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02 00:56 / 기사수정 2008.11.02 00:56
룰의 개정과 새로운 외국인 선수 등 여러 변화가 있지만, 특히 많은 특급 루키들의 등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시즌 소위 '황금 세대'들이 등장하며 농구계가 들썩였다면, 이번 시즌은 2년 연속으로 향후 한국 농구의 주축이 될 만한 선수들이 데뷔하며 화제가 되고 있는 것.
특히 하승진을 비롯해 김민수, 윤호영, 강병현, 차재영 등 지난 드래프트에서 상위에 지명된 5명은 당장 프로에서 주전으로 뛰어도 손색없는 기량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정재홍과 기승호 등 비교적 하위 지명자들도 시범 경기를 통해 안정된 실력을 선보이며 소속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까지 10개 구단이 모두 한 경기씩을 소화하며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였다. 개막전을 통해 데뷔전을 가진 선수도 있고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선수도 있다. 사실 대부분의 신인이 시범 경기를 통해 공식 경기 데뷔전을 치렀지만, 시범 경기와 정규 시즌은 엄연히 다르다. 소위 '진검 승부'의 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정규 시즌이기에 데뷔전에 임한 선수들의 긴장감과 각오도 남달랐을 터.
지금의 슈퍼스타도 신인으로서 데뷔전을 가진 시절이 있었고, 그날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오늘 최고의 자리에 서 있다. 그렇기에 신인들이 갖는 데뷔전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데뷔전을 통해 이후 펼쳐질 그들의 활약을 조금이나마 가늠해보고, 더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승진, 김민수, 기승호…산뜻한 출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하승진은 대구 오리온스와의 데뷔전에서 14점 9리바운드를 올리며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시범 경기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그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일부 불신감을 일축하며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체력 부족이 언제나 문제점으로 따라다니지만, 20분 안팎의 시간만을 뛰면서도 이 정도 기록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부분이다.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 역시 비교적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12점과 5개의 리바운드, 그리고 뛰어난 운동 능력으로 4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며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좋은 활약을 펼치던 상대 테렌스 레더의 슛을 쳐낸 것은 이 날 경기의 백미. 막판 오펜스 파울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지만, 이런 실수 역시 그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의외의 '알짜배기'로 주목받는 기승호도 20분간 13점을 기록,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시범 경기를 통해 깜짝 활약하며 관심을 모은 그는 데뷔전에서도 활약하며 득점력을 입증했다. 소속팀 창원 LG는 비록 울산 모비스에 대패했지만, 기승호의 기량을 다시금 확인한 것은 소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윤호영, 강병현, 정재홍, 천대현…아쉬웠던 데뷔전
막강 원주 동부의 '마지막 퍼즐'로 기대받는 윤호영은 9분 30여 초 동안 4득점에 그쳐 아쉬움 속에 데뷔전을 마쳤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비교적 괜찮았다는 평가이다. 더구나 윤호영의 진가는 훌륭한 수비력과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돋보이기에, 코칭 스태프 역시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범 경기를 통해 주목받았던 전자랜드 강병현은 실망스런 성적표를 남겼다. 22분을 뛰며 자유투로만 1득점, 어시스트 3개만을 기록하며 지난 시범 경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코칭 스태프는 그에게 리딩 가드로서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기에, 앞으로 그 부담을 이겨내고 분발할 필요가 있다.
오리온스 정재홍은 김승현의 대활약에 밀려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한 케이스다. 주로 김승현의 백업으로 출전하게 될 그는 이 날 김승현이 16점 14어시스트로 크게 활약하며 36분이나 출장하는 바람에 단 3분여만 출장할 수 있었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 많은 시간 코트에 나서며 제 실력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모비스 천대현은 20분간 출장하며 5득점을 기록했다. 예상 외로 중반부터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며 많은 출장 시간을 부여받았던 그는 일부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크게 돋보이는 활약은 아니었다. 역시 시범 경기를 통해 보였던 좋은 모습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차재영, 정휘량, 윤여권…데뷔전은 다음 기회에
삼성의 이규섭 공백을 메워 줄 카드로 떠오른 차재영은 이 날 출장하지 않으며 데뷔전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안준호 감독은 "김동욱이 워낙 잘해서 굳이 (차재영을)기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9, 10월을 거치며 성공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차재영은 2일 KCC와의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데뷔전에 도전한다.
KT&G 정휘량은 팀 내 두터운 포워드 라인에 밀리며 좀처럼 출장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가벼운 부상을 안고 있는 탓도 있지만, 시즌 전 연습 경기를 통해서는 여러 차례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그 아쉬움은 더 클 듯하다.
KTF 윤여권 역시 마찬가지다. 추일승 감독은 이미 "팀이 안정되어야 신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갈 수 있다"는 생각을 밝힌 상태. 시범 경기부터 개막전까지 연패하고 있는 위기 속에서 신인 선수들에게 쉽게 기회가 주어지지 못할 전망이다.
[사진=하승진 (C) 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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