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00:33
스포츠

[빙판삼국지] '슈퍼 루키' 김기성, '꿈'이 담긴 빙판의 알싸한 향기처럼 - ①

기사입력 2008.10.17 09:40 / 기사수정 2008.10.17 09:40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아시아 리그가 시작되고 안양 한라는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유지한 채 시즌 초반을 맞고 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패트릭 마르티넥을 제외하고 전원 교체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군 제대 후 복귀한 송동환이 제 감각을 찾으면서 조금씩 나아져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수들 사이에선 치열한 주전 경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넘쳐나는 공격 자원에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한다. 뜨거운 그 속에서 골 부저 이후 꽤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 하나 있다. '지금의 득점 안양 한라 1번, 김기성' 낯익을 수도, 낯 설수도 있는 이 이름을 가진 스물 넷의 청년은, 이제 막 성인 무대에 뛰어든 당찬 새내기다. 대학 시절부터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며 잔뼈가 굵은 그는 이제 한국 무대로는 모자라 아시아 무대에 도전장을 내던졌다.

해맑은 미소가 매력적인 김기성은 척 보기에도 그리 큰 체격은 아니다. 177cm의 작지 않은 키를 가진 그지만, 워낙 다부진 선수들이 많다보니 가끔은 참 작고 여려 보이기까지 할 정도. 그러나 그가 가진 실력만큼은 절대 작거나 여리지 않다. 지금도 팀 동기로 한 조에서 뛰고 있는 박우상과 함께 연세대 재학시절 라이벌 고려대에게 매번 승리를 거둘 만큼 연세대 아이스하키의 부흥을 책임졌고, 졸업을 앞두고 안양한라와 하이원이 참가하는 드래프트에서 가장 대어로 손꼽혔다.

그를 두고 양 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드래프트가 미뤄졌을 정도로 매력적인 플레이를 자랑하는 그는 결국 안양한라의 유니폼을 입었고, '슈퍼 루키'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키는 그렇게 작지 않은데 등 번호가 딱 하나 쭉 뻗은 1이라 더 작아 보인다고 항변하는 엉뚱함도, 인생의 반 가까이 함께한, 가족보다도 가까운 박우상이 가장 좋은 동료이자 라이벌이라고 말할 줄 아는 어른스러움도, 인터뷰라서 한라 로고가 새겨진 티를 입고 나왔다고 배시시 웃을 줄 아는 이 모두가 김기성이다.  

대학 시절에 아무리 잘했다 하더라도, 성인 무대에서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어린 선수들을 많이 본지라 아무래도 걱정스러워 첫 질문을 "할 만해요?"로 던져봤다.

김기성(이하 김) : 시범경기때는 많이 힘들었어요. 팀에 와서 훈련을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대학 때보다 경기 속도도 빠르고 움직임도 그렇고 그래서 아무래도 힘들었죠. 그리고 시범 경기 때 지기도 많이 졌잖아요. 그래서 힘들었었는데 리그 시작하고 그러니까 이제 조금씩 적응이 되네요.

개막전에서 하이원에게 두 번 다 졌지만, 그게 오히려 성인 무대에 적응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하이원 전 하니까, 두 번째 경기에서 네 골을 넣었는데 몰수 패로 기록이 모두 날아갔다.

김: 4골을 넣었는데, 기록이 날아가서 많이 아쉽긴 하죠. (그 골이 인정되었으면 9경기에 11골로 꽤 좋은 기록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긴 한데요. 뭐 아직 남은 경기가 많으니까 더 많이 넣을 수 있도록 분발해야죠. 네 골도 넣었는데 다섯 여섯 골 못 넣겠어요?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사실 그 골 그렇게 무효처리 되고 나서 그 당시에는 워낙 팀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해서 아쉬운 줄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골이 아깝더라구요.

팀 문제니까 할 수 없죠. 그러고 나서 저도 그렇고 팀도 그렇고 다운되는 면이 좀 있었는데 그 다음에 지난 시즌 우승팀인 오지 제지를 두 번이나 이긴 것이 큰 보약이 됐죠. 처음이래요. 오지 제지한테 2연승 거둔 게. 

14일 경기였던 일본제지 크레인스 전이 슛 아웃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김: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연장에 슛 아웃까지 가다보니까, 골을 넣긴 했는데 못 이긴 게 좀 안타깝죠. 크레인스랑은 정식으로 경기를 치러본 게 처음이라 잘 모르겠는데, 세이부 프린스 래빗츠 보다 크레인스가 더 힘들었어요.

세이부는 워낙 거친 팀이라서 우리도 그만큼 도발을 해주고 살살 긁어주면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가져 올 수 있는데, 어휴, 크레인스는 그렇게 거친 팀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선수 개인기만 가지고 뛰는 팀도 아니고, 막 뭐랄까…. 엄청 특색 있는 팀은 아닌데요. 전체적인 수준이 정말 높다고 해야 하나? 하다보면 걔네가 원하는 대로 말려들어 가겠던데요. 암튼, 그래서 훨씬 힘들더라구요.

②에 계속



김경주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