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임시완이 입대 전 남긴 '왕은 사랑한다'는 임시완의 2년 후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가수 겸 배우 임시완은 지난 19일 종영한 MBC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 촬영을 마친 뒤 입대, 최근 육군 25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월에 복무를 시작한 만큼 임시완이 다시 배우로 돌아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만, '왕은 사랑한다'에서 보여준 임시완의 인상적인 연기는 제대 이후를 더욱 기다리게 한다.
임시완이 맡은 왕원은 실제 역사에 있는 충선왕을 가져온 캐릭터다. 충선왕은 고려왕과 원나라 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왕자로, 극 중에서는 이로 인해 아버지인 충렬왕(정보석)과도 사이가 좋지 않고 많은 세력의 견제를 받는다. 어릴 때부터 외로웠던 왕원이 선택한 방법은 바보가 되는 것으로, 왕위나 권력에 관심을 버리고 한량 행세를 했다.
많은 사극에서 왕위 계승 순위 1, 2위에 있는 캐릭터가 권력 싸움으로 인한 죽음을 모면하기 위해 진면모를 숨기고 있다는 설정이 클리셰처럼 쓰인다. 보통의 경우 술독에 빠져있거나 여자를 탐하는 등 일탈적인 행동을 강조하는 형식으로 그런 설정을 드러내지만, 임시완은 오직 눈빛과 표정 연기만으로 그려냈다. 극 초반, 충렬왕이 왕원을 찾았을 때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안색을 바꾸는 디테일한 연기는 '왕은 사랑한다'의 연출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웰메이드 사극'을 예고했다.
또, 왕원 캐릭터의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집착과 광기 역시 임시완의 영리한 캐릭터 분석력을 만나 식상하거나 과하지 않게 표현됐다. 자기에게 세상을 알려준 유일한 벗 왕린(홍종현)과 은산(임윤아)이 자기에게 비밀이 생겼다는 걸 눈치채면서 왕원은 권력에 욕심을 갖게 되고 이는 왕원이 변화하는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됐다. 주인공이지만 마냥 선한 캐릭터가 아닌 불분명한 경계를 넘나들며 야누스적인 면모를 보여준 임시완의 연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극의 몰입도를 책임지는 중요한 볼거리였고, 연기자로서 임시완의 가치가 더욱 부각됐다.
특히 임시완의 연기는 살아있는 디테일이 인상적이었다. 시선처리 하나까지 허투루 넘기는 법이 없는 집요함, 눈썹뼈와 입꼬리 같은 섬세한 근육의 움직임으로 그려내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 폭발할 때는 남김없이 쏟아내는 파워까지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으로 결코 쉽지 않은 왕원을 오롯이 임시완의 것으로 만들었다.
입대 전 영화 '불한당'(감독 변성현)으로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는 최초로 칸 영화제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고, '왕은 사랑한다'로 독보적인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임시완. 2년 뒤 더욱 단단해질 내면만큼 성숙해질 연기력 역시 기대되는 바다. 10월 말 제대를 앞둔 이승기가 '제대가 기다려지는 스타'로 불리는 것처럼, 임시완의 2년 뒤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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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