와 손승락의 각성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7년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조정훈은 롯데가 찾던 셋업맨으로서의 역할을 100% 해냈다. 이미 구원왕을 확정 지은 손승락의 공로는 지대했다. 손승락은 타이트한 리드 속에서 36세이브를 수확,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거듭났다. 타선에서는 화려한 복귀를 알린 이대호 뿐 아니라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가 공수주 다방면으로 활약하며 롯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롯데가 무서운 상승세로 중위권을 넘어 상위권까지 도약했고, 지역 라이벌이기도 한 NC와 마지막까지 3위 다툼을 벌였다. 결국 최종전에서 LG에게 승리를 거둔 롯데가 3위를 확정지었고, NC는 5일부터 SK와 와일드카드를 치르게 됐다.

▲SK-LG-넥센이 덤볐던 가을야구 막차, 와일드카드는 SK의 차지

가을야구 막차인 와일드카드 티켓은 SK 와이번스가 쥐었다. 2년 만에 또 한 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도전하게 된 SK의 힘은 무시무시한 장타력이었다.

SK는 이번 시즌 무려 234개(2위 두산, 177개)의 팀 홈런을 기록하며 거포 군단 이미지를 분명히 했다. 장타율 부문에서도 KIA(0.469)에 이어 2위 0.467을 기록했다. 3루수 최정은 46홈런을 때려내 홈런왕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외국인 타자 로맥이 31개, 한동민이 29개, 김동엽이 22개를 때려내는 등 미친 장타력을 뽐냈다. 김광현이 없던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메릴 켈리의 꾸준한 활약이 빛났다. 후반기 스캇 다이아몬드가 각성하며 힘을 보탰다.

반면 지난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던 LG는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팀 평균자책점 1위로 리그 최고의 마운드를 구축했으나 빈약한 타선으로 시즌 내내 경기 운영을 어렵게 풀어갔다. 최종전 후 류중일 감독 선임과 양상문 감독 단장 임명을 공식적으로 밝힌 LG는 발 빠르게 다음 시즌 준비에 나섰다.

신임 장정석 감독과 함께 했던 넥센 역시 시즌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기록이 멈췄다. 고졸 신인 이정후가 신인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한데 이어 신인왕을 예약해 둔 점이 위안이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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