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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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7차전까지 승부를 연장한 '노련한' 보스턴

기사입력 2008.10.19 14:34 / 기사수정 2008.10.19 14:3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5차전에서 7-0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을 7회말부터 극적으로 뒤집은 보스턴의 저력은 6차전에서도 통했습니다. 5차전의 역전승으로 반격의 기회를 잡았지만 선발투수만 놓고 본다면 결코 보스턴이 유리하지 못했습니다.

'포스트시즌의 에이스'라 불리는 조시 베켓이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베켓이 정상적인 컨디션이었다면 보스턴이 ALCS에서 이렇게 힘든 경기를 치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베켓의 강점은 150km 중반 대에 이르는 강속구를 긴 이닝동안 던지면서 타자들을 압도해 간다는 점입니다. 베켓은 정통적인 '파워 피처'이고 95마일 대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과 90마일 초반 대에 이르는 투심 패스트 볼로 타자들과 정면 승부를 펼칩니다.

베켓의 컨디션이 정상이고 구위가 살아난다면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의 위력은 상당합니다. 타자 앞에서 흔들리는 종속이 위력적이기 때문에 좀처럼 공략하기 힘듭니다.

이러한 패스트 볼과 함께 베켓은 낙차 큰 커브와 싱커도 구사합니다. 그러나 패스트 볼의 위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베켓은 2차전에서 정면 승부를 펼치다가 탬파베이 힘 좋은 타자들에게 맹폭을 당했습니다.

6차전 경기에서도 1회말, 포스트시즌에 들어와 '공포의 2번 타자'가 된 B.J 업튼에게 트로피카카나필드 구장의 천장을 맞추는 대형 솔로홈런을 허용했습니다. 패스트 볼을 던지다가 가운데 높은 쪽으로 몰린 실투를 업튼은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시켰습니다. 이 때만 하더라도 베켓이 과연 몇 회까지 버틸지에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베켓은 2회말부터 투구패턴을 바꿔나갔습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타자들과 힘으로 정면승부를 하지 않고 볼 배합의 변화와 철저한 코너워크로 승부해갔습니다. 베켓의 이러한 투구 패턴에 탬파베이 타자들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일찌감치 베켓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리겠다는 탬파베이의 의도는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탬파베이에겐 5회말 공격이 아쉬웠었습니다. 루상에 포수인 나바로가 출루했지만 히트앤드런(치고 달리기)의 실패로 나바로는 횡사하고 말았습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9번 타자인 제이슨 바틀렛이 베켓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날렸습니다. 만약 이 홈런이 투런으로 연결됐다면 경기의 흐름은 탬파베이에게 유리하게 흘러갔을지도 모릅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바렛은 타격에서 홈런을 쳤지만 수비에서는 '역적'이 되고 말았습니다. 6회회 초, 투아웃을 잡아놓은 상황에서 바틀렛의 악송구로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살아나가고 앞 선 주자인 코코 크리스프가 3루까지 진루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역사상 최고의 클러치 히터'인 데이비드 오티스였습니다. 오티스는 교체된 탬파베이의 불펜 투수인 J.P 하웰로부터 깨끗한 적시타를 때렸고 보스턴은 4-2로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탬파베이가 믿었던 선발투수인 제임스 실즈는 제구력에서 흔들리면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습니다. 그리고 실즈 뒤에 나온 불펜 투수들도 연이은 등판에 지쳐있어서인지 구질의 위력이 모두 떨어져있었습니다.

이러한 탬파베이에 비해 레드삭스의 구원 투수들은 모두 쾌투를 펼치며 마무리인 조너선 파펠본에게 기회를 넘겨주었습니다. 선발과 구원 투수들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보스턴은 6차전을 잡고 최종전인 7차전까지 시리즈를 연장시켰습니다.

디비전시리즈부터 챔피언십시리즈까지 계속 등판한 탬파베이 불펜 진들의 체력소모가 5차전에 이어 6차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믿었던 실즈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도 탬파베이에겐 패배의 원인이 됐습니다.

월드시리즈 진출 티켓을 거의 손에 잡았다 놓친 탬파베이의 데미지는 6차전의 경기력을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특히, 힘이 떨어진 불펜 투수들의 모습은 '적신호'로 켜졌습니다.

이제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해서 총력전을 펼칠 7차전만이 남았습니다. 보스턴은 선발투수로 존 레스터가 나올 예정이며 불펜 투수로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등판할 확률도 높습니다. 탬파베이는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페이스가 좋은 맷 가르자가 선발투수로 등판합니다. 역시 4선발인 앤디 소낸스타인도 대기하고 있습니다.

투수력이 총동원될 7차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의 견고함과 실책을 줄이는 것입니다. 과연 노련함으로 무장한 보스턴과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탬파베이 중, 어느 팀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실책을 줄일지에 따라 7차전의 향방을 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 = 보스턴 레드삭스 (C) boston.redsox.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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