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유람의 휴식은 운동 그리고 술로 요약할 수 있다. '군주' 촬영 중에도 배우들과 맛집을 찾거나 시간이 되면 술도 한잔하곤 했다고 말했다.
"엘과 유승호, 김소현이 커피차나 밥차로 먹을 걸 항상 충족시켜주는 현장이었다. 또 어리지만 돈 잘 버는 친구들이지 않은가. 소고기도 쏘고 그랬다. 배우들끼리 밥을 먹으면 항상 유승호가 계산했는데, 말리지 않았다"고 장난스럽게 전한 현장 분위기에서 친밀도가 느껴졌다.
배유람은 건국대학교 영화과 출신이다. 배우나 감독 지망생들에게는 명문으로 통한다. 배유람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응답하라 1988'은 고경표, 류혜영, 안재홍 등 건국대 동문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당연히 현장에서 보면 각별하다"며 "특히 고경표, 류혜영, 안재홍은 거의 학교를 같이 다녔다. '응팔'에서 만나니 잘하고 있구나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안재홍과는 매일 매일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다. 배유람은 "안재홍과 '응팔'을 찍으며 '이게 말이 되냐'고 했었다. 우리 같은 얼굴이 시청률 10%가 넘는 드라마에 나오는 게. 안재홍이 '쌈, 마이웨이'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도 '잘생기고 키 큰 분들이 질렸나' 생각했다. 현실 남친에게 상처받은 분들이 욕하고 혼내기 좋은 얼굴이라서 캐스팅된 거 같다"고 친구인 안재홍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안재홍이 '쌈, 마이웨이' 들어가기 전 '나 너무 나쁜 놈이야'라고 걱정하길래 괜찮을 거라고 다독여줬다. 근데 너무 욕을 먹더라. 안재홍이 '니가 말렸어야지' 하는데 그것도 결국 즐거운 비명 아니겠나. 지인들은 나와 안재홍을 보면서 '어떻게 배유람 안재홍이 월화수목에 나오냐.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한다'고 농담하더라."
친구들과 선후배가 잘되는 걸 진심으로 축복하는 배유람에게 조금 짓궂은 질문을 했다. 열심히 일했지만 아직 배유람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인지도 욕심은 없느냐고 물었다. "욕심은 나는데 급하진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인지도 쌓으려면 예능이 좋다고 하더라. 근데 욕심은 없다.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인지도보다는 작품, 배우, 연기 욕심이 더 크다. 인지도는 잘하면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인지도가 쌓이는 것 아닐까. 솔직히 주변에 잘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면 조바심나기도 한다. 배우라는 건 비정규직이라 그런 생각이 전혀 없진 않다. 마인드컨트롤을 항상 한다."
배유람이 느린 걸음으로도 꾸준히 배우의 길을 갈 수 있는 원동력은 첫째도 둘째도 '재미'다. 연기하면서 벽에 부딪히고 부족한 점을 발견하는 것조차도 재밌다고 한다.
"새로운 걸 발견하고, 부족한 걸 알게 되면 개선할 점을 생각하는 게 재밌다. 부족한 걸 채우려고 하는 지향점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잘 안 풀리면 답답할 때도 있지만, 새롭고 신선한 자극을 받으면서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과정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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