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드라마 '맨홀'이 김재중의 타임슬립 열연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맨홀에 빠졌다.
16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맨홀'에서는 맨홀을 통해 과거로 간 백수 봉필(김재중 분)이 10년 전 져야만 했던 싸움에서 이긴 뒤, 건달이 된 모습이 그려졌다.
드라마가 시작된지 3회만에야 극이 어떻게 전개될 지 윤곽이 잡혔다. 대강의 틀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수진(유이)을 짝사랑하던 봉필이 우연찮게 맨홀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고, 과거가 바뀌면 현재가 바뀐다는 점을 이용해 수진의 결혼을 막는다는 내용.
그러나 드라마는 이를 3화에 걸쳐서 설명하느라 늘어지는 전개를 보였고, 이는 초반 시청자 이탈을 불러왔다. 첫 방송 내내 남자 주인공 봉필의 지질함과 주변 인물을 소개하다 마지막에서야 맨홀에 빠져들었고, 2화에서는 과거로 간 봉필이 내내 헤매다 마지막에야 미래를 바꾸는 한 방이 나왔다.
지난 방송에서는 그 한 방으로 인해 현재 직업이 백수에서 건달로 바뀐 봉필이 건달로서 동네를 누비다, 납치 당한 수진을 구하고 다시 과거로 오게 됐다. 이제서야 매일 12시마다 맨홀을 통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고 과거를 바꾸면 미래 또한 바뀐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제 봉필은 다시 언젠지 모를 과거로 갔다. 그는 다시 현재를 바꾸기 위해 새로운 일을 저지를 것이다. 또 그 행동이 현재를 어떻게 바꿔낼 지가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분명 소재 자체는 흥미롭다. 지금까지 많은 타임슬립 드라마가 있었지만, 랜덤으로 과거에 떨어지고 그 과거가 미래의 직업까지 바꾸는 예측불가한 전개는 '맨홀'만의 자랑이다. 그러나 이 매력이 초반에 다 풀리지 않았다는 점과, 봉필이 처음으로 바꾼 미래가 뻔한 건달이었다는 점이 아쉽다.
앞으로 봉필이 마주할 수많은 시간 여행은 지금보다는 더 빠른 스피드로, 깔끔하게 전개되어야 한다. 웃음을 위한 자잘한 장면들에 욕심내기보다 봉필이 왜 그 과거로 가게 된건 지 그 이유와, 그로 인해 바뀌는 현재를 보며 깨닫는 메시지를 전달해야한다.
또 로맨틱코미디인만큼 남자 주인공의 매력을 더 살려내야한다. 현재의 봉필은분량은 많지만 그닥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수진을 향한 그의 마음이 그저 한 또라이의 집착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 건 문제다. 왜 그가 수진을 이렇게 좋아하게 된건지, 그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게 한 문제는 무엇인지가 빠진 것. 봉필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수진을 향한 그의 진심이 시청자에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떡밥을 뿌리는 과정이었다면, 이제 그 떡밥을 회수할 때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게임이다. '맨홀' 제작진과 배우들이 시청률 맨홀에 갇혀 좌절하기보다 미래를 바꿀 방법을 고민한다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봉필보다 더 간절할 그들이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