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복면으로 편견을 지웠던 민철기PD가 이번에는 '인지도'라는 편견을 씌우고 숨은 가수들을 찾아나섰다.
지난 14일 첫 방송한 '수상한 가수'는 무명가수들을 대신해 그들의 복제가수인 유명 연예인들이 무대를 꾸렸다.
첫 복제가수로는 박나래와 장도연이 '델마와 루이스'로 분해 마마무의 '넌 is 뭔들'을 선사했다. 과거 아이돌 데뷔를 눈앞에 뒀으나 콘셉트 문제로 그만두고 나와 보컬 레슨과 코러스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는 무명가수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이어 다음 복제 가수는 홍석천이 '코피프린스'로 분했다. 40대 트로트 가수이자 과거 아이돌로도 활동했었다는 무명가수를 위해 홍석천은 완벽하게 빙의해 등장했다. 그는 故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를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고 첫 대결에서 46대 54로 승리를 거뒀다. 다음 라운드에서는 공형진이 분한 엠마가 코피프린스와 대결을 펼쳤다. 엠마는 과거 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한류스타 출신 아이돌이었다. 코피프린스는 2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마지막 참가자인 감수로 나선 황보라가 경쾌하게 박진영의 '스윙 베이비' 무대를 선사하며 주목받았고, 코피프린스를 꺾고 1대 우승자로 낙점됐다.
라운드에서 탈락한 무명가수의 정체는 곧장 밝혀졌다. 박나래와 장도연이 선보인 델마와 루이스의 정체는 신인듀오 트윈나인이었다. 대학시절부터 친구인 두 사람이 결성한 트윈나인은 방송에서 처음 자신들의 무대를 가질 수 있었다. 이어 파란의 에이스 최성욱도 7,8년 만에 자신의 무대를 선사할 수 있었고, 트로트 가수 장민호는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했다. 그는 자신의 노래 '남자는 말합니다'를 열창할 수 있었다.
무명가수들에게는 자신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간도 잘 주어지지 않는다. 그랬기에 '수상한 가수'의 무대는 더 소중했다. '수상한 가수'는 기존 음악예능과는 달리 무대를 꾸리는 것은 복제가수가, 무명가수들은 목소리만을 전한다. 이렇게 좋은 목소리를 지닌 이들을 왜 몰라봤을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데는 나름대로 성공한 모습이다. 각양각색의 사연을 지닌 무명가수들이 누구일까 기대하는 것도 즐거웠다. 음악예능을 정규프로그램에서 MC를 맡은 것이 처음인 강호동은 매끄럽게 진행하며 분위기를 살렸고, 고정 패널인 이수근과 하현우, 김형석은 감초같은 이야기들로 재미를 더했다. 하현우는 자신 또한 오랜 무명시간을 겪었기에 '수상한 가수'의 고정패널로 나섰고, 방송 내내 이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복면가왕'이 온전히 노래만으로 승부해 '음악대장' 하현우의 가치를 만천하에 알렸다. '수상한 가수'는 유명세를 이 알려지지 않은 목소리들을 주목받을 수 있게 도왔다.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더러있었으나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않을까.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언젠가는 수상한 음악대장이 나올 지도 모른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2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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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