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중국 활동은 재호에게 큰 경험적 자산이 됐다. 덕분에 '왕은 사랑한다' 오디션에서도 덜 긴장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었다.
재호는 오디션 당시를 떠올리면서 "감독님을 만났을 때 위축되면 안 좋게 보였을 텐데, 예전보다는 자신감 있게 했다. 그 부분을 좋아해 주셨던 것 같다.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너무,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김상협 PD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다고.
"진관 대본이 처음에는 좀 유쾌하거든요. 그래서 편하게 읽었더니 감독님이 예상외로 너무 좋아하셨어요. 그렇게 하면 된다며 조금 더 진지한 느낌이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대본 리딩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준비를 하는데, 이번엔 너무 많이 진지하게 한 거예요. 그래서 혼났어요. '너 갑자기 왜 그러냐, 그때는 잘 했잖아'라고요. 현장에서 혼나면서 많이 배웠어요."
김상협 PD만큼이나 재호에게 큰 힘이 된 건 배우 임시완이다. 그림자 호위라 붙어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래서 카메라에 많이 잡힌다는 점은 좋았지만 임시완에게 누가 될까 항상 긴장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재호는 임시완에게 미안한 상황이 많았는데, 임시완은 선배답게 재호에게 자신감을 북돋워 줬다고 한다. 임시완은 족집게 과외 선생님처럼 재호가 어려워하는 부분을 많이 도와준 최고의 스승이었다.
송지나 작가를 향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재호는 "송지나 작가님이 '모래시계' 이정재 같은 느낌일 거라고 해서 감사했다. 처음 맡은 역할인데 러브라인도 있고 시완이 형 옆에 계속 붙어있었으니까.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극 중 진관이 짝사랑한 왕단은 왕원을 짝사랑했고 결국 세자빈이 됐다. 진관에게 왕원은 모셔야 하는 주군이자 연적인 셈. 보통의 경우라면 질투가 날 텐데 진관은 모든 걸 이해하고 왕단을 바라만 봤다. 재호 역시 진관의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 조금 헷갈렸고, 만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왕원을 미워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송지나 작가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작가님이 말하길 진관은 단이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꺾을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거라고 했어요. 바라보는 걸로 만족하는 사랑이라고요. 감히 탐하려 하지 않고,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사랑하고, 그냥 잘 됐으면 좋겠고, 소중한 사람이요. 그 얘기를 듣고 이해하게 됐어요."
이번 작품에서의 연기에 점수를 매겨달라고 부탁했더니 한참을 고민했다. 재호는 어렵게 30점이라고 답했다.
"연기에 만족한다기보다는 형, 누나들, 선배님들 하는 거 보면서 많이 느낀 것 같아요. 또 연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선배님들이 하는 걸 보면 자연스럽고 쉽게 하시는 거 같은데 그 뒤에서 많이 노력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자신감 붙고 감 잡을 때쯤 드라마 촬영이 끝나서 너무 아쉬워요."
신인상 욕심은 없냐고 물으니 "그런 거창한 건 없다"고 화들짝 놀라며 답했다. 대신 "다음 연기할 땐 스스로 매긴 연기 점수가 70점까지는 올라오길 바라고 있다.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크게 보면요? 상도 받고 싶고, 사람들이 제가 나오는 작품은 재밌어했으면 좋겠어요. 또 연기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게 먼 미래의 목표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연기 할 줄 아네, 기본은 되어있네, 못하지는 않네' 싶은 배우가 되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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