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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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 왕국' 삼성, 자존심 세울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8.09.29 23:52 / 기사수정 2008.09.29 23:52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두 달여를 남겨둔 프로농구 2008-2009시즌, 최근의 화두는 단연 빠른 농구다. 최장신 센터 하승진의 등장과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철폐로 인해 전체적으로 높이도 높아졌지만, 많은 팀들이 올 시즌의 해법을 빠른 농구에서 찾고 있는 추세다.

올 시즌 화두로 떠오른 빠른 농구의 원조는 사실상 서울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 이상민, 강혁, 이정석, 이원수로 이어지는 화려한 가드진을 앞세워 스피디한 농구를 선보이며 성적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몰이에 성공한 바 있다.

최근 삼성은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팀의 주포 이규섭은 부상으로 수술 후 재활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즌 중반까지 결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드진의 중추를 맡았던 이원수는 시즌 종료 후 상무에 입대한 상태이다.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였던 빅터 토마스를 대체할 새 외국인 선수 데이먼 쏜튼은 아직 기량이 검증되지 않아 관계자들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테렌스 레더와 쏜튼 두 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감기로 인한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전자랜드와의 연습 경기에서 레더는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레더가)따뜻한 탬파 쪽 출신이라, 최근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감기를 심하게 앓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결국, 이 날 경기에서는 80-66으로 패했지만, 삼성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김동욱, 박종천, 김동우 등 그간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과 차재영, 오정현 등 신예들이 충분한 기회를 얻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규섭의 공백을 메울 김동욱과 차재영의 발전은 고무적이다. 일대일 능력에 강점이 있는 김동욱은 힘과 체격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부상과 군 입대로 많은 시간을 보낸 터라 마음가짐 또한 남다르다.

신인 차재영은 수술 후 오랜 시간 운동을 쉬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었지만, 연습 경기를 통해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다. 대학 시절 공격력만큼은 검증이 된 선수이기 때문에 팀에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이 밖에 슈터의 역할을 해야 할 박종천과 2년차 김동우에 대한 시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종천에게는 필요할 때 외곽슛 한 방을 터뜨려주는 해결사 역할을, 김동우에게는 주로 가드 역할을 맡기며 꾸준히 출전 시간을 부여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기존 이상민, 강혁, 이정석으로 이어지는 가드 라인과 박영민, 박성훈, 박훈근 등 꾸준한 활약을 해온 중견급 선수들이 건재하다. 최근 들어 부쩍 성장하고 있는 신예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올 시즌도 일을 내지 못하란 법은 없다. 코칭 스태프 역시 이번 위기를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시즌도 삼성의 예상 순위는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빠르고 재밌는 농구로 돌풍을 일으키며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빠른 농구가 화두로 떠오르는 요즘, 이번 위기를 기회 삼아 '가드 왕국' 삼성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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