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09 19:55 / 기사수정 2008.11.09 19:55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중요하고도 중요했던 이날의 경기. 인천에는 6강 플레이오프에 합류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걸려 있는 경기였고, 수원은 정규리그 1위냐 아니냐가 걸려 있는 경기였습니다. 다만, 애가 더 달았던 건 인천 쪽이었다는 걸까요.
아무래도 플레이오프가 걸려 있었으니까요. 인천은 이날 경기에서 이기고 전남과 전북의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울려 퍼졌던 각 팀 서포터즈들의 응원가. 어느 때보다 더 절박하게 들렸습니다. 특히나 인천은 이날 경기에서 지고 다른 팀들이 더 잘한다면,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기 때문에 애가 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북이 경남에 3-1 승리를 거두고 6강에 합류하면서, 인천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패자는 말이 많은 법이라고 하지만, 이날 인천 선수들은 어떤 말도 꺼내지 못한 채 조용히 경기장 밖으로 사라졌습니다. 첫 번째 골을 수원에 먹혔을 때만 해도 아직 그들에게는 희망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후반에만 터진 두 골과, 격해졌던 경기. 골문을 두드리지 못했던 지독하게도 안 풀렸던 경기력. 모든 것을 곱씹어봐도 그들에겐 아쉽고도 또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되지 않길 바랐던 건 선수들도, 팬들도 다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자신들의 홈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플레이오프도 사라져버린 그들에게 이날의 두 시간은 정말 다시는 꾸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을 거고요. 인천은 이제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합니다.
그들에게 이번 시즌은 끝났지만, 모든 것이 끝난 건 아닙니다. 어찌됐든 시즌은 내년에도 계속되고, 그들은 다시 그라운드를 뛰어야 합니다. 하나인 목표를 위해서, 이제 내년을 위해서 또다시 담금질을 해야 합니다. 높은 목표는 이번 해에는 끝났지만, 그들의 축구는 내년에도 계속돼야 하니까요.
아쉽고, 허망하고 허탈하고, 수백 가지의 생각이 드는 이날은 아마 금방 잊혀 가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생각하더라도 아주 조금만 생각했으면 합니다. 잘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책망도, 팬들에 대한 미안함도 아주 잠시만 생각했으면 합니다. 물론 다 잊어버리라는 것도 아닙니다. 계속 생각날 것이라면 이날의 아픔을 발판으로 삼아 내년에 더 멋져진 모습으로 팬들을 맞이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들을 위한 축제는 끝났습니다. 그리고 인천은 더 나아진 모습으로 내년을 기약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더 멋진 모습으로, 더 나아진 모습으로 내년에 다시 봅시다. 내년 이맘때쯤, 지금 여기보다 더 높은 곳에 있을 거라는 마음과 믿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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