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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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축복' 받아야할 탬파베이의 WS 진출

기사입력 2008.10.20 22:42 / 기사수정 2008.10.20 22:4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5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탬파베이 레이스를 8-7로 극적으로 누를 때, 만약 6차전마저 보스턴이 이긴다면 7차전의 최종 승자는 보스턴이 될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이 입을 모았습니다.

조시 베켓의 허를 찌른 투구 패턴과 탬파베이의 에이스인 제임스 실즈의 부진으로 6차전을 보스턴이 가져가면서 레드삭스의 희망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7차전에 임할 때, 오히려 자신만만한 팀은 탬파베이보다는 보스턴이었습니다. 5차전에서 시리즈가 끝날 것을 7차전까지 끌고 온건 보스턴의 저력이 살아났기 때문입니다.

월드시리즈 진출 티켓을 거의 손에 쥐었다가 승부의 원점으로 돌아간 탬파베이는 수세에 몰렸습니다. 그러나 위급한 상황에서 눈부신 호투를 한 맷 가르자는 시리즈 내내 불방망이를 휘두른 B.J 업튼과 에반 롱고리아보다 더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가르자가 7회까지 많은 공을 던지면서 경기를 이끌어 온 것도 중요하지만 8회부터 타자에 따라 적절하게 투수 교체를 한 탬파베이 매든 감독의 전술도 돋보였습니다.

5차전에서 치명적인 역전패를 당했지만 탬파베이 선수들의 끈끈함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탬파베이가 지닌 승리에 대한 의지는 다른 팀들을 압도했고 경기의 승부처에서 발휘된 집중력은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어냈습니다.

탬파베이는 탄탄한 선발진과 리그 최고의 불펜진, 여기에 짜임새 있는 수비력까지 갖추면서 강팀으로 성장했습니다. 오랫동안 만년 꼴찌 팀이란 오명을 들어야 했지만 드래프트를 통해 꾸준히 유망주들을 받아왔고 이 선수들의 잠재력이 터지면서 팀의 전력은 상승해갔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탬파베이 선수들의 무의식속에 박혀있었던 '패배의식'을 떨쳤다는 것이 강팀으로 탈바꿈한 결정적인 원인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 가능성은 많지만 아직은 길길이 먼 팀으로 탬파베이를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탄탄한 선발진과 불펜진을 지닌 탬파베이는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와 팀워크가 뭉치면서 어느새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는 팀이 되어 있었습니다. 만약, 정규시즌에서 득점권 타율이 상위권을 기록했다면 탬파베이가 2008 시즌 최고의 팀이 되었을 것입니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오면서 투수들이 잘해주기도 했지만 가장 우려했던 타선에 화력이 붙으면서 탬파베이는 승승장구 했습니다.

탬파베이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자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즈버그 지역과 탬파 시는 그야말로 축제에 빠졌습니다. 아메리칸 풋볼의 열기가 미국전역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 중 한 곳인 플로리다는 야구의 불모지나 다름없었습니다.

창단 된지 11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탬파베이는 9번의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홈팬들마저 외면하고 있었던 팀인 탬파베이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구단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제치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사건은 매우 흥미진진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월드시리즈 독점중계를 담당하고 있는 폭스TV는 월드시리즈 최악의 매치 업이 이루어졌다며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만약 보스턴 레드삭스와 LA 다저스의 매치 업이 이루어졌다면 미국 전역의 관심을 받으며 월드시리즈의 열기가 뜨거웠을 것입니다.

관심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시청률이 올라가고 많은 광고주들이 몰려오게 됩니다. 스포츠의 흥행성을 놓고 본다면 탬파베이의 진출에 고운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순수한 스포츠의 경기력에서 본다면 탬파베이의 월드시리즈 진출은 '축복'을 받아야할 업적입니다.

2008 월드시리즈의 승부는 만년 꼴찌 팀이었던 탬파베이와 필라델피아의 대결이 이루어졌습니다. 늘 인기 구단들이 월드시리즈에 올라야 한다는 법이 없듯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모든 팀들에게 열려있습니다. 이렇듯 월드시리즈는 만년 꼴찌 팀도 환영하는 '열린 무대'입니다.

[사진 = 탬파베이 레이스 (C) tampabay.ray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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