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악마의 얼굴을 보았다."
김광석의 유족 측 변호사와 이상호 기자, 안민석 의원이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 씨의 출국금지를 강하게 요구했다.
가수 고(故) 김광석의 유족 측 김성훈 변호사와 영화 '김광석'의 감독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고인의 딸 서연 양의 타살 의혹의 재수사를 요청하는 고발장을 제출한 뒤 기자회견에 나섰다.
서연 씨의 사망 사실은 지난 20일 이상호 기자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실종신고 과정에서 서연 씨가 이미 지난 2007년 12월 23일 1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게 밝혀졌다. 경찰은 급성폐렴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발표했으나, 안민석 의원은 "경찰 발표와 병원 차트가 다르다. 경찰은 서연 양이 병원에 도착한 뒤 사망했다고 했지만, 병원 차트 기록에는 사망한 채 병원에 도착했다고 적혀있다"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상호 기자는 "영화 개봉 이후 고인의 부인인 서해순 씨가 잠적한 이유는 공소 시효가 끝난 고인의 타살 의혹이 아닌 공소 시효가 남아있는 서연 양의 죽음 때문이었다"고 말하며 "서연 양의 죽음으로 저작권은 온전히 서해순 씨가 갖게 됐다. 김광석 사망 이후 해외로 장기 이주했다가 공소 시효가 끝난 뒤 돌아왔고 지금까지 럭셔리한 삶을 누리고 있다. 의혹이 있는 살해 용의자가 김광석 음악의 저작료를 독식하게 내버려 둘 수 없다. 수사 당국은 당장 재수사에 촉구해달라. 출국금지를 통해 해외 도피를 막아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유족 측 김성훈 변호사는 고소장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첫 번째는 서연 양의 사망에 대한 것으로, 만일 서연 양의 사인이 급성 폐렴이라면 보호자인 서해순 씨가 적절한 조처를 했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소송 과정에서의 법 기망이다. 서연 양 사망 당시 김광석 음악의 저작권 상속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소송 관계자인 서연 양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게 소송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법적 문제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서연 양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부분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서연 양의 장례가 치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기자회견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상호 기자는 "먼 지인들에게는 딸이 미국에 있다고 둘러대고,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자기도 통화가 잘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며 서해순 씨가 의도적으로 서연 양의 사망 사실을 숨겨왔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는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서해순 씨가 미국에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빠른 속도로 출국 계획을 짜고 해외 이주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둘러서 서해순 씨에 출국 금지를 내려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현재 입법 청원 운동이 진행 중인 '김광석법'은 공소시효가 만료된 살인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착수할 만한 중대한 단서가 발견되어 진실 규명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사건에 한해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이다. '김광석법 원합니다' 사이트에서 청원할 수 있고, 현재 2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영화 '김광석' 포스터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