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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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종영②] "'학교 2017' 맞아?"…공감대 형성 실패, 그 이유는

기사입력 2017.09.06 07:22 / 기사수정 2017.09.06 07:22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그간 '학교' 시리즈들이 높은 시청률 혹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종영한 가운데, '학교 2017'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종영했다.

지난 5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7'에서는 현태운(김정현 분)은 자신이 X라는 걸 밝히고 가족과 사랑을 지키는 모습이 그려졌다. 라은호(김세정)은 한국대는 포기했지만 웹툰작가라는 꿈을 위해 계속 그림을 그렸다. 3학년이 된 다른 친구들도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모르지만, 좀 더 단단해져서 걸어갔다.

입시 성적만 바라는 학교와 그 성적마저도 부모의 재력으로 결정되는 사회 시스템 내에서, 이 구조 자체를 깨부수려한 10대 학생들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학교의 입맛에 따라 정해지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나, 금수저 전형이라 불리는 학생부종합전형 등 현재 실제 학교가 겪고 있는 문제점들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니 이같은 현실반영에도 불구하고 '학교 2017'은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주 시청층인 고등학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첫방송 이후 계속 4%대에 머물렀던 낮은 시청률이나, 각종 화제성 지표를 보면 느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공감대 형성 실패를 꼽았다. 어떤이는 '학교'에 어떤 이는 '2017'에 의문을 품었다. 2017년 고등학생의 이야기 다룰거라 기대됐던 '학교 2017'이지만 그 안에는 2017년 다운 신선함도, 고등학생의 풋풋함도 없었다.

먼저 첫 방송에서 '무리수'라 불릴만한 장면들을 많이 배치하며 편견을 만들었다. 학교 교실에 뿌려지는 스프링클러나 성적대로 급식 줄을 서게 하는 모습(현실 반영이었지만), 갑자기 등장한 현태운의 오토바이 대결신이 무리수의 대표적인 예. 이런 장면들은 '학교 2017'을 오글거리고 오바하는 학원물처럼 보이게 만들었고 진입장벽을 높였다.

이후 스토리 전개의 중심축이 X라는 허무맹랑한 인물과 이를 좇는 시선들에 맞춰져있었던 것도 패착이다. 학생들을 못살게 구는 학교에 피해를 입히는 정체불명의 히어로. 물론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학교에는 없는 존재가 아닌가. 

게다가 이사장 아들이 한 학교에 다니며 갖은 사고를 피운다는 설정도, 이미 전작에서 써먹었지만, 드라마를 더욱 식상하고 촌스럽게 만들었다. 마치 2000년대 인터넷 소설이 한창 유행할 때 나오던 설정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이사장 아들에게 간택(?)된 신데렐라 라은호와 둘의 사랑 이야기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시켰다. 청소년, 고등학생의 연애라기엔 교복외엔 차별점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배우들은 이 대본 위에서 고등학생에 완벽 빙의해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김세정과 박세완(오사랑 역)은 진짜 여고생 친구같은 케미를 보였고 김응수, 발철민, 이재용, 민성욱 등 선생님들의 진짜 선생같은 생활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학교' 시리즈는 그저 주인공이 고등학생인 드라마가 아닌, 학생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KBS가 다음 '학교' 시리즈 전에 깨닫길 바란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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