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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7일의 왕비' 연우진과 박민영은 백발 노인으로 재회하고, 이동건은 연우진 품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역사적 사실도 꾸며낸 재미도 모두 놓친 결말이었다.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가 3일 종영했다. 단경왕후 신채경(박민영 분)은 폐비가 되어 궁을 떠났고, 중종 이역(연우진)은 그를 계속해서 그리워했다. 연산군 이융(이동건)은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며 동생 역의 품에서 죽었다.
'7일의 왕비'는 역사 상 가장 짧은 기간인 7일이라는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있었던 단경왕후와 중종의 비극적인 사랑을 모티브로 한 사극이다. 처음 이들의 이야기가 사극으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치마바위 설화' 속 감동적인 사랑을 기대했을 것이다.
'치마 바위 설화'는 단경왕후를 잊을 수 없었던 중종이 경회루에 올라 폐비 신씨의본가가 있는 인왕산 기슭을 바라봤으며, 이를 들은 신 씨가 자신의 붉은 치마를 경회루가 보이는 바위에 걸쳐 놓았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의 진실 여부는 아무도 모르지만 중종과 단경왕후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야기다.
그러나 작가는 두 사람의 사랑을 이런 아련함에서 끝내려하지 않고, 둘이 서로의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임을 강조하려 38년 만의 재회라는 무리수를 뒀다.
실제 역사에서 중종은 단경왕후가 폐위된 후 중전에 올랐던 장경왕후가 죽자, 폐비 신씨의 복위를 말하는 신하들의 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문정왕후를 계비로 삼았다. 야사에 중종이 승하 전 단경왕후 신 씨를 불렀다는 말이 있지만, 그 재회를 로맨틱하게만 그리는 것은 앞선 38년의 역사를 싸그리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어차피 역사 왜곡으로 시작한 걸, 그 사실까지 인정하며 역경커플을 응원한 드라마 팬들에게도 친절한 결말은 아니었다. 두 사람의 행복한 순간은 모두 상상이며 결국 이역과 신채경은 38년 동안 수절하며 서로를 못만났기 때문.
이처럼 '7일의 왕비'는 역사에 기록된 새드엔딩도, 상상력이 만들 수 있는 해피엔딩도 모두 놓친 이도저도 아닌 결말로 끝을 맺었다. 그 와중에도 아름다웠던 연우진-박민영의 케미와 마지막까지 연산군으로 열연을 펼친 이동건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