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채정연 기자] "잘 안 풀렸던 전반기, 위축되고 두려웠다."
LG 트윈스의 포수 유강남이 2017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 복도에 LG 선수들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를 묻자 "선배님들 연령대가 높아 조심히 다니고 있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재밌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쉽지 않던 전반기를 마치고 맞은 올스타전이라 감회가 남달랐던 터. 유강남은 "타격과 수비가 번갈아서 잘 안됐다. 하나 잘 되면 하나가 안 되더라"라고 힘들었던 속내를 털어놨다. 특히 포수로서 "내가 무슨 사인을 내던 맞을 것 같더라. 처음에는 과감하게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와 소심해졌다. 스스로 움츠러들고, 무서운 느낌이었다"라고 담담히 전했다.
특히 데이비드 허프의 부상 때 많이 위축됐다고 밝혔다. 유강남은 "내가 수비를 제대로 못해 허프가 타구를 잡으려다 햄스트링 통증이 온 것 아닌가"라며 "나 때문에 허프가 부상 당했다는 의견이 있더라. 그런 말들에 더욱 움츠러들었다"고 말했다.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비관 속에 갇히진 않았다. "시즌 초반 우리 팀이 허프의 부재 속에서도 잘하지 않았나.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면 다른 투수들에게도 기회가 온다"라고 생각의 전환을 하기도 했다.
기복이 있었던 전반기였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실마리를 조금 풀었던 유강남이다. 유강남은 "김대현과 호흡을 맞추면서는 타자 아닌 투수 위주로 생각하고 사인을 냈다. 이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후반기에는 본래 하던 방식과 새로 찾아낸 방식을 적절히 조합해 돌파구를 찾겠다고 밝혔다.
올스타전 당일은 유강남의 생일이라 더욱 뜻깊었다. 미스터 올스타를 노리겠냐는 말에 "(임)찬규 우수투수상 만들어줘야죠"라고 답했다. 비록 임찬규와 호흡을 맞출 기회는 오지 않았지만, 투수를 먼저 생각하는 '포수의 마인드'를 여실히 보여준 유강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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