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0.12 16:14 / 기사수정 2008.10.12 16:14
[엑스포츠뉴스=허종호] 소문난 식당의 메인 요리는 맛이 없었다. 다만, 메인 요리를 제외하고는 훌륭했다.
12일(한국시각) ALCS 2차전에 나선 보스턴의 선발 베켓과 템파베이의 선발 카즈미어는 둘 모두 올 시즌 12승을 챙긴 에이스급 투수이다. 게다가 베켓은 작년에 20승을 거둔 투수이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에 투입된 두 명의 투수들의 성적은 형편없었다.
카즈미어는 1회에 2 아웃을 잡고도 오티즈에게 볼넷, 유킬리스에게 안타, 베이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2점을 내줬다. 이에 질세라 베켓도 2아웃을 잡고 페냐에게 2루타를 내준 이후 신인 롱고리아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베켓과 카즈미어는 2회에 조용히 넘어갔지만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상대팀 타자들에게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카즈미어는 4.1이닝 동안 6피안타 5실점 3볼넷 3홈런(페드로이아 2번, 유킬리스 1번)을 허용하며 강판당했다. 배켓도 4.1이닝동안 9피안타 8실점 1볼넷 3홈런(롱고리아 1번, 업튼 1번, 플로이드 1번)을 허용했다. 이번 경기의 메인 요리라고 할 수 있는 양 팀의 선발투수들은 이름값도 하지 못하며 똑같이 5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양 팀의 선발들의 자리를 대신해 올라온 투수들도 별 소용이 없었다. 올 시즌 보스턴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템파베이의 발포어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1피안타 2볼넷을 내주고는 다시 마운드를 하웰에게 넘겼다.
베켓의 뒤를 이어 올라온 로페즈는 크로포드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다시 델카맨으로 교체됐다. 그 이후 보스턴의 델카맨-오카지마-매스터슨-파펠본으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은 연장 11회까지 템파베이 타선에 단 2안타만을 허용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나 템파베이의 불펜은 스스로 무너졌다. 발포어의 뒤를 이은 하웰과 브래드포드는 각 1실점을 하고는 보스턴에게 1점차로 쫓기기 시작했다. 결국, 템파베이는 마무리 댄 휠러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기대를 온몸에 받고 올라선 댄 휠러는 단 한 번의 실수로 동점을 허용했다. 2사 3루 상황에서 높은 공을 던졌고, 공은 포수 나바로의 글러브 위로 지나갔다. 3루 주자는 부리나케 홈으로 달려왔고, 나바로는 공을 휠러에게 던졌다. 그러나 나바로가 던진 공은 3루 주자보다 늦었다.
실수를 한 템파베이의 댄 휠러는 그 이후 11회 1 아웃까지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그 이후 마운드를 템파베이 최고의 유망주 프라이스에게 넘겼다. 프라이스는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를 만들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캇세이와 크리습을 잡아내며 자신의 값어치를 입증했다.
보스턴은 마지막 투수로 팀린을 올렸다. 디비전 시리즈에서 로스터에 들지 못한 팀린이었기에 불안했다. 팀린의 흔들리는 제구력과 주심의 애매한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1사 만루가 되었고 그 찬스를 템파베이는 놓치지 않았다. 템파베이는 마이너에서 40도루 이상을 한 페레즈를 대주자로 3루에 기용했다. 이어서 업튼이 우익수 쪽으로 가는 뜬공을 치자 페레즈는 태그업 플레이로 홈으로 들어왔다. 보스턴 입장에서는 외야 얕은 공이었지만 드류의 송구가 약했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템파베이는 홈에서의 1,2차전에서 1승 1패를 거두며 3차전을 적지에서 치르게 됐다. 만약 2차전까지 내줘 2패를 기록했다면 펜웨이 파크에서 약했던 점을 생각할 때 어려운 경기가 됐을 것이다. 그렇지만, 연장 혈투 속에 2차전을 잡았기에 분위기는 템파베이 쪽으로 넘어왔기에 해볼 만할 것이다.
보스턴은 1승 1패를 거두고 자신들의 홈으로 돌아가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그러나 연장까지 가는 접전 속에 템파베이에게 경기를 내주며 분위기를 뺏긴 점이 아쉽다. 또한, 12일 경기까지 템파베이와의 연장 승부 3차례에서 모두 져버리며 연장 경기를 두려워하게 됐다.
그리고 프랑코나 감독의 막무가내 투수기용도 문제다. 1차전에서의 마쓰자카는 성공했지만 2차전에서 보인 베켓에 대한 고집이다. 투수의 자존심과 불펜을 아끼기 위한 기용이었다고는 하지만 결과는 결국 무너질 대로 무너진 투수의 자존심과 불펜을 총동원하고도 져버렸다. 리그 챔피언이 목표가 아닌 보스턴의 입장에서는 월드 시리즈까지 내다봤어야 했다.
3차전은 14일(한국시각)에 보스턴의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다. 양 팀의 선발로는 존 레스터와 맷 가르자로 내정되어 있다. 자신의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에서 11승 1패 2.49의 방어율로 강한 모습을 보인 레스터는 템파베이를 상대로 홈에서 3경기 3승 0.90의 방어율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템파베이의 선발 가르자는 보스턴을 상대로 1승 1패 4.50의 방어율을 보이며, 펜웨이 파크에서는 5.1이닝 동안 7실점(5자책)으로 좋지 않았다. 과연 템파베이의 매든 감독이 보여주는 '믿음의 야구'는 프랑코나 감독과 어떻게 다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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