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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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중소도시 밀워키, 브루어스에 열광하다

기사입력 2008.09.29 15:48 / 기사수정 2008.09.29 15:4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한국시간으로 29일 오전, 미국 위스콘신 주에 위치한 MLB 팀인 밀워키 브루어스가 에이스 C.C 사바시아의 역투와 중심타자인 라이언 브라운의 역전 투런 홈런에 힘입어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 팀인 시카고 컵스를 물리치고 극적으로 와일드카드를 획득했습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카고 컵스, 그리고 LA 다저스가 각 지구 1위로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이후, 모든 이목은 뉴욕 메츠와 밀워키 브루어스 간의 와일드카드 다툼에 쏟아졌습니다.

미국은 물론, 세계 최대 도시이자 빅 마켓 시장인 뉴욕의 팀과 인구 60만에 불과한 소규모 도시인 밀워키의 다툼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포스트시즌의 흥행과 전국적인 관심을 이끌려면 당연히 팬들의 지명도에서 훨씬 앞선 뉴욕 메츠의 진출이 희소식이었을 것입니다.

밀워키는 메이저리그에 연고지를 둔 팀 중, 가장 적은 규모의 마케팅 연고지를 가진 팀입니다. 이렇게 소규모 마켓에서 팀을 운영해나가다 보니 자연적으로 팀에 대한 파격적인 투자가 힘들어집니다.

82년도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이후로 밀워키는 늘 약팀의 대명사로 여겨졌습니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내셔널리그로 옮겨왔지만 팀의 성적은 나아지질 않았고 캐나다의 몬트리올 엑스포즈(현 워싱턴 내셔널즈), 플로리다의 말린스와 함께 지역 팬들의 관심을 가장 적게 받는 팀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01년에 개폐 형 지붕을 가진 밀러파크가 개장되면서 관중들은 조금씩 브루어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됐었습니다. 또한, 신인 드래프트와 자체 팜에서 키워낸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팀의 전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팀에게 내재되어 있던 가능성을 폭발시킨 밀워키는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면서 밀워키 지역을 뜨거운 ‘야구 열풍’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밀워키는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벤 시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츠는 현재(29일 기준)까지 방어율 3.09에 13승 9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10승 투수인 매니 파라가 뒤를 받쳐주고 있으며 데이브 부시와 제프 스판도 밀워키 선발진의 한 축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탄탄한 밀워키의 선발진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C.C 사바시아가 합류한 것입니다. 클리블랜드에서 밀워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사바시아는 시즌 초반에 부진했던 모습을 털어내고 점점 본인의 구위를 회복해 나갔습니다.

밀워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짓는 경기인 29일, 시카고 컵스 전에서 사바시아는 에이스답게 9이닝동안 1실점 완투를 하면서 밀워키 팬들이 학수고대한 26년의 한을 풀어줬습니다.

밀워키로 오면서 방어율 2점대의 완벽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사바시아와 시츠로 짜여진 원투펀치 조합은 리그 최고 수준입니다. 밀워키가 비록 시카고 컵스에 이어서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고는 하지만 강력한 원투펀치가 버티고 있는 밀워키는 단기전 승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힘을 못 썼던 사바시아가 얼마나 강인한 승부 근성을 가지고 큰 경기에서 호투해 주느냐 입니다. 그리고 밀워키의 약점으로 지적받은 마무리 투수 자리는 살로몬 토레스가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습니다. 8월에 접어들면서 힘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지만 3.49의 방어율에 28세이브를 기록 중이며 승수도 7승이나 기록했습니다.

밀워키의 타선은 탬파베이와 비슷하게 젊은 거포들로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중심 타자인 라이언 브라운과 프린스 필더는 모두 미래가 기대되는 거포들이며 팀에서 3할대를 치는 선수는 한 명도 없지만 홈런과 타점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고루 포진돼 있습니다.



홈런과 타점에서 팀 내 수위를 달리고 있는 라이언 브라운은 37개의 홈런에 106타점을 기록 중이고 지난해 홈런왕인 프린스 필더는 32개의 홈런과 103타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J. J 하디도 24개의 홈런에 74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정교함을 갖춘 타자는 드물지만 장거리 타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밀워키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큰 것으로 경기를 끝내는 모습이 수차례 나타났습니다. 뛰어난 투수진으로 팽팽하게 경기를 이끌고 간 다음, 큰 것 한방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밀워키의 박진감 있는 경기력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팽팽한 투수전에 이어서 큰 것으로 결정되는 경기는 팬들에게 많은 재미를 선사합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선수들이 팬들에게 호응을 얻을 경기를 많이 펼친 밀워키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9번째로 관중을 많이 동원하는 팀으로 부상했습니다. 대도시이자 빅 마켓인 뉴욕, LA, 시카고, 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와 중소마켓이지만 '야구 도시'로 유명한 세인트루이스에 이어 가장 적은 규모의 밀워키가 그 뒤를 잇는다는 점은 경이로운 현상입니다.

밀워키는 이번 시즌에서 평균 3만 9천명이 이르는 관중 속에서 홈경기를 가졌습니다. 밀러파크의 티켓 점유율은 90%를 넘고 있으며 브루어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 티켓 경쟁을 하는 팬들의 다툼은 치열해졌습니다. 특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경합이 치열해진 8월 말과 9월에는 팀의 관중 수용 정원인 4만 2천명을 넘는 관중들이 몰려와 문전성시를 이루었습니다.

소규모 마켓 연고지에서 팀의 시장성에 대한 한계에 부딪히고 연고지를 옮기는 구단들이 적잖게 있었습니다. 메이저리그 연고지들 중, 가장 적은 인구수를 가지고 있는 밀워키지만 이제 300만 관중을 돌파한 구단으로 어엿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시즌이 끝난 후, 에이스인 사바시아의 행보에 대해선 확실하게 점칠 수 없지만 지금과 같이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밀워키의 모습은 그대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사진 = 밀워키 브루워스 (C) milwaukee.brewer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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