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회고전의 주인공으로 한국 영화사에서 독보적인, 스타의 전설을 만든 배우 신성일을 선택했다.
1960년 신상옥 감독의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500편이 넘는 영화의 주연을 맡았던 신성일은 1960년대 최고의 청춘스타로 인기를 누렸고 2000년대까지 작품 활동을 계속했던 보기 드문 배우다.
박찬욱 감독은 "일본에 미후네 도시로, 이탈리아에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미국에 그레고리 펙, 프랑스에 알랭 들롱이 있다면 우리에겐 배우 신성일이 있다. 일찍이 이토록 한 사람에게 영화산업과 예술이 전적으로 의존했던 나라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없었다. 신성일을 이해하지 않고는 한국 영화사는 물론 한국 현대 문화사 자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폐암에 걸린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지만 신성일은 오랜 세월 건강하고 날렵한 육체와 조각 같은 얼굴로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였다.
'맨발의 청춘'(1964), '떠날 때는 말 없이'(1964), '위험한 청춘'(1966), '불타는 청춘'(1966) 등 수많은 청춘영화가 신성일을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줬다.
그는 배우 엄앵란과 결혼을 한 스타 커플로도 화제를 모았다. 1964년에만 신성일, 엄앵란 두 배우가 콤비를 이룬 영화 26편이 만들어졌고 그 해 두 사람은 결혼했다.
결혼한 뒤로 신성일의 파트너는 엄앵란이 아니라 김지미, 윤정희, 문희 등 여러 배우로 바뀌었지만 1967년 한 해에만 신성일이 주연한 영화 51편이 극장에 걸릴 정도로 당시 그의 인기는 엄청났다.
신성일은 김기덕, 이만희, 김수용, 정진우, 이성구 등 60년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감독들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대배우로 성장했고 70년대 이후에도 꾸준한 작품활동을 했다.
'별들의 고향'(1974), '겨울여자'(1977), '길소뜸'(1985) 등은 청춘의 이미지를 벗어나서도 여전히 호소력을 갖는 신성일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는 2013년 '야관문: 욕망의 꽃'이라는 영화의 주연을 맡았고 최근에도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자 애썼으나 지금은 병마와 싸우는 중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회고전을 통해 신성일의 대표작 8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그의 출세작인 '맨발의 청춘', 청춘 멜로드라마의 대표작 '초우'(1966), 한국영화의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안개'(1967)와 '장군의 수염'(1968), 신상옥 감독과 함께 한 사극 '내시'(1968), 이만희 감독의 대표작 '휴일'(1968), 1970년대 멜로드라마의 대표작 '별들의 고향'(1974), 중년의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준 '길소뜸'(1985) 등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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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